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23년 12월 사서추천도서 8책을 선정했다.

12월 사서추천도서는 테마 주제로 지나간 발행연도라도 사서추천도서로 선정한다. 이번 12월 사서추천도서의 테마는 "약속"이다. “약속”과 관련된 키워드로 유아 2책, 초등저학년 2책, 초등고학년 2책, 청소년 2책으로 8책의 사서추천도서를 선정하였다.

'올리브와 레앙드르'.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올리브와 레앙드르'.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유아 책으로 《올리브와 레앙드르》(알렉스 쿠소 글, 자니크 코트 그림, 윤경희 옮김, 창비교육, 2021)가 선정되었다. 이 책을 추천한 전지혜 사서는 ‘추천 글’에서 추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레앙드르는 북쪽 끝에 사는 곰이고 올리브는 남쪽 끝에 사는 문어이다. 외로웠던 둘은 누군가를 찾아 다른 세상으로 떠난다. 그러다 서로의 집에 도착하고 남겨진 편지를 발견한다. ‘네가 이 편지를 발견한다면, 나와 만나자’는 편지를 읽은 순간부터 둘의 만남은 약속이 되어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문어와 곰이 서로 만나기에는 넓게만 느껴지는 푸른 바다 중간 어디쯤에서 그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페이지마다 변하는 다채로운 바다의 색감을 느끼며 두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또한, 먼 길을 떠나 서로를 발견하기까지의 노력과 기다림의 시간을 통해 우리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의 만남이 얼마나 어렵고 귀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자 알렉스 쿠소(Alex Cousseau)가 쓴 시적인 이야기를, BIB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그림 작가 자니크 코트(Janik Coat)가 아름답게 구현했다."

'잠들기 전에 약속할게'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잠들기 전에 약속할게'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나머지 유아 책은 《잠들기 전에 약속할게》(조르지오 볼페 글, 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 나린글 편집부 옮김, 나린글, 2021)이다. 이 책을 추천한 김태연 사서는 ‘사서의 추천 글’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숲의 나무와 풀들이 노랑, 주황, 갈색으로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 되면 붉은 여우 ‘로쏘’는 덤블 사이에 숨어 회색 쥐 ‘퀴크’와 숨바꼭질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낙엽 위를 뒹굴거리며 즐겁게 놀던 ‘로쏘’는 공기 속에서 겨울의 냄새를 맡고 외로움을 느낀다. 겨울이 온다는 것은 ‘쿼크’가 겨울잠을 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척 올해는 겨울잠을 안자도 되냐 묻고, 간지럼을 태워 잠들지 못하게 궁리하는 장면은 친구와 계속 함께 하고 싶어하는 어린이의 마음 같다.

겨울잠에서 깨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내가 옆에 있을게”라고 한 ‘로쏘’의 약속은 한국어판에만 추가된 문장이다. 다정함과 사랑을 가득 담은 이 문장은 어린이들에게 안정과 평온을 느끼게 할 것이다.”

'차갑고 뜨거운 이야기'.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차갑고 뜨거운 이야기'.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사서 추천 도서로 《차갑고 뜨거운 이야기》(엄지짱꽁냥소 지음, 노란돼지, 2022)가 선정됐다. 최은실 사서는 ‘사서의 추천 글’에서 추천 이유를 이렇게 소개했다.

“여기 ‘얼음나라’와 ‘불의나라’에서 태어난 공주와 왕자가 있다. 두 나라 사람들은 상대방 나라에 가까이 가기만 해도 모두 녹아 없어지거나, 타서 꺼져 버릴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주와 왕자는 서로의 나라가 궁금하여 가까이 다가가다 마주친다. 첫 만남에서는 서로가 너무 놀라 공주는 얼굴이 더 파래지고, 왕자는 얼굴이 더 빨개진다. 그러나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둘은 매일매일 만난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서로의 손을 잡는다. 그러자 차갑거나 뜨거운 것이 아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본 ‘따뜻한’ 감정을 느끼고 둘은 서로의 특성을 이해하고 약속을 지킨다면 누구도 해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둘은 따뜻한 나라와 그 나라에서 지켜야 할 약속을 만든다. 이 약속 다섯가지는 책 속 따뜻한 나라 백성들뿐 아니라 우리도 함께 지켜야 할 약속이다. 나와 다르다고 무시하고 비판하지 않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도 더욱 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다.”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추천한 사서 추천 도서 한 권은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 (김영진 지음, 책읽는곰, 2018)이다.

