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고 연말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가 할인 행사와 신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를 부추기며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소비는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생산되는 패스트패션은 환경오염을 가속시킨다. 사진 Pixabay 이미지.
빠르고 저렴하게 대량생산되는 패스트패션은 환경오염을 가속시킨다. 사진 Pixabay 이미지.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적, 사회적 문제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패스트패션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슬로우패션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와 문화를 만들어갈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1. 패스트패션이란?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은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의류를 대량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의류 산업의 형태입니다. 생산 주기가 빠르고 예쁜 옷들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부분 내구성이 낮아 짧은 시간 안에 폐기되거나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의류 회사로는 자라(Zara), 에이치 앤 엠(H&M), 유니클로, 스파오, 탑텐, 에잇세컨즈 등이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패스트패션은 ‘가성비 좋은’ 방법인 것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여기에는 환경오염, 노동 착취 등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습니다.

2. 패스트패션이 불러오는 문제

• 환경 오염

패스트패션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탄소 배출량과 폐수 문제는 심각합니다.

청바지 1벌 생산에만 물이 7천 리터가 사용되는데 이는 4인 가족이 5일 동안 쓸 수 있는 물의 양입니다. 의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며, 이는 항공 및 해운 산업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매년 평균 전인류의 10배에 달하는 의류가 소비되고, 생산되는 옷의 1/3은 같은 해에 버려진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매년 9,200만 톤 이상의 섬유 폐기물이 배출되며, 그중 99% 이상은 재활용되지 못한 채 매립 또는 소각되어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실제로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35%가 화석연료로부터 뽑아낸 합성섬유, 즉 옷에서 나옵니다.

• 노동 착취

저렴한 원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이유는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을 지급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권 문제와 직결됩니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채 안전하지 않은 근무 환경에서 장시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법적 시스템이나 사회 안전망의 보호 밖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소비 과잉 유도

트렌드를 빠르게 변화시켜 지속적으로 새로운 옷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패스트패션은 소비자들에게 과소비 문화를 심어줍니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소비는 자원의 낭비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패스트패션보다도 더 빨리, 더 많이 만들고 더 싸게 판매하는 아소스(ASOS), 부후(Boohoo), 쉬인(SHEIN) 등의 울트라 패스트 패션 브랜드까지 나왔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패스트패션 기업 에이치 앤 엠(H&M)이 디자인부터 매장에 놓이기까지 오프라인 공정이 통상 5주라면 울트라 패스트패션 기업은 해당 공정을 2~4주만에 이루어지며, 부후, 아소스의 경우 1주일 단위로 수백~수천 개 제품을 웹사이트에 내놓는다..

케냐 나이로비에 버려진 옷 쓰레기들. 사진 출처: 환경단체 클린업케냐.
케냐 나이로비에 버려진 옷 쓰레기들. 사진 출처: 환경단체 클린업케냐.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지향 ‘슬로우 패션’

3. 슬로우패션의 등장- 지속 가능한 대안

슬로우패션은 2007년 케이트 플레처(Kate Fletcher)가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패스트패션이 갖고 있는 환경, 노동, 소비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적게 사고, 오래 입으며, 윤리적인 선택을 하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품질과 지속 가능성을 우선시합니다.

슬로우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지역 생산을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이며, 노동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의류를 제작합니다. 슬로우 패션 브랜드로는 에버레인, 피플트리, 파타고니아, 아디다스, 노스페이스 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지구, 지구와의 공존을 위해 슬로우패션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첫째, 지속 가능한 브랜드 선택

친환경 소재와 공정 무역을 실천하는 브랜드를 선택합니다. 최근 많은 브랜드가 지속 가능성을 표방하며 환경과 윤리를 고려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둘째, 옷의 수명 연장

옷을 잘 관리하고 수선하여 옷의 수명을 연장하는 습관을 기릅니다.

셋째, 중고 의류 활성화

중고 의류를 구매하거나 기부, 서로 교환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자원 순환을 촉진합니다.

넷째, 공유와 대여

특별한 날 입는 옷은 구매보다 의류 공유 플랫폼, 대여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다섯째, 교육과 인식 개선

슬로우패션의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과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를 확산시킵니다.

슬로우패션은 단순히 트렌드가 아니라, 지구환경을 살리고 인권을 보호하는 일 중의 하나입니다. 지구환경을 위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속한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됩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선택이 지구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자각하고, 윤리적 소비를 실천한다면 환경오염과 노동 착취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작은 나 한사람의 인식과 행동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세계적인 평화운동가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초대 총장은 저서 <지구경영, 홍익에서 답을 찾다>에서 “지구환경 개선은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인성을 회복할 때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올해 11월 29일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입니다. 소비를 잠시 멈추고 환경과 자원에 대한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은 매년 11월 말 금요일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선물로 본격적인 소비가 시작되는 시기에 과도한 소비형태를 반성하는 캠페인입니다.

작은 실천이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올겨울에는 따뜻함을 추구하는 만큼 의미 있는 소비를 선택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구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