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경기 수원시에 있는 ‘수원 화령전 운한각‧복도각‧이안청’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14호인 ‘칠장사 대웅전’을 ‘안성 칠장사 대웅전’으로 명칭을 바꿔 각각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35호와 2036호로 지정했다.

사적 제115호인 수원 화령전은 화성 축조를 주도했던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1752~1800)가 승하한 뒤 어진을 모실 영전으로 사용하고자 1801년에 건립됐다. 전주의 경기전과 함께 궁궐 밖에 영정을 모신 드문 사례이며, 정조 이후의 모든 왕이 직접 이곳을 방문해 제향했다는 점에서 그 위상이 매우 높다.
 

보문 제2035호로 지정된 수원 화령전 전경. [사진=문화재청]
보문 제2035호로 지정된 수원 화령전 전경. [사진=문화재청]

운한각과 복도각, 이안청은 수원 화령전 내에 위치한 중심 건축군으로 ㄷ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운한각은 화령전의 중심인 정전(正殿)이다. 운한각 옆면을 바라보고 서 있는 건물이 이안청, 그리고 두 건물을 잇는 통로가 복도각이다. 운한각의 평면구성은 중앙에 어진을 봉안하는 합자(閤子)를 두고 좌우에 온돌이 있는 협실을 두었으며, 여러 물품을 보관했던 퇴칸을 배치하여 주칸의 크기를 달리했다. 기둥의 가공이나 창호, 창틀, 지붕마루, 기단 석축 가공 등 세부적으로도 격식이 돋보이는 건축양식을 보여준다. 또한, ‘승정원일기’와 ‘순조실록’에 건물 준공과정이 적혀있고, ‘화령전응행절목(華寧殿應行節目)’에 제사 절차와 건물 관리 규범, 각 건물에 보관한 기물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전해오고 있다.

한편, 세 건물은 수원의 근대적 도시 발전 과정에서도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고 1801년 창건 당시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건물의 역사적 기록도 잘 남아있다. 19세기 궁궐건축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인의 동원과 기술, 기법이 건물 각 세부에 충분히 적용되어 있어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의미에서 보물로 지정가치가 있다.

안성 칠장사 대웅전은 1790년 중창되고 1818년에 이건된 건물로서, 경기도 권역에 조선 후기 사찰 중심 불전의 건축 사오항을 잘 보여준다. 전체 평면은 정면 3칸, 옆면 3칸으로 화려한 다포식 공포를 전‧후면에만 두고, 구조는 짓고 관리하기 쉬운 2고주 5량의 맞배집으로 처리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교세가 위축되어 있던 조선 후기에 지어진 불전 건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36호로 지정된 안성 칠장사 대웅전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36호로 지정된 안성 칠장사 대웅전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한편, 칠장사는 1014년 혜소국사가 중창했지만, 정확한 창건 시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대웅전에는 1685년 만들어진 안성 칠장사 목조석가삼존불좌상(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13호)이 모셔져 있고, 1628년 그려진 칠장사오불회괘불탱(국보 제296호), 1710년에 그려진 칠장사삼불회괘불탱(보물 제1256호)이 있다. 칠장사 경내에는 안성 칠장사 혜소국사비(보물 제488호) 등 고려 시대의 불교 유적 등 다수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며, 사찰의 역사를 전하는 사적기(寺籍記)와 현판 등도 남아있다.

문화재청은 앞서 두 건과 더불어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호인 ‘나주 금성관’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금성관은 조선시대 전패와 권패를 모시고 망권례를 행하던 객사 건물이다. 창건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목조 가구와 공포형식은 1775년과 1885년 중수 당시의 기법을 보여주며 각종 기록으로 보아 전체적인 규모와 골격은 1617년 중수 당시의 형태로 추정된다.

주심포계 양식의 요소를 채용한 익공계 공포 구성이 돋보이며, 월대와 건물의 외관 그리고 내부 천장 등을 일반적인 객사와 달리 궁궐의 정전과 유사하게 구성한 점은 금성관 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금성관 정청은 조선 시대 객사 건축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팔작지붕을 하고 있어서 일반적인 맞배지붕의 정청과 대비돼 희귀성을 갖는다. 인근에 자리한 나주향교 대성전이 일반적인 조선 시대 지방향교 대성전의 맞배지붕과 달리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 점에서 지역적인 특수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금성관은 지역성에 주목하여 나주지역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유산이라는 점,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오랫동안 나주군청과 시청으로 사용되면서도 전반적으로 원형을 유지하여 온 역사적 건축물로서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금성관은 나주 읍치(邑治)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대표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원래 자리를 잘 지키고 있으며, 다른 객사와 뚜렷한 차별성을 띤 격조 높은 건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서 역사적, 건축적,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주변 시설 등을 적극적으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나주 금성관에 대하여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