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역사를 바라보는 남북한‧중‧일 학계의 서로 다른 시선
고조선 역사를 바라보는 남북한‧중‧일 학계의 서로 다른 시선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18.05.25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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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연구소, 2000년 이후 발간

한국과 북한에서는 역사상 첫 국가이자 우리 민족사 원류로서의 고조선 역사는 역사학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다. 또한 중국과 일본 학계도 자국의 역사를 보완하는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연구소는 2000년 이후 고조선에 관한 남북한 학계와 중국, 일본 학계의 연구를 분석한 <고조선사 연구동향>을 발간했다. 이번 연구동향서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전후로 고조선사 연구가 동북아시아 각국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바로잡기 위해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학계에 발표된 고조선 관련 연구물을 조사, 정리 및 분석하여 수록하였다. 이 책을 통해 고조선에 대한 우리학계와 북한, 중국, 일본의 인식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지난 21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발간한 '고조선사 연구동향'. [사진=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연구소]
지난 21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발간한 '고조선사 연구동향'. [사진=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연구소]

편찬책임을 맡은 재단 한중관계연구소 박선미 연구위원은 “고조선사에 관련하여 중국은 자국사로 편입하려 하고 요서와 요동 일대 유적과 유물을 ‘한국의 고조선’이 아닌 ‘중국의 기자조선’이 남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도 고조선이 일본에 끼친 청동기문화의 영향을 인정하지 않는 등 왜곡된 부분이 상당하다”며 “국제학계에 고조선사를 올바로 알리는데 이 책이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발간 취지를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남북한 학계의 시각 차이도 지적하고 “고조선사와 관련하여 전 시대를 아우르는 기본 뼈대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해야 하며, 중국 동북부터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고고학 자료와 고조선‧예‧맥 등을 포괄하여 이해할 수 있는 담론을 토대로 고조선의 실체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탐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형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 겸 군사전략학과 교수는 ‘한국학계의 고조선사 연구’를 주제로, 현재까지 고조선사의 주요 쟁점인 중심지 위치문제에 관해 고고학 성과에 힘입은 한국학계의 최신 논의를 정리했다. 박 교수는 “2000년대 들어 중국 동북공정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고조선사 연구가 양적으로 팽창했다. 발표된 논저의 30% 정도가 단군신화에 집중된 것도 단군신화를 부정하는 중국 동북공정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평양시 강동군 강동읍 북서쪽에 위치한 단군릉 복원도. [사진=장우진 외, 2008, '단군릉의 발굴과정과 유골감정', 백산자료원 29쪽]
평양시 강동군 강동읍 북서쪽에 위치한 단군릉 복원도. [사진=장우진 외, 2008, '단군릉의 발굴과정과 유골감정', 백산자료원 29쪽]

오대양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교수는 ‘북한 학계의 최근 고조선 연구’를 주제로, 북한의 고조선사 연구 변화를 조명했다. 오 교수는 “고조선 중심지를 요동으로 설정했던 북한 학계는 1993년 평양에서 ‘단군릉’을 발굴 조사한 이래 완전히 연구방향이 바뀌었다.”고 지적하며 “세계 5대 문명의 하나로 ‘대동강문화론’에 입각해 대동강 유역과 평양지역의 역사적 중요성만 부각하며, 문헌사학과 고고학적 연구방법론을 무시하는 무리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북한 학계에서 발표되는 논문에서는 대동강문화론이라는 표현이 최대한 자제되고, 고조선문화의 자주성과 유구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북한 학계가 인류문화의 발상지로서의 대동강 문화론이 대내외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운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중국 학계의 단군‧기자 조선 연구’를 주제로,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과 단행본을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단군조선의 부정 ▲기자조선의 역사화 ▲중화역사로서의 고조선사로 규정한 연구경향을 파악했다. 조 교수는 “단군신화를 중국 신화의 아류로 파악하거나 중국 문화의 산물이라는 주장과 관련하여 중화민족주의에 입각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내 비학문적인 논리 전개”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 교수는 “향후 국내 학계에서는 중국 학계의 일방적 자료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정보 확보 및 해석을 진행하고 특히, 중국 학계의 단군신화 및 기자조선 논의와 관련된 쟁점별 사안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마련이 시급하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이양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일본의 고조선 인식’을 주제로 일본의 연구동향을 게재했다. 이 연구관은 일본의 청동기문화가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중국과 북방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는 소위 ‘야요이연대 올려잡기’식 연구 흐름 속에 고조선사가 소홀히 다루어지거나 왜곡되는 점을 지적했다.

재단 측은 “앞으로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영미권의 고조선사 인식에 관한 연구동향을 모니터링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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