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일본 국평사에서 봉환해온 일제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가 16일 비무장지대를 순례한 후 서울시립장묘장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제73주년 8·15광복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국민유해봉환단의 품에 안겨 서울 서대문 순국선열사당을 출발한 유해는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다짐하는 의미로 비무장지대(DMZ)로 향했다. 비무장지대에 도착한 국민유해봉환단은 경의선 도라산역을 거쳐 도라산공원 전망대에 섰다. 국민유해봉환단은 품에 유해를 안고 더는 갈 수 없는 북녘을 바라보았다.

경의선 도라산역 도착. 제73주년 8·15광복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국민유해봉환단의 품에 안겨 16일 서울 서대문 순국선열사당을 출발한 유해는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다짐하는 의미로 비무장지대(DMZ)로 향했다. [사진=국학원]
경의선 도라산역 도착. 제73주년 8·15광복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국민유해봉환단의 품에 안겨 16일 서울 서대문 순국선열사당을 출발한 유해는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다짐하는 의미로 비무장지대(DMZ)로 향했다. [사진=국학원]

비무장지대 순례를 마친 유해는 이날 오후 종교의식을 겸한 안치의식을 한 후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 안치됐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가 안식할 수 있는 봉안시설을 지원했다.

지난해 광복절과 올해 삼일절에 각 33위(총 66위)를 봉안 안치한 서울시는 이번 73주년 광복절을 맞아 35위의 유해를 안치하며 총 3회에 걸쳐 101명의 원혼을 달래게 되었다.

도라산 전망대.  도라산공원 전망대에서 국민유해봉환단은  더는 갈 수 없는 북녘을 바라보았다. [사진=국학원]
도라산 전망대. 도라산공원 전망대에서 국민유해봉환단은 더는 갈 수 없는 북녘을 바라보았다. [사진=국학원]

서울시는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유해봉환위원회가 별도 추진 중인 해외동포묘역(DMZ 평화공원) 조성 시까지 101위의 유해를 용미리 제2묘지 건물식 추모의 집에 임시 안치한다.

이번 제73주년 8·15광복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에는 (사)국학원과 국학운동시민연합이 유해봉환을 위한 일본 환향의식, 김포공항 입국 추모제, 용산 추모제, 남산과 시청, 탑골공원, 인사동 추모, 광화문 국민추모제, 노제 준비, 만장지기, 순국선열사당 안치, DMZ 순례, 서울시립장묘장 안치까지 지원했다.

국학원과 국학운동시민연합은 14일에는 김포공항 환향행사에 35명, 용산 노제에 10명이 함께했고, 15일과 16일에는 각각 35명에 봉환행사에 참여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 경기학습관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일본에서부터 유해 봉환에 참여한 김창환 (사)국학원 사무총장은 “일본 국평사를 중심으로 한 재일동포들을 만나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아픈 사연을 듣고 너무나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한민국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잘사는 나라가 되어도 국민이 역사의식을 잃어버리고 민족정신이 사라진다면 다른 나라로부터 존중받는 나라가 될 수 없고 항구적인 번영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를 다 해야 하는데, 그 중에 가장 기본이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안치의식. 국민유해봉환단이  16일 오후 서울 시림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 안식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국학원]
안치의식. 국민유해봉환단이 16일 오후 서울 시림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 안식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국학원]

김 사무총장은 또 “강제징용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남과 북이 민족정신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며 “국학원은 앞으로 국학 즉 홍익정신을 바탕으로 남북이 동질성을 회복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한민족의 중심가치가 홍익정신이 되도록 통일국학 교육과 통일국학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해봉환에 참여한 벤자민학교 5기 오연진 학생은 “품에 유해함을 안는 순간 귀향의 한을 품고 돌아오신 분이 느껴졌다. 오랫동안 타향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원통함이 고향의 편안한 에너지로 녹아 내려 편히 잠들기를 바랐다.”며 “아직도 타국에서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신 이들의 유해가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광복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에 참여한 국학원 관계자들이 16일 서울시립장묘장에서 안치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국학원]
광복절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봉환에 참여한 국학원 관계자들이 16일 서울시립장묘장에서 안치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국학원]

벤자민학교 김서현 학생은 “푹푹 찌는 더위에 진이 빠졌는데 70년의 세월에 비하면 힘든 게 손톱만큼도 안돼 그분들을 생각하며 이겨냈다.”며 “유해를 받아 들었을 때의 무게가 마음의 무게로 전달되었다. 고국으로 돌아와 편안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박종현 학생은 “이번 광복절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직접 유해봉환을 하며 대일항쟁기 시절을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광복절은 공휴일 또는 광복이라는 기쁜 날정도로 생각했는데 아직도 계속되는 아픔을 직면하니 가볍게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며 “이분들이 이렇게 고통받으며 지켜낸 한국, 난 그 땅을 위해 무얼 하고 있는가 라는 자문하는 기회도 되었다. 남은 분들도 하루빨리 고향 땅을 밟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동길 학생은 “유해를 안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고 우리가 지금 해드릴 것은 정중하게 모시는 것이어서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유해봉환에 참가하여 영광이었고 다음 번에도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가 안식할 수 있는 봉안시설을 지원했다.[사진=국학원]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가 안식할 수 있는 봉안시설을 지원했다.[사진=국학원]

 

홍선정 학생은 “누구보다 특별하게 광복절을 보낼 수 있어서 뜻 깊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도록 해주신 분들의 유해를 봉환하면서 여러 번 감사하고 이제 편안히 쉬시라는 말을 했다” 며 “이분들이 조국으로 돌아온 길을 안내해드리는 것 같아 뿌듯하였다. 아직 오시지 못한 분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원 학생은 “이런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직 돌아오시지 못하신 분들도 하루빨리 돌아오시길 바라고, 이제 편안히 좋은 곳에서 쉬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지예 학생은 “유해봉환에 참여하며 광복절은 나라를 위해 힘쓴 분들을 기리며, 그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며 “70년 동안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이제야 돌아오셨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고 그만큼 우리가 관심이 없다는 생각에 죄송하였다. 아직 못 오신 분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