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사장 길해연)과 중랑문화재단(이사장 조민구, 대표이사 김덕구)이 공동으로 진행해 온 ‘망우열전’ 프로젝트(예술감독 문삼화)의 올해 첫번째  작품은 소설가 최서해(崔曙海, 1901~1932)의 대표작들을 엮어 희곡으로 재창작한 입체 낭독극 <최서해를 읽다-독독(獨讀)>(작 박일석, 연출 김관)이다.  이 작품은 오는 6월 14일 오후 3시에 서울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최서해를 읽다' 포스터.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최서해를 읽다' 포스터.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소설가 최서해(崔曙海)는 1901 함경북도 성진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최학송(崔鶴松)이며 필명은 설봉(雪峰), 풍년(豊年)이다. 가난한 유년 시절과 만주에서의 노동자로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빈궁한 조선인의 삶을 강렬하게 그려낸 소설가이다. 제대로 된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청춘》, 《학지광》 등의 잡지와 춘원 이광수의 글을 통해 문학을 독학했고, 회령의 ‘청년회’와 노동단체 ‘신우조’ 활동을 계기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24년 <고국>을 《조선문단》에 발표한 이후, 1편의 장편과 30편 내외의 단편을 발표했다. 《조선문단사』를 시작으로, 《현대평론사》 기자, 《장한》 편집자, 《중외일보》 기자 및 《매일신보》 학예부 등 언론계에서도 활약하였다. 대표작인 <탈출기>, <기아와 살육>, <홍염> 등은 식민지 조선인의 유랑과 빈곤, 하층민의 절박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었다. 그의 작품은 신경향파 문학을 대표하며 프롤레타리아 문학 운동에도 영향을 주었다. 1932년 32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문학은 오늘날까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증언하는 중요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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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 <최서해를 읽다-독독(獨讀)>은 연극 <허길동전>, <땡볕: 길을 잃다>(김유정 유작 극화)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연출가 김관(프로젝트 그룹 ‘뾰족한 상상뿔’ 대표)과 작가 박일석이 최서해의 단편 <탈출기>, <홍염>, <기아와 살육>, <박돌의 죽음> 등을 바탕으로 한 창작 희곡으로, 최서해 특유의 비극적 서사를 현대 우리의 삶과 연결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관 연출은 이번 작업을 통해 “100여 년 전 식민지 조선인의 삶과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닮아 있는지 되짚어보고 싶었다”라며 “매일의 삶이 전쟁터 같을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또한 “낭독이라는 입체적 행위를 통해 최서해의 짧은 단편들이 다시 호흡하고 살아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는 김지원, 배우경, 김나진, 박지은, 김찬구, 정수연, 유정인, 김나영, 최유리, 김지은, 김태훈 이하나, 고경철 총 13명의 배우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함께 무대를 만든다.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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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 시작된 ‘망우열전’은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안장된 한국 근현대 예술인들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입체낭독극 시리즈로, 지금까지 방정환, 박인환, 노필, 이중섭, 김말봉, 김이석, 나운규, 함세덕, 한용운, 차중락, 이광래, 계용묵, 강소천 등 총 13인의 예술인을 무대에서 재조명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예술사에서 중요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삶과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무대화함으로써, 관객에게 감동과 역사적 성찰을 동시에 전하는 데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영화감독 노필 편 <붉은 장미의 추억>(공연연출 문삼화, 영화연출 백재호)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김말봉 편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연출 정안나), 함세덕 편 <고목>(연출 전인철)은 정식 무대 공연으로 발전해 관객과 평단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최서해를 읽다' 출연진.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최서해를 읽다' 출연진. 이미지 한국연극인복지재단

‘망우열전’ 프로젝트의 또 다른 취지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의 기금 마련을 위한 참여 예술인 재능기부 프로젝트다. 이번 공연을 포함하여 그간 배우 및 스태프 등 170여 명이 동참했다. 길해연 이사장은 “좋은 뜻에 함께해주신 모든 연극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매년 참여를 희망하는 연극인들이 늘고 있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젝트와 재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서해를 읽다-독독(獨讀)>은 6월 14일(토) 오후 3시, 서울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무료 공연으로 진행된다. 중랑문화재단 홈페이지의 공연 예매 페이지를 통해 관람 예약이 가능하다.

한편, 2025 ‘망우열전’ 시리즈는 8월 김수정 연출의 <김영랑 편>, 12월 오세혁 연출의 <아사카와 다쿠미 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