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오리족의 공연은 경건한 의식으로 시작됩니다. 서로를 맞이함에 있어 우리는 서로에게 적이 아닌 친구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나를 찾아가는 뉴질랜드 명상여행의 세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뉴질랜드 북섬 최고의 휴양지인 베이 오브 아일랜드로 떠납니다.

“키아 오라~! (Kia ora)”

우렁찬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와 같은 뜻으로 하는 마오리족의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하늘과 같다는 뜻이 담긴 우리말의 ‘반갑습니다’처럼 ‘키아 오라’에도 특별한 뜻이 있지 않을까 물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키아 오라’는 당신의 과거, 현재, 미래가 나의 과거, 현재, 미래와 하나가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난생처음 만난 지구 반대편에 사는 마오리족 사람에게서 우리의 시간들이 하나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합니다. 마치 내가 자각하지 못한 것일 뿐, 우리는 이미 이 지구라는 땅 위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뉴질랜드 마오이족의 인사법 '홍이'. 이마와 코를 맞대고서 같은 공기를 호흡하며 "당신과 나는 하나입니다"라는 뜻이 담긴 인사법입니다.

마오리족의 인사법은 특별합니다. ‘홍이(Hongi)’는 마오리족만의 특별한 전통 인사법입니다. 우리가 절을 하거나 상체를 숙여 인사를 하듯, 마오리족은 서로 이마와 코를 부드럽게 맞대고 인사하는데 이를 ‘홍이’라 합니다.

단군할아버지가 세운 고조선의 건국이념 ‘홍익(弘益)’과 그 이름이 비슷하여 괜스레 기분이 좋습니다. 널리 이롭게 하라는 뜻이 이 인사법에도 담겨있지 않을까 하고요. 아니나 다를까, 홍이 인사법은 ‘너와 나는 하나’라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나는 당신을 믿는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표현 대신 코를 맞대고 함께 호흡함으로써 서로 에너지를 온전히 교류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공기를 들이켬으로써 당신과 나는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는 인사법이라니. 뉴질랜드의 자연과 환경, 에너지 그 모든 것이 ‘홍이’로 이해되는 듯합니다.

▲ 마오리족의 공연. 악기 연주, 춤, 노래 다채로운 공연을 보다보면 어느새 공연장 안은 무대와 관객이 하나되는 에너지로 가득 찹니다.

마오리족의 공연이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습니다. 경건한 분위기에서 마치 의식을 치르듯 시작되는 공연은 마오리족의 큰 눈과 큰 코, 큰 입, 큰 체구처럼 나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 에너지에 매료되었습니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질감은 사라지고 마오리족의 공연 안에서 마치 모두 하나가 된 것 같습니다. 음악과 춤으로 전달되는 분위기가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주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사실, 말이 통해도 마음이 통하지 않을 때도 많으니까요. 나와 당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라고 인사하고, 코를 맞대고 같은 공기로 숨을 쉬고 나니 마오리족의 공연이 가슴에 여운으로 남습니다. 통하였습니다.

▲ 눈도 코도 입도 몸집도 큰 마오리족은 사진을 찍을 때도 그 표정이 강렬합니다. 부릅 뜬 눈이 인상적입니다.


뉴질랜드 명상여행 나눔

다른 나라 원주민들과 달리 마오리족은 일방적으로 외부인의 침략으로부터 침략당하고 탄압받지 않고 협약을 맺고 평화와 공존을 선택했다고 들었어요. 자신의 문화와 민족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더군요.

그러면서 한편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평화와 공존을 위해서 자신을 지키는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ㅡ 김이자님

 

* 이번 기획은 국내 유일 명상 전문 여행사 '명상여행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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