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요가 말하길' 공연 장면. 사진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연극 '사요가 말하길' 공연 장면. 사진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2023년 제13회 서울미래연극제에 공식 선정작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사요가 말하길〉(작·연출 이지수)이 12월 1일(금)부터 3일(일)까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2018년 소극장 혜화당 제3회 단단페스티벌에서 초연 후 깊이 있는 서사와 연출로 5년 만에 다시 관객과 만난다.

연극 <사요가 말하길>은 주인공인 ‘칸나 사요’와 주변 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밀려남, 밀려나는 것, 밀려난 사람들에 대한 쓸쓸한 고군분투기를 담는다.

‘칸나 사요(神奈沙夜)’는 매주 인터넷에 자살 영상을 업로드 하는 수어사이드 퍼포머이다. 칸나 사요는 화가가 되고 싶지만, 공모전에 지원해도 이력이 없어 번번이 낙방이다. 석사 학위를 받으면 나아질까 싶어 미술대학원을 마쳤지만, 논문심사에 두 번이나 떨어졌다. 오히려 매주 인터넷에 올린 자살 영상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수어사이드 퍼포머로 주목받는다.

<사요가 말하길>은 자살 영상을 본 중학생 ‘호소카와 유우(細川優)’가 안 아픈 자살 방법을 알기 위해 사요를 찾아오며 시작된다. 유우가 사요를 찾아온 날은 사요의 석사 논문심사 발표 당일이었다. 사요의 이날 아침은 분주했다. ‘수어사이드 퍼포먼스’를 위한 택배를 받아야 했고, ‘인디즈 카루챠’ 잡지사와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고, 늦은 밤 전화 왔던 옛 남자친구의 행방도 알아야 했다. 이미 두 번이나 탈락한 후라 석사 논문심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했다. 인터뷰를 위해 집을 나서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와 아빠의 기일을 상기시키며 미술을 그만두고 결혼이나 하라 한다. 이날 오후, 유우가 방문한다. 유우는 최근 사요의 영상을 반복적으로 시청하다가 고통스럽지 않게 자살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 찾아왔단다. 사요의 만류와 추궁에도 자살 방법을 알고 싶은 이유를 밝히지 않자, 사요는 죽을 이유가 납득되면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유우는 동네 선배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동영상을 찍은 사연을 고백하기 시작하는데...

연극 '사요가 말하길' 포스터. 이미지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연극 '사요가 말하길' 포스터. 이미지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

작가이자 연출인 이지수 대표는 <사요가 말하길>을 통해 혐오가 일상화된 분극화 사회에서 사요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밀려나는지를 주목하고, 인물들의 쓸쓸한 현실과 그들이 마주하는 고립감을 밀도 있게 연출하고자 한다. 폭력이라 호소하기도 애매하고, 밀렸지만 완전히 밀려났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경계에서 근근이 삶을 버텨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다. 출연 신소현 차유현 윤가현 이윤수 최위안 이승구 김율 이주호.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은 <미숙의 쿠키상자>, <낯선 얼굴로 오는가> 외 총 열다섯 번의 정기 공연을 발표하며, 유연하고 프로젝트적인 연극 만들기를 해왔다. .

2023년 ‘밀려난 사람들의 고군분투’라는 키워드로 다시 돌아온 연극 <사요가 말하길>은 12월 1일부터 3일까지 미아리고개예술극장에서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에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