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드는 단풍과 함께 가을의 깊어가는 정취를 전통 공연으로 깊게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11월 10일과 11일, 24일과 25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2023 명인오마주-박해일, 성금연」편을 진행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또 11월을 맞아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와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를 전국 각지에서 개최한다. 궁능유적본부는 가을 정취를 가득 담은 궁궐과 조선왕릉을 적기에 즐길 수 있도록 가을 단풍 시기에 맞춰 ‘조선왕릉 숲길’ 8개소에서 각종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탄생 100주년 맞은 발탈·가야금산조 명인, 공연으로 만난다

‘명인 오마주’ 포스터[이미지 문화재청]
‘명인 오마주’ 포스터[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11월 10일과 11일, 24일과 25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전북 전주시)에서 「2023 명인오마주-박해일, 성금연」편을 진행한다.

「명인오마주」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고(作故) 명인의 삶과 예술을 회고하는 공연으로, 명인에게 기·예능을 전수받은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헌정 공연을 통해 명인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예술세계의 발자취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올해는 ‘발탈’ 보유자 박해일(1923-2007)과 ‘가야금산조 및 병창’ 명인 성금연(1923-1986)을 회고하는 무대가 준비된다.

먼저, 10일과 11일 오후 7시 30분에는 「명인오마주-박해일」편이 열린다. 박해일 명인은 서울 출생으로, 초대 ‘발탈’ 보유자인 조하소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아 재담꾼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발탈’ 복원에 참여했으며, 1996년 보유자로 인정받았고 2007년 작고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명인의 생전 기록영상과 구술자료, 사진, 음원 등을 토대로 한평생 발탈의 복원과 전승에 힘썼던 명인의 삶을 연극과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박해일 명인과 동시대에 활동했던 발탈 보유자 박정임과 조영숙이 출연해 제자들과 함께 박해일 명인의 삶과 발탈의 역사를 더욱 생생히 보여줄 예정이다.

이어서 24일과 25일 오후 4시에는 「명인오마주-성금연」편이 개최된다. 성금연 명인은 ‘성금연류가야금산조’ 유파를 형성하고 「새가락별곡」, 「춘몽」, 「향수」 등을 작곡했다. 또한 국악예술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최초로 전통음악을 오선보로 기록한 『가야금산조악보』를 출간했고, 12현 가야금을 개량한 15현 가야금을 고안하는 등 폭넓은 예술적 기량을 지녔다.

이번 공연은 성금연의 딸 지성자(전라북도 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보유자)를 포함한 직계 자손과 그의 예술정신을 이어가고자 하는 보존회 회원들이 함께 모여 화합의 장을 이룰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윤중강 음악평론가가 진행을 맡아 풍성한 해설을 더한다.

공연은 무료이며, 공연 10일 전부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예약할 수 있다. 또한, 각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 유튜브에서도 실시간 감상할 수 있다.

11월, 국가무형유산과 함께 물드는 단풍빛 가을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문재숙 보유자 공연[이미지 문화재청]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문재숙 보유자 공연[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가을이 한창 물든 11월을 맞아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와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를 전국 각지에서 개최한다.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는 무형유산의 대중화와 보전·전승 활성화를 위해 전승자들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행사이다. 11월에는 서울, 경기, 전북, 경남 등지에서 6건의 공연과 전시가 펼쳐진다.

먼저 공연으로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가야금산조 및 병창」(문재숙, 11.2./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과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고자 행해졌던 △「서울새남굿」(11.8./ 서울 민속극장 풍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전북 익산에서는 거문고, 가야금 등 전통악기들이 빚어내는 흥겨움을 맛볼 수 있는 △「이리향제줄풍류」(11.4.), 경남 합천에서는 불상 내부나 불화 틀 안에 사리와 오곡 등 불교와 관련한 물목(物目)을 봉안하는 엄숙한 의식인 △「불복장작법」(11.18.) 행사가 열린다. 

그리고 전시 및 시연 행사로는 경상남도에서 궁중 잔치에서 쓰인 꽃장식인 △「궁중채화」(황을순, 11.8.~ 11.10./ 경상남도 양산시) 행사와 달군 인두로 대나무 표면을 지져 그림이나 문양 등을 새기는 △「낙죽장」(김기찬, 11.15.~11.30./ 경상남도 하동군) 행사가 열려 우리 전통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승자 주관 기획행사>는 국민이 무형유산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전승자가 자유롭게 기획한 공연과 전시행사로, 11월에는 전국에서 총 12건이 펼쳐진다.

