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에 위치한 ‘월정사 적멸보궁’이 국가지정 보물이 되었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지난 4일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있던 적멸보궁을 국가지정문화제 보물 제1995호로 지정했으며, 정식명칭은 ‘평창 오대산 중대 적멸보궁’이다.
《삼국유사》와 《오대산사적》 등 문헌기록에 따르면, 오대산은 신라 선덕여왕 5년 자장율사가 제자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을 갔다가 산서성 오대산(일명 청량산)에서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을 만나 “네 나라의 동북쪽 명주땅에 1만의 문수보살이 늘 거주한다.”는 깨우침을 받고, 석가모니의 사리(眞身舍利, 진신사리)를 가져와 봉안한 후 비석을 세웠다고 전한다.
신라 이후 현재까지 법통이 이어온 불교 성지인 오대산은 동대 관음암, 남대 지장암, 서대 미타암, 북대 나한암, 중대 진여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적멸보궁이 있는 중대(中臺)에 진신사리 봉안처와 석비가 있다.
![강원 평창 오대산 중대에 있는 적멸보궁의 정면 모습. 정면 3칸 옆면 2칸이며 외부 건물 안에 내부 건물이 들어가 있는 이중구조로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독특한 구조이다. [사진=문화재청]](https://cdn.ikoreanspirit.com/news/photo/201807/51858_61773_99.jpg)
국가보물로 지정된 적멸보궁의 건축사적 특징은 국내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내‧외부 이중구조의 건축물이란 점이다. 정면 3칸, 옆면 2칸의 내부 건물을 동일한 칸수의 구조로 외부건물이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이와 관련해 시대를 달리하여 내부 공간을 확장하거나 보호하기 위해 외부건물이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건물은 서까래만 공유하고 있을 뿐 내부 건물과 외부건물이 이루고 있는 기둥열은 독립된 구조체로 되어있다. 외부건물은 19세기 조선 후기 보편적인 이익공 양식구조를 보이고, 내부건물은 14~15세기 조선 초‧중기의 숭례문(국보 제1호, 1448년 중수)이나 봉정사 대웅전(국보 제311호, 1435년 중창)과 유사한 고식기법을 사용한 다포식(多包式) 건축양식이다.
![적멸보궁의 내부 모습. 조선 전기의 다포식 목조건물 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어 건축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사진=문화재청]](https://cdn.ikoreanspirit.com/news/photo/201807/51858_61774_1211.jpg)
이익공 양식은 처마 끝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 윗부분 등을 짜 맞추어 댄 구조물인 공포(栱包)형식 중 새 날개모양의 부재인 ‘익공’을 두 개 사용한 양식이며, 다포식은 공포를 기둥 위뿐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배열한 매우 화려한 형태이다.
문화재청은 “적멸보궁이 국내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내‧외부 이중 구조 형태를 가지고 있고, 특히 적멸보궁 내부건축물은 구조, 장식적인 측면에서 조선 전기의 다포식 목조건축 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만한 건축적, 예술적, 학술적인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