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회화 작가가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기획전 <Don’t say a word>가 2월 5일부터 3월 11일까지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내에 있는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다.

김연진 박광수 배윤환 심래정 조민아 홍남기 작가의 드로잉과 회화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작은 드로잉 작업을 함께 전시한다.

김연진, 'Migration',  Single channel video, 8분 20초, 2008.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김연진, 'Migration', Single channel video, 8분 20초, 2008.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김연진 작가는 내러티브 비디오라는 로우테크 형식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미니어처로 만든 배경을 스톱모션 방식으로 제작한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출품한다. 작가의 지인이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며 겪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 <Ghost in the Yellow House>는 출산한 동아시아 여성이 집안에 느껴지는 백인여성의 유령과 대치를 통해 느끼는 문화적 소외감과 긴장감을 그려낸다. <Migration>은 창문을 통해 바깥의 상황을 관망하는 설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인데, 낯설고 기묘한 장면이 불연속으로 이어지며 이질적인 환경과 상황에 놓이게 한다.

박광수, '스펙터클(Spectacle)',  2분 30초, 2013 .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박광수, '스펙터클(Spectacle)', 2분 30초, 2013 .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펜으로 드로잉 작업을 하는 박광수 작가는 드로잉과 동시에 애니메이션을 꾸준하게 작업해왔다. 작업 대상은 주변의 관계나 사건, 사라져가는 것들이다. 작가는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상상되는 풍경, 사물, 인물을 드로잉으로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13년에 제작한 드로잉 애니메이션 <Spectacle>와 드로잉 신작을 출품했다.

배윤환, '스튜디오 B로 가는 길',  11분 39초, 2018.[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배윤환, '스튜디오 B로 가는 길', 11분 39초, 2018.[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배윤환 작가는 작업실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온갖 기이한 상상의 실현을 구현한다. <스튜디오 B로 가는 길>은 작가가 쓴 글의 장면들을 드로잉과 오브제로 만들고 촬영한 애니메이션이다. 작업실은 작가의 상상과 현실이 맞닿은 장소로 상정되고 작업이 시작되자 작업실은 놀이터, 도박장, 지옥, 수련장과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바뀐다.

심래정, '맨 처음에 생긴 것은',  종이위에 잉크,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1분 30초, 2020(음악:KIN).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심래정, '맨 처음에 생긴 것은', 종이위에 잉크, 단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1분 30초, 2020(음악:KIN).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심래정 작가의 <맨 처음에 생긴 것은>은 바이러스가 인간의 몸에 침투하려는 시도와 이를 막으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작가는 사회적 사건과 인간 본성의 민낯을 파헤치는 파격적이고 즉흥적인 드로잉과 애니메이션을 작업을 해왔다.

조민아, '돌아보고, 굽어보고',  단채널 애니메이션, 2분 41초, 2020.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휴]
조민아, '돌아보고, 굽어보고', 단채널 애니메이션, 2분 41초, 2020.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휴]

동양화 작업을 하는 조민아 작가는 최근 시도한 3분가량의 신작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분열과 연대의 연속적 고리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았다. 조민아 작가는 여러 사건과 관계가 한 화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회화 작업을 주로 한다.

홍남기, 'on the scene',  드로잉 애니메이션, 4분 37초, 2016.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홍남기, 'on the scene', 드로잉 애니메이션, 4분 37초, 2016.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홍남기 작가는 영화 속 오브제와 텍스처를 차용하여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영화 속 장면과 개인적인 경험, 상상 속 이야기를 결합하여 제작한 드로잉 애니메이션은 가상의 공간과 허구적 스토리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의 틈 사이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on the scene>은 영화 <저수지의 개들>의 엔딩 장면과 고전SF작품인 <지구 최후의 날>에 등장하는 고트(gort) 로봇을 소재로 제작하였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작업에 대한 지속적인 리서치와 프로젝트의 연장이다. 작가가 제작한 로우테크 기법의 애니메이션은 하이테크놀로지 시대의 최첨단기술을 정중히 거절하고 가공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그림 자체를 택한다. 애니메이션이 지닌 서사성과 기술력을 들어낸, 무언가 어설프고 어긋나는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회화 형식을 실험하고 그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이 될 수 있다. 전시는 3월 11일까지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다.

■ 전시개요

- 전 시 명: Don't say a word

- 참여작가: 김연진 박광수 배윤환 심래정 조민아 홍남기

- 기 간: 2021.2.5.-3.11 / 월-금 10:00-18:00

- 장 소: 아트스페이스 휴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111 3층)

- 담 당: 031-955-1595 (전시문의: 김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