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를 알려면 생활상을 기록한 일기 등 각종 문헌, 그림, 사진 등이 도움될 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사진이 없었으니 문헌, 그림을 참고하면 되겠다. 그 가운데 그림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소개하는 책이 탁현규의 《조선 미술관》(블랙피쉬, 2023)이다. 그림은 사진이 도입되기 전부터 시대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이자 좋은 사료(사료)였다. 그래서 저자는 신윤복, 정선, 김홍도를 비롯한 조선의 천재 화가 7인의 작품과 더불어 태평성대를 누린 숙종과 영조대의 기록화첩 50여점을 선별해 촘촘히 들여다보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을 오늘에 되살린다. 백성의 다채로운 일상을 담은 풍속화부터 왕실과 상류사회의 경사스러운 행사를 그린 기록화까지, 아름다운 옛 그림을 감상하는 기회이자 생생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탁현규 지음 "조선 미술관" 표지. 사진 정유철 기자
탁현규 지음 "조선 미술관" 표지. 사진 정유철 기자

"풍속화가 사생활이라면 기록화는 공공생활이고 풍속화가 드라마라면 기록화는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조선 미술관》에서는 궁궐 밖의 사생활을 담은 1관과 궁궐 안의 공공 행사 기록을 담은 2관으로 나누어 전시를 기획했다.

1관에서는 "조선의 문화가 세계 제일이라는 문화 자부심이 가득했던 시절 일곱 명의 화가가 남긴 풍속화"를 볼 수 있다.

1관 1전시실로 들어가면 첫 번째 작품이 조영석의 <현이도(賢已圖>, "놀이에 빠진 선비들”을 그린 그림이다. <현이도>는 당대 감식안이자 수장가인 김광수(1699~1770)가 풍속 인물화의 창시자 조영석에게 그림을 부탁하여 조영석이 그린 그림이다. 저자는 왜 이 그림을 맨 처음 소개하였을까? 그 이유는 이렇다. "<현이도>는 이후 펼쳐지는 조선 양반 풍속과 평민 풍속화의 출발과도 같은 그림이다. 또한 감식안의 부탁으로 그린 작품이기 때문에 수요자들 역시 한 시대 미술에서 큰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김홍도의 <포의풍류(布衣風流)> “벼슬 없는 선비의 풍류”, <귀인응렵(貴人鷹獵)> “조선 선비들에게 최상의 놀이, 매사냥”, 정선의 <사문탈사(寺門脫蓑)> “ 절 문에서 도롱이를 벗다”, <마상청앵(馬上聽鶯)>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김득신의 <밀희투전(密戱投錢)> “몰래 투전을 즐기다”, 신윤복의 <임하투호(林下投壺)> “수풀 아래서 투호 놀이를 하다”, <납량만흥(納凉漫興)> “무더운 여름철, 시원함을 느끼며 흥에 취하다”, <기방무사(妓房無事)> “기방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 <홍루대주(紅樓待酒)> “기생집에서 술을 기다리다” 라는 그림을 통해 양반들의 일상생활을 소개한다.

1관 2전시실은 가부장제 아래의 조선 여인들의 삶을 소개한다. 조선 여인들에게 무엇보다 자녀 양육이 중요했을 터, 첫 그림이 신한평의 <자모육아(慈母育兒)>, “자애로운 엄마가 아이를 키우다”이다. 신한평은 신윤복의 아버지이다. 이어 저자는 신윤복의 <표모봉욕(漂母逢辱)> “빨래하던 여인이 욕을 보다”, <이부탐춘(嫠婦探春) “과부가 봄빛을 즐기다”, <문종심사(聞鐘尋寺)> “종소리 들으며 절을 찾아가다”라는 풍속화를 통해 조선 여인들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다.

1관 3전시실은 서민들을 보여준다. 전시는 정선의 <어초문답(漁樵問答)> “어부와 나무꾼이 묻고 답하다”로 시작한다. 나무 아래서 어부와 나무꾼이 이야기를 나눈다. “나무 아래서 두 사람이 땅바닥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장면은 정신이 그린 풍속화의 기본 구성이었다. 정선은 중국 고사도(故事圖)를 조선 풍속화로 탈바꿈시켰고 이것이 훗날 화원들의 손끝에서 조선 풍속화가 절정을 맞이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어 김희겸의 <야주취월(夜酒醉月)> “밤배에서 달빛에 취하다”, 김홍도의 <기우부신(騎牛負薪)> “소 타고 나뭇짐 지다”를 소개한다. 신윤복의 <노중상봉(路中相逢)> “길 가운데서 서로 만나다”는 평민 남성들이 등장한 유일한 그림이다. 두 평민 부부가 길 위에서 만난 모습을 포착했다. 그림에서 두 여인은 미모 경쟁을 한다. “길에서 스치며 만나는 이 짧은 순간에도 사람들이 속마음을 주고받는 것을 눈빛에 담아낸 신윤복은 진정한 심리 묘사의 대가다.”

신윤복의 <니승영기(尼僧迎妓)> “비구니가 기생을 맞이하다”, <노상탁발(路上托鉢)> “길거리 탁발하는 스님과 지나가던 기생들”, 조선 시대 천대 받던 이들의 삶이 애처롭다.

탁현규 지음 "조선 미술관" 표지. 사진 정유철 기자
탁현규 지음 "조선 미술관" 표지. 사진 정유철 기자

 

2관은 궁궐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 그림이다. 숙종과 영조가 기로소에 들어간 사건을 그린 기사첩(耆社帖)이다.

먼저 숙종이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기록한 그림을 본다. “1719년(기해년) 숙종 임금 이순(1661~1720)이 59세 되던 해다. 일 년 후면 60세가 되어 기로소에 들어가는데, 세자와 두 왕자 연잉군, 연령군은 부왕이 한 해 일찍 기로소에 들어가길 청하였다. 이는 태조 이성계(1335~1408) 이후 임금이 두 번째로 기로소에 들어가는 사건으로 삼백 년 만의 경사였다. 숙종이 19대 임금이니까 이전 17명의 조선 임금은 60세까지 살았던 왕이 없었다. 국왕이 오래 사는 것은 왕조 국가의 가장 큰 경사다.” 이렇게 숙종이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글과 그림으로 남긴 것이 《기해기사사첩》이다.

2전시실에서는 영조 임금이 기로소에 들어간 《기사경회첩》을 본다.

3전시실에서는 궁궐 밖 잔치 풍경으로 겸재 정선의 <북원기로회도(北園耆老會圖)>, 단원 김홍도의 <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를 배치하였다. 이 책에서 <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가 마지막에 나온 이유가 있다. "1806년 김홍도가 생을 마감하고 진경산수화와 풍속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며 조선화단의 찬란함도 빛을 잃어갔으니 단원 김홍도의 <기로세련계도>는 진경시대의 종막을 알리는 기념비와 같은 그림이 되었다."

《조선미술관》을 읽으면서 조선시대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 시대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도 함께 파악할 수 있다. 책에는 조선시대의 다양한 미술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의 미술작품의 특징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조선사회의 삶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는 조선사회의 삶과 문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소개한다. 조선사회의 가족제도, 교육제도, 사회적 계급 구조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새삼 확인하는 바지만, 조선사회는 기록사회였다. 책에서는 조선시대의 다양한 기록물을 소개한다. 조선시대의 기록사회로서의 특징과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문화유산으로서의 조선시대 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조선시대 미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는 동안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이를 보존하고 전파하는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