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담채와 선명한 채색이 어우러진 작품세계로 유명한 중견화가 안남숙(53) 씨가 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안남숙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지난 3일부터 열린 안남숙 화가의 개인전 '힐링바람~ 절망에서 희망의 옷을 입히다'.  [사진= 안남숙 화가]
지난 3일부터 열린 안남숙 화가의 개인전 '힐링바람~ 절망에서 희망의 옷을 입히다' 전시회 첫날 모습. [사진= 안남숙 화가]

’힐링바람~ 절망에 희망의 옷을 입히다‘를 주제로 열린 전시회 첫날인 지난 3일, 안 화가는 작품 전시와 함께 현장에서 직접 관객이 참여하는 그림 그리기 퍼포먼스를 했다. 그리고 관객과 함께 자신의 인생책인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이승헌 저)’를 함께 읽고 토론하는 ‘120세 스터디’ 등을 전개해 풍성한 소통의 장을 열었다.

‘행운을 그리는 홍익화가’로 알려진 안 화가에게 이번 전시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5월 20일 건물 내 누수사고로 인해 3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하며 간직한 작품 150여 점(15억~21억 추산)을 잃었다. 또한 매년 단오에 개최하는 부채전시회와 오는 10월 대구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최하는 ‘신숭겸장군 뮤지컬공연 및 전시회’를 위해 준비한 작품들도 천정과 벽을 타고 내린 물에 침수되었다. 그 중에는 이미 예약 판매된 작품들도 다수 있었다고 한다. 안남숙 화가도 사고 수습과정에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병원에 입원했다.

(시계방향으로) 안남숙 화가는 작품전시와 함께 자신의 인생 책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를 관객과 함께 토론하는 120세 스터디를 했다. 첫 작품은 대구광역시의회 김규학 의장이 구입했다. 첫날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과 함께 한 모습, 안 화가의 인생책을 함께 스터디한 전영태 대구광역시 수성구의회 의원. [사진=안남숙 화가]
(시계방향으로) 안남숙 화가는 작품전시와 함께 자신의 인생 책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를 관객과 함께 토론하는 120세 스터디를 했다. 첫 작품은 대구광역시의회 김규학 의장이 구입했다. 첫날 전시회를 찾은 사람들과 함께 한 모습, 안 화가의 인생책을 함께 스터디한 전영태 대구광역시 수성구의회 의원. [사진=안남숙 화가]

안 화가는 “평소 명상수련을 열심히 한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 또 입원한 동안에 매일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책을 한 장 한 장 읽으며 감동하고 용기를 얻었다. 몇 번씩 완독한 책이지만 그런 일을 겪고 책을 읽는 느낌이 새롭고 남달랐다.”며 “120세 인생으로 보면 난 아직 반도 오지 않은 나이다. 역경 속에서 일어서는 모습을 통해 동료 화가나 제가 멘토링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아 도전을 하는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전문멘토단의 일원으로 활약한다. 청소년들의 숨은 예술성을 끌어내주고, 개인전시회 또는 합동전시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시계방향으로) 안남숙 화가가 멘토링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의 작품활동,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5기 학생들과 함께 '전봇대 벽화그리기' 환경캠페인을 위해 대구광역시 북구청을 방문한 모습, 전시준비를 돕기 위해 멘토를 찾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북학습관 3기 학생들. 학생들은 안남숙 화가를 응원차 방문해 수해현장 정리를 도왔다. [사진=안남숙 화가]
(시계방향으로) 안남숙 화가가 멘토링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의 작품활동,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대구학습관 5기 학생들과 함께 '전봇대 벽화그리기' 환경캠페인을 위해 대구광역시 북구청을 방문한 모습, 전시준비를 돕기 위해 멘토를 찾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경북학습관 3기 학생들. 학생들은 안남숙 화가를 응원차 방문해 수해현장 정리를 도왔다. [사진=안남숙 화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는 동안, 그에게 멘토링을 받은 벤자민학교 경북학습관 3기 학생들이 응원 차 방문해 수해복구를 도왔다. 10대 청소년 개인전을 했던 박근호(경북 김천) 군과 황혜림(경북 경주) 양, 이미래(경북 구미) 양은 누수피해가 아직 남아있는 현장에서 전시회를 준비하는 멘토를 보고 “응원해드리러 왔는데 오히려 우리가 용기를 얻고 간다.”고 했다.

안 화가는 현재 수해복구 중에도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5기 재학생들과 함께 친환경 캠페인 ‘전봇대 벽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시민들이 쉽게 쓰레기를 투척하는 전봇대에 벽화그림을 학생들과 함께 그려 넣겠다는 것으로, 한국전력 대구경북본사, 대구광역시 북구청 등과 연계해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 작품 중에는 수해의 피해흔적이 완연한 그림 10여 점도 포함되어 있어, 역경 속에서 희망을 말하는 작가의 의지가 드러나 있다. 전시회를 찾은 동료 화가들은 “화가들은 그림 몇 점만 유실되어도 좌절하거나 한동안 작품 활동을 못한다. 정말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안 화가는 피해복구와 관련해 “수해의 원인을 제공한 측과는 최소한의 시설복구 정도에서 합의를 했다. 홍익을 아는 입장에서 보면, 우리 모두는 지구에서 함께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나’ 아니겠나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했다.

안 화가는 “7월 3일은 남편의 기일 6주기이고, 명상수련을 시작한 지 5주년이다. 최근 명상수련을 하면서 새롭게 비상하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더 강건하고 단단해져서 큰일을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목숨같이 여기던 작품을 잃었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고 딛고 일어서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힐링바람~ '절망'에 '희망'의 옷을 입히다 안남숙 展은 7월 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대구시 수성구 달구벌 대로 안남숙 갤러리(대구 만촌역 4번출구)에서 열린다. [사진=안남숙 화가]
'힐링바람~ '절망'에 '희망'의 옷을 입히다 안남숙 展은 7월 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대구시 수성구 달구벌 대로 안남숙 갤러리(대구 만촌역 4번출구)에서 열린다. [사진=안남숙 화가]

안남숙 화가는 개인전 24회, 단체전 국내외 300회의 경력이 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선 입선, 대구시 미술대전 특선 4회 등, 22차례의 수상경력이 있다. 1999년부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기부 및 후원활동을 40회 넘게 하였고, 교육기관에 재능기부 활동도 활발하게 해오고 있다. 한국의 미, 행운의 꽃 등 초상화부터 정물, 인물, 산수, 풍경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활동을 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