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인의 삶과 수렵문화를 그린 동굴예술의 걸작으로 스페인 북부 알타미라 동굴벽화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을 담은 울주 반구대 암각화가 있다. 국보 제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일대 하천 암반에서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발자국 화석 30점이 확인되었다.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30점이 확인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인근 하천 암반 전경. [문화재청]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30점이 확인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인근 하천 암반 전경.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지난 3월 8일 학술발굴조사를 착수해 지난 24일 발굴현장에서 고고분야, 자연분야 등의 위원들로 구성된 발굴조사 중간성과 자문회의와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연댐 축조로 인해 하천의 침식과 퇴적작용이 활발해 지난 2013년 1차 조사에서 확인된 신석기 시대 추정층은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고, 기반암인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층에서 30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것이다. 발자국들은 암각화 북동쪽으로 3~4m 두께의 약 1,200제곱미터의 하상 퇴적층을 제건하면서 노출된 암반에서 발견되었다.

울주 반구대 인근에서 발견된 육식공룡의 발자국. 왼쪽 사진에서 한쪽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 보행렬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사진=문화재청]
울주 반구대 인근에서 발견된 육식공룡의 발자국. 왼쪽 사진에서 한쪽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 보행렬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사진=문화재청]

발견된 발자국의 형태와 크기, 보폭 등으로 볼 때, 초식공룡인 조각류 발자국 14개, 육식공룡인 수각류 발자국 16개로 구분된다. 4마리의 소형 육식공룡이 보행형태로 남긴 발자국의 크기는 길이 9~11cm, 폭 10~12cm이다. 이 발자국은 암각화 인근 발견된 발자국 가운데 가장 보존 상태가 좋으며, 보행렬이 인지되는 첫 사례여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울주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서 발견된 초식공룡의 발자국 화석. [사진=문화재청]
울주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서 발견된 초식공룡의 발자국 화석.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올해 하반기에 조사구역과 가까운 구릉지역에 대한 조사를 할 계획”이며 “발굴조사를 계기로 반구대 암각화의 성격을 밝히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