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자전거가 있습니다. 2010년이었죠. 동네를 거닐다가 9만 9천 원 할인가로 판매한다고 해서 장만했습니다. 흰색으로 디자인된 것을 보고 이름을 ‘천리백마(千里白馬)’라고 붙였습니다. 주말이면 이 녀석과 한강공원을 달리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동안 큰 사고도 없이 어디든 데려가 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요즘도 자주 타고 있지만 봄은 정말 괴롭습니다. 앞을 가늠하기 힘든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중국’이 떠오릅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발생하는 매연이 서해를 건너 한국으로 오니깐 요. 그러나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의 30~50%는 중국에서 유입되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형성된다고 합니다. 중국 탓만 할 수 없습니다. 출근길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자동차가 집에서 나오는지 모릅니다. 서로 먼저 가려고 경적을 울려대고 운전하는 사람 중에 밝은 표정은 찾기 어렵습니다. 차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벌여 검거되는 것이 요즘입니다.  

그렇다고 버스는 괜찮은가요? 국학원(천안)에 가려면 천안터미널 앞에서 310번 버스를 타야 합니다. 제시간에 오면 다행이죠. 늦게 도착해도 미안하다는 표정을 기사에게서 보기 힘듭니다. 운전은 얼마나 자유롭게 하는지(?) 청룡열차를 타는 것 같아서 내릴 즈음에는 속이 다 울렁거립니다. 혹여 버스를 놓치면 400번대 버스를 타고 신계리에서 내리고 걸어갑니다. 인도(人道)는 어디 있는지요? 뒤에서 대형트럭이 오면 밭길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처럼 대중교통이 불편하니 사람들은 자동차를 사는 것 같습니다. 

정부와 언론은 외출을 삼가고 물을 많이 마셔라. 마스크를 쓰라고 합니다. 언제까지 그래야 하나요? 이렇게 사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고 대통령과 정치인부터 브레이크를 걸어야지요. 행복지수 1위 덴마크의 상당수 국회의원은 고급차 대신 자전거로 출근합니다. 보고 배운다고 하지 않습니까? 수도인 코펜하겐 시민의 50% 이상이 출퇴근 및 등하교 때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자전거 수송분담율은 1.2%이고 일본은 14%입니다. ‘자동차를 사라’는 광고는 많아도 대도시 미세먼지 70%가 자동차에서 나온다는 정보는 접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지구경영, 홍익에서 답을 찾다(한문화2016)>를 읽어보니 해답은 교육과 실천이더군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경희대 교수는 "저는 차가 없어요. 이동할 때는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환경과 우리가 동떨어진 게 아니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소비하는 삶에서 벗어나 검소하게 사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모든 사람과 자연은 하나라는 사실을 진실로 깨닫게 되는 것”이라며 “자기 한 몸의 건강이 아니라 다른 사람 자신이 속한 공동체, 더 나아가 인류와 지구의 건강을 함께 보살피게 된다. 이런 마음으로 지구를 돌보는 사람이 지구시민”이라고 강조합니다.

다음 주면 식목일(4월 5일)입니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싶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행사에 참석할 것입니다. 그들이 나무를 심고 언론에 보도된다고 해서 미세먼지가 줄어들까요? 배지만 달면 평균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국회의원을 그만둔 뒤에도 평생연금 월 120만 원씩 받아갈 사람들입니다. 부와 명예만 탐할 것이 아닙니다. 지구를 생각하고 더 나은 미래를 계획하고 실천해야지요. 저는 오늘도 걷고 자전거를 타면서 검소하게 살고자 합니다. 함께 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