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고성군 보건소 박정혜 주무관은 상황실에서 긴급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캄국내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인 캄보디아 출신 아내가 진통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 기간을 하루 남겨놓은 상황.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경남의 '우리동네 영웅' 경남 고성군 보건소 박정혜 주무관. [사진=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경남의 '우리동네 영웅' 경남 고성군 보건소 박정혜 주무관. [사진=행정안전부]

119 구급대원과 연결했으나 병원에서는 국내 진료기록이 없고 자가격리자를 받아줄 수 없다고 입원을 거부했다. 박정혜 주무관은 직접 병원마다 전화해 설득에 나섰으나 나서는 곳이 없었다. 박 주무관은 일단 가능성이 높은 병원으로 무작정 119응급차량을 출발시켰고, 병원은 박 주무관의 간절한 설득과 산모의 딱한 사정에 급히 음압병실을 준비해 출산을 도와 딸을 순산했다.

울산광역시 동구보건소 황향숙 주무관은 지난해 9월 많은 인원이 근무하는 지역 사업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대량 검사를 준비했지만 대상자가 많아 비상 상황 대응에 들어갔다. 무더위가 여전한 상황에서 급하게 천막을 치고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동료들과 초인적인 노력과 헌신을 통해 단 하루 만에 2천 명의 진단검사를 마쳤다. 최종적으로 대규모 기업체 전수조사 2만여 건을 통해 지역 내 감염을 막았다.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5월 '우리동네 영웅' 울산광역시 동구보건소 황향숙 주무관. [사진=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5월 '우리동네 영웅' 울산광역시 동구보건소 황향숙 주무관. [사진=행정안전부]

이처럼 대한민국 곳곳에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지친 이웃을 찾아가며 지역과 주민을 지킨 영웅들이 있다.

행정안전부(장관 전해철)은 5월 ‘우리동네 영웅’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서 각 3명씩 총 9명을 선정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와 인천지역에서 6명을 선정한 바 있다.

‘우리동네 영웅’선정은 매월 17개 시·도와 협업해 감동사례를 공유하고 지역공동체 회복과 연대를 위해 마련되었다.

부산에서 선정된 정정국 씨(부산 동구 자원봉사센터)는 홀몸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월 2회 이상 반찬배달과 정서적 안정을 지원했고, 주 3~4회 방역활동에 나섰다. 또한 자율방역단을 조직해 매주 방역에 힘쓰고, 2,500만 원을 들여 저소득 자녀의 장학금과 방역물품을 전한 송규진 씨(한국자유총연맹 부산동구지회)와 면마스크 500장을 제작해 전달하고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새마을부녀회원 34명을 인솔해 도운 김나미 씨(부산시 새마을부녀회)가 선정되었다.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부산의 '우리동네 영웅'. 왼쪽부터 정정국 씨, 송규진 씨, 김나미 씨. [사진=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부산의 '우리동네 영웅'. 왼쪽부터 정정국 씨, 송규진 씨, 김나미 씨. [사진=행정안전부]

울산의 영웅은 동구보건소 황향숙 주무관 외에 주민자율방역단으로 활동하며 다중이용시설 집중방역과 소외계층 마스크 제작(2천 장) 지원에 힘쓴 이순옥 씨(북구 염포동 여성자원봉사회),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매주 방역활동과 캠페인을 전개한 최병국 씨(자유총연맹 울주군지회)가 선정되었다.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우리동네 영웅'. 왼쪽부터 노준석 씨, 박강덕 씨. [사진=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우리동네 영웅'. 왼쪽부터 이순옥 씨, 최병국 씨. [사진=행정안전부]

경남의 영웅으로는 고성군 보건소 박정혜 주무관 외에 산청지역자활센터 노준석 씨가 코로나19로 경로당과 지역복지관이 문을 닫아 끼니 해결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매주 반찬을 배달하고, 저소득층 가정 청소와 방역에 힘썼다. 또한 창원시 태권도 관장 박강덕 씨는 태권도복 대신 방역복을 입고 관내 104개 다중이용시설을 방역했다.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경남의 '우리동네 영웅'. 왼쪽부터 노준석 씨, 박강덕 씨. [사진=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가 5월 선정한 경남의 '우리동네 영웅'. 왼쪽부터 노준석 씨, 박강덕 씨. [사진=행정안전부]

오는 6월에는 대구와 경북의 ‘우리동네 영웅’을 선정발표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 박성호 지방자치분권실장은 “헌신하고 계신 영웅들을 뵙게 되어 매우 기쁘고, 미처 소개드리지 못하는 영웅들이 더 많다.”며 “‘우리동네 영웅’ 선행이 계속 이어지고 확산되어 대한민국 지역공동체가 더욱 건강하고 연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