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을까요?
우리 민족은 짧게는 5천 년, 길게는 1만 년의 역사를 어어 받는 세계에서 유일한 민족이며, 깊은 영성과 높은 문화를 지닌 천손 민족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과연 우리 자신의 뿌리를 얼마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신라 박제상이 남긴 『부도지(符都誌)』에는 한민족의 창세 신화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고, 『천부경(天符經)』은 인간 완성의 길을 밝히는 고대의 지혜, 철학의 경전입니다. 하지만 이 위대한 유산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만들어 놓은 ‘한반도 사관’이란 함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한민족 사관’과‘한반도 사관’은 다릅니다. ‘한민족 사관’은 한민족이 주체적으로 역사를 만들고 발전해 왔다는 사관입니다. 한민족 사관은 천손 사상을 바탕으로 한민족이 하늘로부터 천부(天符)의 뜻을 받아 세상을 다스리는 사명을 지닌 민족이라는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사관’은 단순한 학설이 아니라,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고 우리 민족을 일본의 영원한 속국으로 만들기 위해 만든 것으로 우리가 청산해야 할 일제 잔재입니다. 일제는 우리 민족의 시작을 B.C. 108년, 즉 중국 한나라가 한사군을 설치한 시점부터 시작되었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 말은, 곧 우리는 처음부터 중국의 식민지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이토 마코토 총독의 식민지 교육정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 사람들에게 자신의 역사와 전통을 알지 못하게 하라. 조상들의 무능과 악행을 부각해 후손들에게 가르쳐라. 그러면 그들은 조국과 조상을 부정하게 될 것이고, 일본의 인물과 문화에 동화되기 시작할 것이다.”
이 얼마나 소름 끼치는 말입니까? 그리고 실제로 당시 우리의 조상을 무시하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곰처럼 미개했다는 단군신화(檀君神話)를 배웠고, 우리의 문화는 가치 없었다고 배웠습니다. 광복 후 80년이 된 지금도, 그 깊은 그림자에서 우리는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깨어나야 할 시간입니다. 감춰졌던 우리의 본래 모습을 다시 바라봐야 합니다. 한반도라는 좁은 시공간의 틀에서 벗어나, 진짜 우리 민족의 본성(本性)을 회복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민족은 ‘에덴동산 신화’보다도 훨씬 더 생생하고, 입체적이며, 철학적인 마고성(麻姑城)의 창세 신화를 간직한 민족입니다. 마고성의 창세 신화는 ‘한민족 사관’의 시원인 『부도지』에 담겨 있습니다.
『부도지』에는 ‘마고성(麻姑城)’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첫머리에 “마고성(麻姑城)은 지상최고대성(地上最高大城)이니 봉수천부(奉守天符)하야 계승선천(繼承先天)이라”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마고성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이며 천부를 봉송하였고, 선천을 계승하였다고 합니다.
한민족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단어이며 신비스러운 단어가 하늘과 부합한다는 천부 사상입니다. 천부 사상은 창세신화부터 천부삼인, 천부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위대하고 거룩한 한민족입니까?
‘마고성’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이 아닙니다. 마고성은 하늘의 이치를 따르고, 천부(天符)의 정신으로 살아가던 황금시대, 즉, 하늘과 인간이 하나였던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시대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신인(神人)으로서 영적인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천부경’은 마고성에서 받들어 모셨던 천부(天符)의 정신을 81자로 풀어 놓은 경전이며 철학서입니다. 그 안에는 인간이 어떻게 천지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오래된 신화나 전설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천부의 법’입니다. 그러나 역사의 격랑 속에서 우리는 ‘천부의 법’을 잃어버렸습니다. 다행히 완전히 잃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다시 천부경을 통해 ‘천부의 법’을 펼쳐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신화를 가진 민족이며 ‘천부의 법’을 이어받은 민족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정신을 다시 꽃피울 가능성과 사명을 지닌 민족입니다. 『천부경』과 『부도지』는 먼 과거의 유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잊었던 우리 영혼의 언어이며,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길을 비추는 고요한 등불입니다. 그 속에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우리 민족의 숨결과 지혜, 그리고 다시 일어설 이유가 담겨 있습니다.
이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자 합니다. ‘천부경’ 이야기를 10회에 걸쳐 풀어내며, 우리가 잃어버린 첫 마음, 첫 페이지를 다시 펼치려 합니다. 이 길 위에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 모두의 오래된 이야기를, 새로운 빛으로 다시 써 내려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