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5대 사업으로 ▲한국영화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 ▲한국영화 100선 선정·발표 ▲고전영화 디지털 복원작 해외 특별전 추진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 심포지엄 개최 ▲시네마테크운동 컬렉션 구축 및 공개를 선정했다.

영상자료원 김홍준 원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소재 영상자료원에서 ‘미보유 발굴 필름 공개 및 기관 창립 50주년 기념 언론간담회’를 열고 창립 50주년 5대 사업 추진을 밝혔다.

한국영상자료원 김홍준 원장(사진 맨 왼쪽)이 1월 26일 언론간담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5대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정유철 기자
한국영상자료원 김홍준 원장(사진 맨 왼쪽)이 1월 26일 언론간담회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5대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정유철 기자

먼저 김 원장은 “한국영화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 제53조(국가등록문화재의 등록)’에 근거하여 지정문화재가 아닌 유형문화재, 기념물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것을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하여 관리한다.

이에 따라 영상자료원은 국가 등록문화재 추가 등재를 위해 보유 중인 한국고전 영화필름 중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1962년 이전 극영화 8편을 엄선하였다. ▲오발탄(유현목, 1961) ▲하녀(김기영, 1960) ▲성춘향(신상옥, 1961) ▲수업료(최인규, 방한준, 1940) ▲돈(김소동, 1958) ▲지옥화(신상옥, 1958) ▲마부(강대진, 1961) ▲낙동강(전창근, 1952) 등 관할 시 파주시청에 국가등록문화재 등재 신청을 완료하였다. 영상자료원은 등록문화재 제488호 <청춘의 십자로>(1934, 안정화) 등 8편을 기 지정하여 등록문화재로 관리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번 8편의 추가 등재를 통하여 문화유산으로서의 한국영화에 대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미래 세대에 원형을 온전히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영상자료원. 사진 정유철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영상자료원. 사진 정유철 기자

영상자료원은 또 한국영화 전문가 240인이 참가한 한국영화 100선을 선정한다. 영상자료원이 1934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되고 개봉한 한국영화 중 장편 영화를 대상으로 학계·언론계부터 창작·산업계까지 선정위원 240명이 뽑은 전체 100선을 발표한다. 영상자료원은 영화계 인력으로부터, 사회 문화적으로 의미 있고 장르적,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 10편을 무순위로 추천받고 이에 대한 코멘트를 조사하고 취합하였다. 100편 중 상위 10편은 득표수대로, 나머지 90편은 제작연도순으로 목록화하였다. 

김 원장은 “2006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된 이번 한국영화 100선은 역대 가장 많은 선정위원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2024년과 2014년의 100선을 비교했을 때 목록에 오른 작품들이 이전 조사와 달라졌기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라면서 “특히 이번 선정에서는 고전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시각을 확보하고 창작자와 산업계의 관점까지 반영하기 위해 연구자, 비평가, 프로그래머 등을 포함한 영화를 ‘보는 사람’ 171명이 뽑은 100선, 그리고 감독, 촬영감독, 프로듀서, 배급 및 극장 종사자 등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뽑은 100선도 개별로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한국영화 100선은 온·오프라인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영상자료원은 고전영화 디지털 복원작 해외 특별전 ‘50-50 패키지’를 추진한다. 2024년 영상자료원 기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1950년대 한국영화 복원작 7편을 해외 영화제 및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50/50 패키지’를 준비하였다. 저작권 시효가 만료된 작품을 선정하여, 비용 부담 없이 한국고전영화 명작을 체험하도록 한다.

이번 해외 특별전 영화목록에 포함된 작품은 6.25전쟁 중 제작된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전체 분량이 현존하는 <낙동강>(전창근, 1952)을 포함하여, 반공 휴머니즘 대표작 <피아골>(이강천, 1955), 우리나라 첫 여성감독인 박남옥 연출작 <미망인>(박남옥, 1955)이 선정됐다. 또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해외 영화제 수상작 <시집가는 날>(이병일, 1956), 한국 서구화 현상을 여성의 관점에서 표현한 <자유부인>(한형모, 1956), 신상옥 감독과 최은희 배우의 초기 성공작 <지옥화>(신상옥, 1958), 그리고 당대 농촌의 실상을 포착한 <돈>(김소동, 1958) 등도 해외 특별전 영화목록에 포함되었다.

이어 김 원장은 “동아시아 필름 아카이브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필름을 비롯한 레거시 미디어들을 보존, 복원하여 현세대 및 후대의 인류에게 전승하기 위해 존재하는 영상 아카이브는 어떤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OTT와 AI 혁명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영상자료원은 동아시아 필름 아카이브의 전문가들과 함께 시네마테크 운동 컬렉션을 비롯한 지난 반세기의 활동을 복기하고 온라인 활용 등 현안을 종합적으로 점검, 공유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올해 10월~12월 중에 개최한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영상자료원이 동아시아 대표 영상 아카이브 4개 처의 참여를 타진하고 있으며, 50주년을 기념한 기관 차원의 행사가 될 이번 콘퍼런스는 총 2일의 일정으로 계획하고 있다”라면서 “발제와 논의 외에 각 아카이브의 영상을 상영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상자료원은 한국영화 도약의 밑거름이 된 ‘시네마테크 운동’의 역사를 되짚는 컬렉션을 올해 4분기 중에 공개한다.

영상자료원은 동시대 한국영화 성장의 동력 중 하나로서 각 지역 시네마테크 단체의 활동에 주목하고, 2022년부터 체계적인 수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영상자료원은 캠페인 중간 결산의 하나로 각종 시네마테크 활동 자료들의 일부를 정리, 컬렉션으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