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은(Gallery Eun)은 7월 9일부타 14일까지 윤혜숙 개인전 《臥遊山水(와유산수)-자연에 스미다》와 김소나 개인전 《Forest》를 동시에 개최한다.

갤러리은 1층에서 열리는 윤혜숙 작가의 전시《臥遊山水(와유산수) - 자연에 스미다》에서는 지금은 자유롭게 갈 수 없는 금강산을 2004년 작가가 직접 답사하며 마주한 상팔담과 구룡폭의 장대한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윤혜숙 작가는 이번 전시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와유산수臥遊山水는 늙어 거동이 불편할 때 젊은 시절 다녔던 명산대천의 풍경을 그려놓고 누워서 즐겼다는 중국 남북조시대 인물 종병의 일화에서 따온 말이다. 여행이 자유로운 이 시기에 지금은 갈 수 없는 금강산을 2004년에 답사했을 때 발아래 펼쳐졌던 상팔담, 구룡폭의 장대함을 화폭에 옮겨 자연의 경이로움을 소통하고자 한다.

여행이 자유로운 이 시기에도 갈 수 없는 금강산을 2004년 여행했을 때 발아래 펼쳐졌던 상팔담, 구룡폭포의 장대함과 설악산 토왕성 폭포의 웅장함을 화폭에 옮겨 대 자연의 스스로 그러함을 작업해 놓았다.
이 공간에서 작은 위안과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더할 나위없는 와유산수臥遊山水 -자연에 스미다- 展이 될 것이다."('작가노트')

작가는 강원대학교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며, 강원도 춘천을 중심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다.

갤러리은 2층에서 열리는 김소나 작가의 전시 《FOREST》에서는 자연을 매개로 내면의 감정과 기억을 직조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그가 바라보는 숲은 ‘서로 얽히고 연결된 감정의 네트워크’이자 내면의 시간과 화해하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와 숲, 인간 형상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상실과 회복, 고요와 격랑이 공존하는 감정의 풍경을 담아낸다. 전시는 각자의 마음 속에 자리한 숲에 다가서며, 잊고 지낸 감정의 조각들과 마주하는 깊은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소나 작가는 이번 전시를 이렇게 소개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는 시작되었습니다.
호수의 잔잔한 물결, 강물의 흐름, 숲의 숨결,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 그리고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키고 선 나무의 침묵 속에서 나는 잊고 지냈던 감정의 조각들을 마주하였습니다.
자연의 색들은 나의 감정을 품고, 캔버스 위에 감정의 풍경으로 피어났습니다. 그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내면 깊숙한 곳의 기억과 상상을 담아낸 정서의 숲이었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긴 시간을 살아가는 척추나무의 존재는 인간의 삶처럼 단단하지만, 안으로는 수없이 흔들리는 감정을 간직한 채 자라납니다.
때로는 부서지고, 꺾이고, 다시 싹을 틔우며 이어지는 나무의 삶은 상실과 회복, 침묵 과 견딤의 시간을 품은 또 하나의 생애처럼 다가왔습니다.

작품 속의 인간 형상과 자연은 서로를 감싸며 존재합니다.
나무처럼 곁에 머물고, 숲처럼 함께 흔들리며, 서로의 삶에 닿아 있습니다.
이 관계는 곧 인간의 ‘가족’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뿌리처럼 연결된 이 관계는 보호와 사랑, 갈등과 외면, 애착과 상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감정의 구조입니다. 나는 이 관계들을 하나의 숲처럼, 유기적인 생명의 네트워크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이 숲은 단지 평화로운 풍경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고요한 상처의 흔적과, 다시 피어나는 삶의 가능성이 공존합니다. 감정의 고요와 격랑, 고통과 재생이 교차하는 이 숲에서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나고, 내면의 시간과 화해하려 했습니다.
이번 전시가 당신의 마음 속 숲에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그곳에 조용히 뿌리내릴 작은 씨앗 하나가 심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씨앗이 언젠가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라나기를 바랍니다."(김소나 '작가노트')
김소나 작가는 제5회 한반도평화미술대전 최우수작가상(2024), 제4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 특선(2024), 한국베트남 국제미술전 대상(2024)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