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과 ‘충’의 의미
호국보훈과 ‘충’의 의미
  • 민성욱 박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18.06.18 0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 민성욱 박사

올 6월은 역사적으로 보면 잊지 못할 두 가지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있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어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고, 전국 동시에 실시된, 민주주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복지국가로의 염원으로 가득한 6월이 되고 있다. 그런데 ‘6월’ 하면 생각나는 것은 또 없을까?

민성욱 박사
민성욱 박사

 

이러한 역사적인 순간에도 우리에게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기리고 보답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6월은 애국선열들의 애국충정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수많은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호국보훈의 역사와 그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되찾고,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꽃피우기 위하여 희생한 것은 진정한 애국ㆍ애족의 길이며,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기 위함이었다.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나가 아니고 조화와 상생을 통해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깨달은 참나가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역사적으로 홍익의 가치가 발현되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기서 순국선열은 대일항쟁기에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고자 희생한 분들이며, 호국영령은 6.25 한국전쟁 등 전쟁으로부터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희생한 분들이고, 민주화 운동 희생영령은 권력의 억압으로부터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하여 희생한 분들이다.

6월 6일 현충일은 충(忠)이 발현된 날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들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24절기 중 9번째 절기인 망종(6월 6일)에서 유래되었는데, 망종은 농경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보리가 익고 모내기를 시작하는 날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고려시대에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제사를 올렸는데 그 일자가 6월 6일이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가 하면 순국선열의 날은 11월 17일이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위훈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는 대한민국의 기념일이다. 대한제국의 국권이 실질적으로 침탈당한 을사조약(1905)이 늑결된 날인 11월 17일을 전후하여 많은 분이 순국하였으므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현재의 순국선열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다. 광복 후 광복회 등 민간단체가 주관하여 추모행사를 거행하여 왔으며 1997년 5월 9일 정부기념일로 제정하였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과 자유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대일항쟁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호국보훈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역사적 사실은 많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발현되는 빛나는 얼과 저항정신이 호국의 역사로 이어졌다. 애국은 나라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며, 호국은 나라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다. 역사 속에 존재했던 호국의 역사와 인물은 어쩌면 세월의 이끼에 가려진 보석과 같은 것이다. 이제 우리가 그 가치를 알고 갈고 닦아 빛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호국보훈은 ‘나라를 보호한다’는 의미의 ‘호국’과 ‘공훈에 보답한다’는 ‘보훈’이 합쳐진 말로, 나라에 감사하고 보답한다는 뜻이다. 호국보훈의 날이나 호국보훈의 달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과 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현충일, 6ㆍ25, 제2연평해전의 정부 기념식을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개최하고 있다.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역사와 선조들이 어떻게 국민을 통합해냈고, 그 결집된 힘을 어떻게 발현시켜 나갔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조상은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과 민족을 단결시켜 왔으며 이러한 가운데 보훈제도를 통한 국민통합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보훈제도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공헌하거나 희생한 분들에 대한 예우와 보상을 함으로써 민족국가로서 이 나라를 수호하는 하나의 단결된 국민정신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존속하는 한 보훈제도는 중요하게 인식되었다.

우리나라 고대 국가 중 하나인 고구려는 국가보훈정책이 원활하게 운영되던 시기에는 중국 전역을 통일한 초강대국 수와 당의 침입을 막아내는 등 자주적인 국가로서 동북아시아 전역을 호령했지만, 국가보훈정책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게 되자 사회적 혼란과 갈등이 지속되어 결국 역사에서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신라의 경우에는 진흥왕순수비와 단양 적성비에 유공자와 전사자 등에 대한 포상 기록이 남아 있으며, 진평왕 47년부터 국가보훈기능을 담당하는 상사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진흥왕 시절부터 국력이 급속히 성장하여 진평왕, 선덕여왕, 태종 무열왕 등을 거쳐 삼국통일을 달성한 신라의 역사를 상기해볼 때 국가보훈정책이 한 국가의 운명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쉽게 알 수 있다.

백제는 공덕부와 사군부,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사적ㆍ고공사를 두어 통일직후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하였다. 조선시대의 공신도감, 충훈부, 표충원 등도 국민을 통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여 임진왜란 시 왜군을 격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를 떠나 전 세계로 눈을 돌려보아도 유공자에 대한 국가보훈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경관이 가장 빼어난 곳에 국립묘지를 선정하여 전몰자를 안장하고 그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졌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이룩했던 징기스칸은 전사자의 자녀를 왕자들과 똑같이 양육하도록 하여 부하로 하여금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도록 했고, 미국은 전쟁포로와 실종자 가족을 끝까지 책임져줌으로써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하였다. 지금까지 역사를 통해 살펴본 결과, 국가보훈정책은 한 국가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됨을 알 수 있었다.

최근 국가차원으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대통령 명의 근조기가 증정되는 것인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고의 예우를 다하기 위함이다. 대통령 명의 근조기는 올 6월부터 증정되었다.

이번 호국보훈의 달을 계기로 국가유공자들과 보훈가족을 위한 더욱 따뜻한 보상과 정중한 예우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국가의 정책과 함께 우리 스스로도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갖는 것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

2
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