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온상(연출 홍지연)이 2024년 8월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입체낭독극으로 선보였던 <베르나르다 뎐>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렸다. 당시 전석 매진과 함께 입소문을 좋은 관객 반응을 받았다. 이후 9월, 대학로에서 올랐던 이틀의 앵콜 공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그해 제2회 오아시스 연극상 작품상을 받았다.

<베르나르다 뎐>에서는 총 9명의 여성 배우가 각자 최선을 다해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지만 불발되는 경험 등을 마주치며 울림 깊은 연기를 펼친다. 또한 이번 연극판의 경우 몰입감을 위해 현장에서 연주가 진행된다.

연극 속 베르나르다는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범주’에 편입되기 위해 ‘정상성’을 좇는다. 가해자이면서 희생자이기도 한 베르나르다는 사회가 규정한 ‘정상범주’에서 벗어나 있는 개인이 겪는 혐오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 이를 통해 새로운 ‘규격’ 안에 스스로를 가둘 것을 강요받게 된 현대의 여성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다.

연극 '베르나르다 뎐' 공연 장면. 사진 정유철 기자
연극 '베르나르다 뎐' 공연 장면. 사진 정유철 기자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한 개인의 선택은 온전히 그들의 선택인가? 그들은 왜 억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가해자가 될까? 벗어나고자 할 경우 정상성에 쓸데없이 맞서는 반동분자로 분류되어야 하는가?”

<베르나르다 뎐>은 원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속 1930년대 스페인의 베르나르다, <베르나르다 뎐>의 조선 말기 베르나르다 그리고 현대 여성이 겪는 억압이 여전히 공유하는 억압과 분투의 서사를 전달하고자 한다.
홍지연 연출은 이번 공연을 통해 “저마다의 약자성을 가진 우리는 어떤 억압을 받고, 그럼에도 존재하고 있는가. 한발 물러난 관객이 이야기 속 인물을 평가하고 이를 현시대에 비추어 볼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출연 마리아 역 양정인, 폰시아 역 외 정해린, 베르나르다 역 이리안, 앙구스티아스역 이태율, 막달레나 역 외 이해경, 아멜리아 역 회 배채윤, 마르티리오 역 김현지, 아델라 역 최예은, 소리꾼 역 최예은, 연주자 김지영.

<베르나르다 뎐>은 6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간 아울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