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진 작가는 한동안 아프리카 회화에 깊이 매료되었다. 점차 작가는 “애써 그리려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자연스러움”이라는 자각과 그 안에서 느낀 순수함을 바탕으로 배워온 회화적 문법들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이승진 작가는 “지금 내가 붓을 들고 있다는 것에 충실하고자 하며, 저 멀리 걸려 있는 이상을 향해 맹목적으로 내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진 작가의 작품은 재현이나 표상보다 붓질 그 자체에 집중하며 무의식과 우연을 받아들이고 화면의 결정권을 캔버스에 맡긴다. 덜 그려졌기에 더 자유롭고 덜 세련되었기에 더 큰 감동을 전하는 그의 작업은 관람객에게 회화를 바라보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6월 11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은(Gallery Eun)에서 열리는 이승진 제5회 개인전 《머흘다간자리》에서 그러한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다. 작가가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나, 회화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태도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식과 관념을 넘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그의 실험과 사유가 드러난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를 수료한 이승진 작가는 2011년 첫 개인전《환희 그리고 변주》를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이 다섯 번째 개인전.
이승진 작가 개인전《머흘다간자리》는 갤러리은(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5-1)에서 6월 16일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