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0도에서 녹지만 상처로 아픈 마음은 36.5도에서 녹는다.” 괜찮은 날보다 괜찮지 않은 날이 더 많은 우리의 마음을 말없이 안아주고 알아주는 36.5도의 온기를 담은 그림동화 《안아줄게요》가 출간되었다.

그림동화 '늘 괜찮다는 당신에게 《안아줄게요》'. [사진=어바웃어북 제공]
그림동화 '늘 괜찮다는 당신에게 《안아줄게요》'. [사진=어바웃어북 제공]

저자 박지연 작가는 “힘든 마음이 말없이 안아주는 곰 인형 품에서 스르르 녹아 흐르던 날, ‘포옹’이 가진 위로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안아주다’에서 받침 하나만 바꾸면 ‘알아주다’가 됩니다. 누군가를 안아준다는 건 그 사람을 알아주는 일입니다. 그림으로 세상을 안아주고, 알아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커다란 갈색 곰 한 마리에게 36.5도의 온기를 불어넣어 넣었다. 마음이 녹아내릴 때까지 꼭 안아주는 한 장의 그림과 짧은 글만으로도 충분히 아픔을 공감할 수 있고 상처를 보듬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며 따뜻한 위로가 전해진다.

코로나19로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 이야기 '가장 보통의 영웅'. [사진=어바웃어북 제공]
코로나19로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 이야기 '가장 보통의 영웅'. [사진=어바웃어북 제공]

곰은 전염병의 위협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토닥이고,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에게 “꿈, 꾸어도 괜찮아.”라고 나지막히 속삭인다.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택배 노동자, 버림받은 유기견, 사회의 문을 두드리는 취업준비생, 일과 육아에 지친 워킹맘,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노인 등 위로가 필요한 모든 존재에게 품을 내준다.

《안아줄게요》의 글과 그림 안에서 평범한 일상은 특별해진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은 도시의 밤을 밝히는 등대가 되고, 아르바이트생은 손님의 안녕을 기원하는 등대지기가 된다. 폐기물 스티커가 붙은 채 버려진 서랍장에게는 서로 다른 속도로 사랑하다가 어긋난 연인의 모습이 겹쳐진다.

작가는 두 팔을 벌려 누군가를 안는 포옹은 안기는 이의 마음까지 품는다고 했다. 누군가 당신의 등을 토닥이는 건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뜻이다. 두 팔로 울타리를 만드는 건 당신을 혼자 두지 않겠다는 표현이다. 누구든, 무엇이든 안아주는 곰에게서 위로를 배운다.

버림받은 유기견의 이야기 '내가 기억하는 단 한 사람'. [사진=어바웃어북]
버림받은 유기견의 이야기 '내가 기억하는 단 한 사람'. [사진=어바웃어북]

이 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몸은 떨어져있어도 안부를 묻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는 것,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 세상의 온기를 유지하는 방법임을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