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가 함께 깊이 있게 살펴볼 소중한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천부경입니다. 천부경이 담고 있는 핵심 사상은 무엇이며, 그 원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오늘 우리는 천부경의 핵심 사상인 ‘한(一)’사상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5대 원리를 알아보려 합니다. 이 내용은 국학원 설립자인 이승헌 학교법인 한문화학원 이사장의 저서를 토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천부경은 다른 어떤 경전과도 차별되는 매우 독특한 경전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전이라 하면, “누가 가라사대”처럼 말하는 화자(話者)가 등장하고, 시나 문학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진리를 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천부경은 전혀 다릅니다. 천부경은 정제된 숫자와 철저한 법칙, 원리로만 구성된 경전입니다. 그 안에는 인간적인 감정이나 서정적인 표현이 없습니다. 오직 숫자를 통해 진리를 드러낸, 이례적이면서도 심오한 철학적 사상서입니다.
1. 이승헌 이사장이 ‘천부경’을 처음 보았을 때의 첫 느낌
국학원 설립자 이승헌 이사장은 자신의 저서인 《한국인에게 고함》에서 천부경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습니다.
“천부경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과 놀라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내가 모악산에서 경험한 모든 것이 천부경 81자 속에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 깨달음의 실체를 글로 옮겨보라고 해도 그 이상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천부경은 핵심부를 숫자로만 기술하여 인간적인 요소를 철저하게 배제한 경전이다. 아니 경전이라고 하면 곧바로 종교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므로 극도로 응축된 사상서라고 봄이 옮을 것이다. 너무나 정연하여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무정(無情)한 진리가 그 안에 있었다. 천부경에 비하면 다른 경전들은 너무나 문학적이고 언어적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경전들이 비단옷을 차려입고 화장을 한 여인네라면, 천부경은 살점 하나 없이 뼈와 해골을 다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렵기까지 했다.”
이처럼 천부경은 겉으로는 짧지만, 속에는 인간과 우주의 진리를 담고 있는 경전입니다.
2. 천부경에 담긴 3가지 핵심 사상
(1) 하나(一), ‘한’ 사상
첫 번째는 가장 중심이 되는 개념인 ‘일(一)’, 즉 ‘한’입니다. 우주의 시작도, 인간의 뿌리도 모두 ‘한’에서 비롯되고, 결국 ‘한’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얼’에서 나와, 한 ‘울’ 속에서 살아가고, 결국은 한 ‘알’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모두 한 속에서 왔다가, 한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2) 천지인(天地人) 사상
두 번째는 하나가 나뉘어서 하늘(天), 땅(地), 사람(人)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부경에서 자주 듣는 구절이죠. 천일일(天一一, 하늘은 하나에서 나온 첫 번째이다), 지일이(地一二, 땅은 하나에서 나온 두 번째이다.), 인일삼(人一三, 사람은 하나에서 나온 세 번째이다). 결국 이 셋이 다시 하나로 통합되는데요. 하늘 안에도 땅과 사람이 있고, 땅 안에도 하늘과 사람이 있고, 사람 안에도 하늘과 땅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걸 ‘대삼합(大三合)’이라고 합니다.
(3) 홍익인간 사상
세 번째는 홍익인간 정신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단군 할아버지의 건국 이념이기도 하죠. 홍익인간 정신은 나 하나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 사람을 모두 이롭게 하자는 정신입니다. 《환단고기》와 《부도지》에 따르면, 이 천부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웅천황의 배달국, 그리고 단군조선이 세워졌다고 전합니다.
3. 천부경에 담긴 5대 원리
이제부터는 천부경 속에 담겨 있는 5가지 큰 원리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진화창조의 원리
천부경은 우주 만물이 어떻게 생기고 진화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일시무시(一始無始)는 하나에서 시작되지만, 시작이 없다는 뜻입니다. 일석삼극무진본(一析三極無盡本)는 하나가 셋으로 나뉘었지만, 그 근본은 끝이 없다는 거예요. 그다음에 육생칠팔구운(六生七八九運)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건 숫자로 설명하는 생명과 진화, 순환의 흐름이에요. 생기고(生), 진화발전하고, 결국 완성되면 다시 ‘운(運)’, 즉 순환으로 되돌아옵니다. 우주도 지구도 사람도 이 순환의 원리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생성과 소멸 다시 새로 시작되는 순환의 법칙, 이것이 진화창조의 핵심입니다.
(2) 수승화강의 원리
천부경에서는 인간의 몸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삼(三)은 우리 몸의 상중하(上中下) 내단전(內丹田) 3곳이고, 사(四)는 외단전(外丹田) 4곳 즉 용천(湧泉)과 장심(掌心)입니다. 이 기운들이 잘 순환되면, 오(五: 土), 칠(七: 火), 일(一: 水)이 균형을 이루고, ‘수승화강’, 즉 신장의 수기(水氣)는 위로, 심장의 화기(火氣)는 아래로 흐르게 됩니다.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감정도 맑아집니다. 수승화강이 이루어졌을 때, 우리 마음은 비로소 본래의 밝음을 회복합니다.
(3) 본성광명의 원리
그다음 나오는 말이 ‘본심본태양앙명(本心本太陽昻明)’입니다. 이건 우리 마음의 본질이 태양처럼 밝다는 뜻입니다. 단지 그 밝음을 가리고 있던 것이 ‘수승화강’이 안 돼서 막혀 있었던 거죠. 물이 위로, 불이 아래로 제대로 흐를 때, 우리 마음은 원래 밝은 그 본성, 광명을 다시 회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