반달가슴곰은 일제 강점기 해수구제사업과 밀렵 및 서식지 감소 등의 이유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다. 환경부는 1998년에 반달가슴곰을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하였으며,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과 복원사업을 펼쳐 2001년 5마리에서 현재 61마리로 늘어나 지리산과 수도산 일대에 살고 있다.

이번에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은 비무장지대(이하 DMZ) 내에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를 통해 DMZ 동부지역 일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반달가슴곰의 서식을 최근 확인했다.
 

비무장지대 내부에서 촬영된 반달가슴곰. [사진=환경부]
최근 비무장지대에서 촬영된 반달가슴곰. [사진=환경부]

그동안 DMZ에서 반달가슴곰을 봤다는 군인들의 목격담과 수년 전 희미한 영상만으로 반달가슴곰의 서식 가능성만 확인된 상태였다. DMZ에서 반달가슴곰의 생생한 모습이 카메라 약 5m 앞의 가까운 거리에서 찍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달가슴곰 1마리가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2014년부터 설치한 92대의 무인생태조사 장비 중 하나에 찍혔다. 사진에 찍힌 반달가슴곰은 태어난 지 8~9개월밖에 안 된 어린 새끼로 몸무게는 약 25~35kg으로 추정되며, 계곡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어미 곰이 한 번에 1〜2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형제 곰이 있을 수도 있으며, 부모 개체까지 최소 3마리 이상의 반달가슴곰이 이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무인생태조사 장비에 의존한 극히 제한적인 조사에서 반달가슴곰 서식이 확인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군부대의 협조 덕에 귀중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반달가슴곰 확인으로 DMZ의 우수한 생태적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된 만큼, 앞으로 DMZ 일대의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DMZ의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국방부와 협의하여 출입조사가 어려운 DMZ 내부에 무인생태조사 장비를 설치하여 야생동물을 조사하고 있으며, 무인생태조사 장비의 설치를 늘리고 군 운용 감시 장비에 촬영되는 야생동물의 자료를 공유받기 위해 군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