“‘일찍 퇴근해 아이스크림을 사 오겠다.’고 약속한 아빠는 오늘도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일찍 온다고 약속했잖아!”라며 투정 부리는 딸에게 아빠가 늦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워가며 열심히 일한 아빠! 퇴근하려다가 화가 잔뜩 난 사자 부장님을 만나고, 코끼리 떼에 떠밀려 버스도 놓치고, 게다가 집에 다다라서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쫓아왔다는 것이 아닌가? 듣고 있다 보면 깜빡 속아버릴 만큼 생생한 아빠의 퇴근길 이야기에 자매는 언제 투정을 부렸냐는 듯 아빠 품에 안겨 잠든다. ‘일이 많아서 늦었다’는 솔직한 이유가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정성스레 지어낸 변명이 기발하고 재미있어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아이들과의 약속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던 아빠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찡한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다. “내일은 온종일 같이 놀자.”는 아빠와 딸들의 새로운 약속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최은실 사서, ‘사서의 추천’ 글)

'수상한 기차역'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수상한 기차역'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 사서 추천 도서로 《수상한 기차역》(박현숙 글, 장서영 그림, 북멘토, 2021)이 선정됐다. 이 책을 추천한 이새롬 사서는 추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역사동아리 부원인 민종이는 사진을 찍느라 약속시간에 딱 ‘5분’ 늦었을 뿐이다! 그런데 민종이를 기다리느라 5분 늦게 출발한 버스는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코앞에서 산사태를 만나게 되고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담당 선생님은 설사가 난 현동이를 기다리느라 버스에 탑승하지 못하고, 휴대폰마저 터지지 않는 극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불안감에 휩싸인 채 구조대를 기다리기 위해 가까운 기차역으로 향한다. 구조대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민종이와 수빈이가 사라진다. 미스터리한 사건이 이어지는 수상한 기차역, 아이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수상한 기차역》은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도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공동체의 유지와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특히 약속을 지키지 않은 친구들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친구들을 탓하고 책임을 묻기보다 진심으로 걱정하고 배려하는 주인공 여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성에 새긴 약속'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마성에 새긴 약속'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 추천한 사서 추천 도서 또 한 책은 《마성에 새긴 약속 》(장세련 글, 윤문영 그림, 단비어린이, 2022)이다.

“마성(馬城)은 말 한 마리의 목숨이 군인 열 명만큼 귀했던 조선시대에 군마나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마를 지키기 위해 만든 성으로 당시 100여 개가 넘게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책은 목장 관리인이었던 '전후장'이라는 실존 인물에 기반한 역사 동화이다. 마성을 쌓다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문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약속을 가슴에 새기고 말을 지키는 유상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모를 잃은 소년을 가족처럼 돌봐주는 칠복 아재, 딱한 사연을 듣고 머물 수 있는 집과 일자리를 마련해준 감목관, 또래 친구 연이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유상이는 점차 슬픔을 극복해 간다.

처음에는 그저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만 하다가 점차 자신의 몫을 다하고 말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정성을 쏟는 유상이의 성장이 가슴 따뜻하게 그려진다. 또한 점마청, 감목관 등 다소 생소한 역사적 용어들이 있음에도 구수한 사투리와 역동적인 전개로 이야기가 지루할 틈 없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마성에 새긴 약속》을 추천한 채송아 사서의 추천 이유이다.

'귤의 맛'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귤의 맛'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사서 추천 도서 《귤의 맛》(조남주 지음, 문학동네, 2020)과 《스피드》(권석 지음, 앤드(&), 2022) 두 책이 선정됐다. 변유미 사서는 《귤의 맛》을 추천했다.

“중학교 3학년을 앞두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네 아이들은 충동적으로 한 가지 약속을 한 뒤 타임캡슐에 넣어 묻는다. 진로와 미래가 뒤바뀔 수 있음을 알면서도 여행 마지막 날 밤, 순간의 여러 감정과 계산이 빚어낸 결정이었다. 소설은 이 약속을 둘러싼 네 아이들의 사연을 교차하며 풀어놓는다. 인간은 복합적인 존재이기에 우리가 서로 나누는 우정에는 온전히 호의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우정을 다짐하면서도 다 말 할 수 없는 비밀이 있고 좋아하기에 더 강렬하게 질투할 수 있으며 그 밖에 여러 뒤틀린 마음이 혼재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우정은 깊어진다. 이 책은 노지의 귤이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열매의 덩치를 키우고 맛을 채우는 것과 같이 각자 고유한 삶의 무게를 지고 그 시간을 통과해 가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그리고 있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가 쓴 청소년 소설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스피드'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스피드' 이미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한원민 사서는 《스피드》를 추천했다.

“청춘의 열정과 고난을 그린 깊이 있는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박욱은 해체 위기에 놓인 수영부 "스피드"에 우연히 가입한다. 욱은 수영을 기초부터 배우는 과정에서 수영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더욱 수영에 빠져드는 한편, "스피드" 출신으로 촉망받는 수영 선수였던 아버지에 대한 과거와 숨겨진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해체될 위기를 눈앞에 두고서도 수영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는 수영부원에 동화되어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듯 생생하고 간결한 문체로 이야기를 전개해,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쉽고 빠르게 읽힌다. 예능 작가의 첫 장편 소설답게 유쾌하고 시원한 전개가 돋보인다. 수영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춘기 청소년의 내적 성장과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유대감 형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역동적인 스포츠를 통해 주인공이 보여주는 예측 불가능한 감정의 변화는 물살을 가르는 수영 선수의 이미지와 겹쳐 읽는 이의 마음을 함께 들뜨게 한다.”(한원민 사서, '사서의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