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 속에서 가장 신비롭고도 중심이 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부(天符)’입니다. ‘하늘 천(天)’, ‘부합할 부(符)’로서 천부는 “하늘과 부합한다”, “하늘과 하나 된다”라는 뜻입니다. 즉, 인간이 본래 하늘의 뜻과 하나였던 시절, 인간의 신성과 존엄을 상징하던 정신의 기호입니다.
이 천부를 81자로 정리한 것이 바로 천부경(天符經)입니다. 천부경 81자를 한 글자로 압축하면 바로 근본 본(本)입니다. 천부경은 인간의 근본을 알려주고,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인간완성의 철학서입니다.
천부의 뿌리, 마고성에서 시작되다
천부의 뿌리는 한민족의 창세신화가 담긴 고서 《부도지(符都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첫 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麻姑城 地上最高大城 奉守天符 繼承先天
마고성 지상최고대성 봉수천부 계승선천마고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고 큰 성으로, 천부를 받들어 모시고 선천을 계승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마고성(麻姑城)은 단순한 지명이 아닙니다. 그곳은 인간이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던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삶의 세계, 즉 원형문화를 간직한 낙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천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천부의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는 천손 민족, 하늘의 뜻을 이은 민족, 곧 한민족입니다. 이것은 단지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수천 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천부경과 천손문화의 계승
천부는 신화 속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 정신은 삶과 철학, 그리고 수행의 문화로 실천되어 왔습니다. 천부경은 천부를 81자로 해석한 민족의 경전이고, 천부삼인(天符三印)은 하늘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세 가지 인장이며, 지감(止感)·조식(調息)·금촉(禁觸) 수행법은 천부정신을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 천부의 정신인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철학으로 건국된 나라가 국조 단군의 고조선입니다.
이처럼 천부는 한민족 정신문화의 줄기요, 정체성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더욱더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은 천부적인 기질, 즉 하늘에서 온 존귀한 생명을 타고났다는 것입니다. 그 천부적인 기질을 깨우는 경전이 천부경입니다.
천부의 전승, 끊어질 듯 이어진 이야기
《부도지》에 따르면, 마고성의 백성들은 포도를 따먹은 뒤, 오미(五味)의 변(變)이라 불리는 타락의 과정을 겪습니다. 인간은 감각의 세계에 빠져 순수성을 잃고, 수행을 통해 순수성을 회복하기 위해 결국 마고성을 출성하게 됩니다. 마고성을 출성할 때 천부의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마고성 중앙에 받들어 보시던 천부를 나누어 갖고 출성하였습니다. 천부는 천손들의 희망의 상징이자, 정체성의 표식이었습니다.
천부는 4종족(황궁씨, 청궁씨, 백소씨, 흑소씨)에게 전해졌고, 그 정신은 한웅, 단군, 읍루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단군왕검은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천부가 업그레이드된 천부삼인(天符三印)을 계승해 하늘과 부합한 도시인 부도(符都)를 건설하며 민족의 정통을 세웠습니다.
《부도지》와 함께 한민족 상고사의 쌍벽을 이루는 《환단고기(桓檀古記)》의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나옵니다.
“천부경은 천제환국 시대에 입으로 전해지던 글이다. 환웅천제가 신지혁덕에게 명하여 녹도문으로 기록하게 하였고, 신라의 최치원이 다시 그것을 전서로 해석하여 세상에 알렸다.”
천부경은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지혜로운 선인들의 손을 거쳐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난 하늘의 소리인 셈입니다. 그리고 1980년대, 계연수가 편찬한 『환단고기』가 김은수 작가에 의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천부경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80년대는 산업화와 민주화, 민족정신의 회복이 일어나던 시기였고, 그 역사적 흐름 속에 천부경이 다시 깨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시대마다 살아 숨 쉬는 천부정신
천부정신은 늘 우리 민족의 고비마다 깨어나, 길을 밝혀주었습니다. 고려시대, 승(僧) 묘청은 서경 천도 운동으로 민족정신을 되살리려 했고, 조선 말기, 최제우 선생은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을 창도하여 영혼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전봉준은 동학농민운동으로 민중의 깨어남과 개벽을 외쳤고,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으로 근면과 자립정신을 민족의 기둥으로 삼았습니다. IMF 외환 위기 때에는 ‘홍익문화운동연합’에서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유명공원 369곳에 ‘통일기원 국조단군상’을 건립하면서 민족정신 회복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붉은 악마의 응원은 세계를 놀라게 했고,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때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태안으로 몰려가 수건으로 기름 때를 닦는 진풍경과 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모든 순간마다 흐르고 있었던 힘은 바로 천부정신, 우리 민족의 혼이었습니다.
천손문화의 부활, 인간성 회복운동
현대사회를 인간성 상실의 시대, 자아 상실의 시대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무엇을 상실할 줄도 모르고 삶의 목적을 잊인 채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왜 태어났는가?
지구에서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천손문화는 단지 우리 민족만의 역사가 아닙니다. 하늘의 혼을 간직한 모든 인류가 깨어날 수 있는 보편적 진리입니다. 인간완성을 위해 사는 사람은 천손입니다. 혼을 잃은 채 세속에 매몰된 사람은 지손족입니다. 천손족은 천부경의 진리를 깨치며 자존감과 자신감을 갖고 사회와 소통하며 존엄한 생명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자신감은 자신이 신이라는 감각이 살아난다는 의미이고, 자신감이 살아나는 사람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감각이 살아납니다. 그러나 지손족은 외부의 신에 의지하는 나약한 사람이고 스스로 신성과 주체성을 잃은 존재입니다.
천손문화의 부활은 곧 인간성 회복운동입니다. 환태평양 시대를 통해 21세기 인류 의식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핵심 콘텐츠가 천부경입니다. 천부경의 진리를 깨우치는 사람 100만 명이 있다면 우리 민족은 세계 정신의 중심국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깨어나라, 동방의 등불이여
한민족은 원래 동방의 등불이었습니다. 이 진실을 가장 깊이 꿰뚫어 본 이가 있었지요. 바로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입니다. 그는 1929년, 나라 잃은 조선을 생각하며 이렇게 시를 지었습니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타고르가 본 ‘1929년 코리아’는 어둠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영혼의 빛, 정신의 등불이었습니다. 그의 예언처럼, 우리가 천부의 정신을 다시 깨닫고, 천손 문화의 맥을 되살려낸다면, 한민족은 반드시 동방의 등불로 다시 타오를 것입니다.
천부경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 100만 명이 되면 대한민국은 세계정신의 중심국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한민족의 본성이 깨어나는 시대이고, 깨달음이 대중화되는 시대입니다. 광명천기를 받으십시오.
우리는 지금, 잊혀진 하늘의 소리를 다시 부르며, 천손의 맥을 잇는 일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천손 민족의 거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모두 ‘깨어있는 한 사람’으로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본심본태양(本心本太陽昻明)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
나는 나다.
홍익인간 이화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