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야근으로 인해 서점을 이용할 수 없는 책벌레들도 마음껏 책을 보고, 재기발랄한 행사에 참여해 평소 책을 멀리하던 시민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2018 책의 해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와 함께 오는 29일부터 매월 마지막 금요일을 ‘심야 책방의 날’로 지정해, 참여 서점과 함께 서점 책 축제를 벌인다.

6월 29일부터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는 '심야 책방의 날' 행사가 열려, 심야토론, 와인과 함께 하는 책 담화 등 개성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6월 29일부터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는 '심야 책방의 날' 행사가 열려, 심야토론, 와인과 함께 하는 책 담화 등 개성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전국 각지에 있는 ‘심야 책방의 날’ 참여서점에서는 12월까지 해당일에 정규 영업시간이 지난 밤 12시 넘게 운영하거나 24시간 문을 연다. 6월에만 서울 24곳, 광주 9곳, 제주 5곳 등 총 77개 서점이 참여하며, 7월부터 12월에 참여 의사를 밝힌 서점이 120 곳을 넘는다.

6월 29일 열린 첫 ‘심야 책방의 날’ 행사는 다양하고 신선하다. 서울 연남동 ‘책방서로’는 퀴즈를 맞힌 손님들에게 쿠폰을 주는데, 문제는 ‘서점 주인이 좋아하는 작가 맞추기, 초성 듣고 책 제목 맞추기’ 등 기발하다. 또 베스트셀러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과 영화<레터스 투 줄리엣>에 착안해 광주 ‘연지책방’에서는 ‘연지책방의 기적’ 행사를 한다. 독자가 고민편지를 책방 내 우체통에 넣으면 책방지기와 작가, 상담 전공자 등으로 구성된 고민편지팀이 이에 대한 답장을 독자의 집으로 우편 발송한다.

밤 친구 술과 함께하는 행사도 있다. 서울의 ‘고요서사’, ‘별책부록’ ‘책인감’ ‘살롱드북’과 순천 ‘도그책방’, 완도의 ‘완도살롱’에서는 와인을 즐기며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특히 해방촌 ‘별책부록’은 직접 담근 샹그리아를 서점을 찾은 사람들에게 한 잔씩 따라주고, 순천 ‘도그책방’은 그림책 주제에 맞는 와인을 선정해 이탈리아 요리 연구가의 음식이야기를 함께 듣는다. 맥주와 함께 하는 서점도 있다. 제주 ‘소심한 책방’과 서울의 ‘퇴근길 책 한잔’ ‘책방 사춘기’ ‘프레젠트14’, 오산의 ‘북엔모어’ 등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인생책’에 관한 이야기 등을 나눌 수 있다.

광주 ‘타인의 책 지음책방’에서는 밤 11시부터 새벽2시까지 페미니즘을 주제로 ‘잠들지 않는 토론’을 벌인다. 이외에도 ‘읽다 포기한 책 남에게 읽히기’ ‘서점주인과 손님의 팔씨름 대회’ ‘작가와 고등어구이 막걸리 파티’ 등 개성 넘치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77개 서점의 공통 미션도 있다. 서점을 찾은 손님이 ‘책, 밤, 서점’중 하나의 낱말을 선택해 매력적인 카피를 뽑아 서점주인에게 제출하면, 그중 일부를 선정해 작가에게 글을 청탁해 책을 만드는 ‘심야의 원고청탁’을 한다. 독자가 작가에게 이야깃감을 주는 존재라는 점을 환기시킨다는 취지이다.

조직위에서는 캠페인에 동참하는 서점에 당일 행사의 일부비용과 서점을 찾는 고객에게 제공할 기념상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참여서점 명단은 ‘책의 해’ 누리집(www.book2018.org)에서 확인할 수 있고, 참여하고 싶은 행사는 서점에 사전 문의 후 참여하면 된다.

이번 심야 책방의 날과 관련해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최근 동네 서점이 참고서, 문구 판매 중심에서 점점 단행본 비중을 높이는 등 서점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서점의 귀환’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제대로 뿌리 내리기 위해 서점과 주민 간의 지속적이 소통이 필요하다. 심야 책방의 날이 올해 연말까지 성공적으로 지속되면 내년부터 자발적인 전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