세부행사로는 민속극장 풍류(서울 강남구)에서 황해도와 평안도 등 서도지방에서 전승되는 민요와 잡가인 △「서도소리」(김광숙, 11.11.)와 △「판소리」(김일구·김영자, 11.18.)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그밖에 서울, 경기, 충남, 경북, 경남, 전남 등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가을 단풍’ 절정 속 한시 개방 왕릉 숲길과 궁궐 문화행사

덕수궁 연못 전경[이미지 문화재청]
덕수궁 연못 전경[이미지 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가을 정취를 가득 담은 궁궐과 조선왕릉을 적기에 즐길 수 있도록 가을 단풍 시기에 맞춰 각종 문화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11월 30일까지 한시 개방 중인 ‘조선왕릉 숲길’ 8개소에서는 평소 방문할 수 없었던 왕릉의 숲길을 거닐며 이색적인 가을의 단풍을 만나보길 추천한다.

또한, 단풍 가득한 가을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행사로 △동구릉에서는 왕릉 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을 억새를 관람할 수 있는 「건원릉 억새 절정기 능침 특별개방」 △사회적 배려대상자, 소방관, 사회복지사 등을 초청한 「창덕궁 후원 왕의 숲길 걷기 행사」(11.1-3.) △매주 토요일 창경궁에서 열리는「궁중무용 공연」이 진행된다. 자세한 행사 내용과 참여 방법은 해당 기관의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 문의로 안내받을 수 있다.

문화재청이 한국문화재재단과 협업해 11월 중에 직접 현장 방문을 하지 않더라도 실시간으로 왕릉의 단풍을 즐길 수 있도록  ‘왕릉의 숲길’ 생중계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대상지 선정을 위해 ‘온국민소통’ 누리집에서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하는 왕릉 숲길에 대해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해 남양주 광릉, 서울 태릉과 강릉, 고양 서오릉을 최종 선정했으며, 생중계는 11월 2일, 3일, 6일 등 총 3일에 걸쳐 매일 1개소씩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문화유산채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송출될 예정이며, 다시보기도 가능하다. 

국립창극단 11월 ‘완창판소리 – 정순임의 흥보가’

‘완창판소리 – 정순임의 흥보가’ 포스터[이미지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 정순임의 흥보가’ 포스터[이미지 국립극장]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정순임의 흥보가>를 오는 11월 1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이자 여든을 넘긴 관록의 정순임 명창이 깊은 공력의 소리로 박록주제 ‘흥보가’를 들려준다. 

1942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정순임 명창은 판소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집안의 계보를 이어 온 인물이다. 고종의 교지를 받은 어전(御前) 명창 큰 외조부 장판개와 ‘8잡가꾼’으로 불릴 만큼 기예가 출중했던 외조부 장도순을 시작으로, 외숙부 장영찬 명창과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이 계보를 이은 정순임 명창의 가문은 지난 2007년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 1호로 지정됐다. 

판소리 명창이자, 가야금·거문고·아쟁 등의 기악을 비롯해 춤에도 능했던 예인 장월중선 아래서 태어난 정 명창은 1950년대에는 임춘앵의 국악단 공연에 매료되어 소리를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단체에 입단하기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소리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지난 1985년 남도예술제 판소리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지역 내 판소리 전승에 힘쓰고 후학을 양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가 됐으며, 2020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정순임 명창이 들려줄 판소리 ‘흥보가’는 사설이 우화적이고 익살스러운 대목과 아니리가 돋보이는 ‘흥보가’는 소리뿐만 아니라 아니리, 발림 등 판소리의 3박자를 두루 갖춘 소리꾼만이 제대로 부를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중에서도 박록주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로 이어진 것으로, 섬세하게 다듬어진 간결한 사설, 기품 있고 점잖은 소리가 특징이다.

명창의 관록과 깊은 소리가 돋보일 이번 무대에는 조용복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위원과 제31회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에서 대상을 받은 장보영과 조용복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위원이 고수로 함께한다. 여기에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이 해설·사회를 맡아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