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대표 궁중회화 '기사계첩' 국보된다
조선의 대표 궁중회화 '기사계첩' 국보된다
  • 문현진 기자
  • moon_pt@naver.com
  • 승인 2018.11.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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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천수관음보살도'등 3건은 보물 지정 예고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8세기 초 대표적 궁중회화로 꼽혀 온 보물 제929호 '기사계첩'을 국보로 새로이 지정 예고하고,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제진언집 목판', '묘법연화경' 3건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1월 22일 밝혔다.

1987년 보물 제929호로 지정된 '기사계첩(耆社契帖)'은 1719년(숙종 45년) 숙종이 59세로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한 행사에 참여한 관료들이 계(契)를 하는 장면을 담은 서화첩이다. 행사는 1719년에 시행하였으나 참석자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1720년에 최종 완성되었다.

계첩은 행사에 참여한 관료들이 계를 조직해 만든 화첩으로, 보통 참석한 인원수대로 제작해 나눠 갖는 것이 풍습이었다. 오늘날 기념사진과 유사한 기능을 했다. 

계첩은 문신 임방(任埅, 1640~1724년)이 쓴 서문과 경희궁 경현당(景賢堂) 연회 때 숙종이 지은 글, 대제학 김유(金楺, 1653~1719년)의 발문, 각 의식에 참여한 기로신들의 명단, 행사 장면을 그린 기록화, 기로신 11명의 명단과 이들의 반신(半身) 초상화, 기로신들이 쓴 축시(祝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의 대표 궁중회화인 '기사계첩'이 국보로 승격될 예정이다. [사진=문화재청]
조선의 대표 궁중회화인 '기사계첩'이 국보로 승격될 예정이다. [사진=문화재청]

계첩에 수록된 그림은 화려한 채색과 섬세하고 절제된 묘사, 명암법을 적절하게 사용해 사실성이 돋보이는 얼굴 표현 등 조선 후기 ‘궁중행사도’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첩의 마지막 장에 제작을 담당한 도화서 화원 김진여(金振汝), 장태흥(張泰興) 등 실무자들의 이름이 기록된 것도 다른 궁중회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기사계첩'만의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제작 당시의 원형을 거의 상실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좋고 그림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 조선 시대 궁중회화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어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고려 천수관음보살도(高麗 千手觀音菩薩圖)'는 14세기경에 제작한 고려 시대 작품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의 자비력을 극대화한 불화이다. 천수관음은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 또는 ‘대비관음(大悲觀音)’이라고도 불리며, 각기 다른 지물(持物)을 잡은 40~42개의 큰 손과 눈이 촘촘하게 그려진 작은 손을 가진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불화는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변색되었으나, 11면의 얼굴과 44개의 손을 지닌 관음보살과 화면(畫面) 위를 가득 채운 원형 광배(光背), 아래쪽에 관음보살을 바라보며 합장한 선재동자(善財童子), 금강산에서 중생이 떨어지는 재난을 묘사한 타락난(墮落難) 등 관음신앙과 관련된 경전 속 도상을 충실하게 구현하였다. 요소마다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필력으로 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해 매우 우수한 조형감각을 보여준다.
  
'제진언집 목판(諸眞言集 木板)'은 1658년(효종 9년) 강원도 속초 신흥사(神興寺)에서 다시 새긴 ‘중간(重刊) 목판’으로,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 '제진언집목록(諸眞言集目錄)', '진언집(眞言集)'등 3종으로 구성되었다. 이 목판은 1569년(선조 2년)에 안심사(安心寺)에서 처음 판각되었으나, 안심사본 목판은 현재 전하고 있지 않으므로 신흥사 소장 목판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판본에 해당한다.

한글, 한자, 범어(梵語)가 함께 기록된 희귀한 사례에 속하며 16~17세기 언어학과 불교의례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또한, 신흥사가 동해안 연안과 가까워 수륙재(水陸齋) 등과 관련된 불교의례가 빈번하게 시행된 사실을 감안할 때 강원도 지역의 신앙적 특수성과 지리‧문화적인 성격 그리고 지역 불교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문 가치가 크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은 조선 초기 명필가 성달생(成達生)과 성개(成槪) 형제가 부모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법화경(法華經)'을 정서(精書)한 판본(板本)을 바탕으로 1405년(태종 5년) 전라북도 완주군의 안심사(安心寺)에서 승려 신문(信文)이 주관하여 간행한 불경이다.

7권 2책으로 구성된 완질본으로 권4에는 변상도(變相圖)가 6면에 걸쳐 수록되어 있고 판각도 정교하다. 구결(口訣)이 전반적으로 표기되어 있고 한글로 토(吐)가 달려 있어 조선 초기 국어사 연구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 판각 이후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인출된 책으로, 간행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발문을 통해 조선 초기 불경의 간행 방식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서지학과 불교사 연구에서도 학문적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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