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다시 태어났습니다.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이 한마디에는 고통의 터널을 지나 온 한 인간의 치열한 삶과 회복의 여정이 담겨 있다.
2025년 6월 24일, 이종열 씨(1952년생, 만73세)는 마침내 천부경 노트 100권 사경을 완주했다. 이 길은 단순히 글씨를 써 내려간 작업이 아니라 병든 몸과 갇힌 마음, 절망으로 얼어붙었던 인생을 천부경 81자(字)로 풀어내는 영혼의 순례였다.
“이게 뭣꼬?” — 천부경에서 깨어난 나
천부경 첫 구절, “일시무시(一始無始)은 하나는 시작하지만 시작이 없고, 일종무종(一終無終)은 하나는 끝이 나지만 끝이 없다.”라는 의미이다. 시작이 없기에 태어남도 없고, 끝이 없기에 죽음도 없다. 이것은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생명의 본질에 대한 각성이다.
이 말은 마치 불교의 화두처럼 다가온다. “이게 뭣꼬?” 우리의 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얼(천기)을 흔들며 깨운다. 한민족의 경전인 《삼일신고(三一神誥)》에서는 얼(천기)을 강재이뇌신(降在爾腦 神), 바로 신성(神性)이라 한다. 이종열 씨는 천부경 노트 100권을 사경(寫經)하기로 결심하면서 바로 이 신성을 깨우는 길 위에 자신을 던졌다.
절망에서 다시 피어나다
2023년 늦여름, 서울 연신내 ‘브레인트레이닝센터(BT센터)’에 처음 발을 디딘 이 씨는 만성질환과 대인공포증으로 삶의 의욕을 잃고 있었다. 부정맥, 간의 물혹... 여기에 극심한 냉증과 공포는 그를 사람들 앞에 서는 일조차 두렵게 만들었다. 계단 하나 언덕 하나 오르는 것도 등산스틱에 의지해야 했던 그는 “살고 싶다”라는 마음 하나로 센터 문을 열었다.
“몸은 60조 세포와 1천조 미생물로 이루어진 생명 시스템입니다. 순환이 되면, 스스로 치유됩니다.” 김미찬 원장의 이 한마디는 그의 내면에 이제는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의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체온이 너무 낮아 일반 수련에 참여할 수조차 없었다. 그는 6개월 동안 1:1 개별 수련으로 기초를 다지며, 서서히 회복의 빛을 보게 된다.
그 즈음 필자는 그에게 천부경 노트 한 권을 건넸다. “매일 천부경을 소리 내어 11번씩 쓰면 마음이 맑아지고 몸이 따뜻해질 거예요. 해보시겠어요?” 그는 곧장 응답했다. “살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잘못한 수많은 부분에 대하여 참회의 마음으로 쓰겠습니다.”
천부경 사경, 그 마음의 치유
그렇게 시작된 천부경 사경은 하루 한 권, 처음엔 두세 번 쓰고 쉬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속도를 높였다. 40권을 넘기자, 90분 만에 한 권을 완성할 정도로 몰입도가 높아졌고, 그의 몸과 마음은 천부경과 함께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가 깊이 공명했던 구절은 다음과 같았다.“본심본 태양앙명 인중천지일(本心本 太陽昻明 人中天地一)” “참된 마음은 본래 태양처럼 밝으며, 양심을 태양처럼 밝힌 사람은 천지의 주인이 된다.”
그는 이 구절을 되뇌며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처음으로 ‘느꼈다’고 말한다. 병은 이제 장애물이 아니라, 이 길을 알게 한 은혜로운 스승이었다.

“노트는 제 기도이자 참회의 고백입니다.”
5월 1일, 51권째를 마치며 K스피릿에 기고문을 보낸 그는, 55일 후인 6월 24일, 천부경 노트 사경 100권을 완성하였다. 천부경 노트 한 권 한 권에는 그의 눈물, 땀, 참회, 감사가 녹아 있었다. 그것은 고통의 기록이 아니라, 존엄한 생명의 부활을 증명하는 예술 작품이었다. 완주 후 그에게 소감을 물었다.
Q : 천부경 노트 100권을 완성한 지금,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A : 먼 길을 걸어와 드디어 집에 도착한 편안한 기분입니다. 이 노트는 저의 참회의 기도이고, 눈물이며 희망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살아 있음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Q :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 예전엔 손과 발이 차고 어두웠던 몸이 따뜻해졌고, 두려움이 많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혼자 기차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거워졌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천부경 사경에 대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제 삶을 책임질 힘이 생겼습니다.
Q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 이제는 쓰는 것을 넘어 ‘천부경 음성내공(音聲內功)’ 수련으로 확장할 생각입니다. 하루 20분씩, 단전에 집중해 천부경을 소리 내어 낭독하며 제 안의 에너지를 깊이 일깨우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생을 바꾸는 천부경 사경
이종열 씨는 말한다.
“몸과 마음이 아픈 분들께 꼭 전하고 싶습니다. 천부경을 정성껏 읽고 쓰다 보면 치유가 시작됩니다. 눈물도 나고,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그러면 다시 삶이 시작됩니다.”
그의 이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천부경 노트 100권을 사경하면서 온몸으로 체험한 증언이다. 천부경은 단지 오래된 경전이 아니다. 그것은 잊고 있던 ‘참 나’의 기억을 불러오는 하늘소리이며, 그 하늘소리를 100권의 노트에 새긴 그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까?”
※ 이종열 씨가 사경한 천부경 노트 100권은 ‘BT센터 연신내지점’에 전시되어 있으며, 희망하는 분들에 한해 사경 체험을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