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강진 백운동 원림(康津 白雲洞 園林)'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로 지정했다.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 아래쪽에 있는 백운동 원림은 17세기 문인이었던 이담로(李聃老, 1627∼1701)가 별장과 함께 조성한 뒤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 등 후대 문인들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칭송한 공간이다. 고려 시대에 백운암이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이며, 계곡 옆에 ‘백운동(白雲洞)’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남아있어 ’백운동‘이라 일컫는다.
![강진 백운동 원림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로 지정됐다. 사진은 원림 내에 조성된 연못. [사진=문화재청]](https://cdn.ikoreanspirit.com/news/photo/201903/54273_66635_910.jpg)
강진 백운동 원림의 내정(內庭, 안뜰)에는 시냇물을 끌어 마당을 돌아나가는 ‘유상곡수’의 유구가 남아 있고, 화계(花階, 꽃계단)에는 선비의 덕목을 담은 소나무, 대나무, 연, 매화, 국화, 난초가 자라는 등 조선 최고의 별서(別墅) 원림 중 하나다.
이담로는 후손들에게 유언으로 원림을 지키라고 전해 지금까지 보존되게 하였다. 별장으로 사용하던 백운동 원림은 이후 증손자 이의권(1704~1759)이 가족과 함께 살며 주거형 별서로 변모하였고, 이덕휘(1759~1828)와 이시헌(1803~1860) 등 여러 후손들의 손을 거치며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강진 백운동 원림은 후손들과 명사들이 남긴 문학작품의 무대로도 자주 등장한다. 다산 정약용은 백운동에 묵으며 그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12곳의 아름다운 경승을 칭송하는 시를 남겼다. '백운첩'에 담긴 이 그림과 시는 지금의 모습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다산의 제자이기도 한 이시헌은 선대의 문집, 행록(行錄, 언행을 기록한 글)과 필묵을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으로 묶었으며, 조선후기 문인 김창흡, 김창집, 신명규, 임영 등이 남긴 다양한 백운동 시문들과 함께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 자락에 있는 정원으로 17세기 문인이었던 이담로(1627∼1701)가 별장과 함께 조성한 뒤 정약용 등 후대 문인들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칭송한 공간이다. [사진=문화재청]](https://cdn.ikoreanspirit.com/news/photo/201903/54273_66636_959.jpg)
아울러 이곳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 이시헌 등이 차를 만들고 전해주며 즐겨온 기록이 있는 등 우리나라 차 문화의 산실이 되어온 가치까지 더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강진 백운동 원림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하여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