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원장 김재환)이 5월 10일(수) 한국 현대미술작가 5인전 《유동하는 상상(Liquid Imagination)》을 개막한다. 한·EU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열리는 이번 전시에 유럽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황석봉, 김현식, 송경아, 권죽희, 김민우 작가 참여했다. 서예를 기반으로 한 작품부터 북아트, 일러스트 등 각기 다양한 기법의 예술적 실험을 선보인다.

황석봉, Nakji©Sukbong Hwang.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황석봉, Nakji©Sukbong Hwang.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황석봉 작가는 한국 전통 서예를 기반으로 현대적 서화를 추구한다. 서실에서 작업하는 전통 방식을 벗어나 야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작품의 재료로 자동차 보닛, 마네킹, 버려진 골판지 등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미술적 실험을 보여준다. 이번에 전시되는 ‘낙지(樂之)’는 마치 춤을 추듯 자유로운 낙지의 움직임 속 에너지를 서예로 표현했다.

김현식, Hyunsik Kim-Who likes Aqua Blue©Lee-Bauwens Gallery.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김현식, Hyunsik Kim-Who likes Aqua Blue©Lee-Bauwens Gallery.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김현식 작가는 다양한 색의 이미지를 재료 레진을 통해 구현한다. 얼핏 보면 강렬한 색감의 단색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칼로 수차례 레진을 긁어 자국을 내고, 그 위를 에폭시(투명한 코팅제의 일종)로 덮은, 엄청난 무게와 두께의 조각 작품에 가깝다. 작가는‘반복’적 긁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수많은 긁힘 속 미세한 ‘차이’를 구현했다.

송경아, Memory Fragment (Monsanto)©Keong-A Song.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송경아, Memory Fragment (Monsanto)©Keong-A Song.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룩셈부르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송경아 작가는 문화, 사회문제, 일상 등을 일러스트 속에 녹여낸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지인이 등장하기도 하는 일러스트 속 세상을 송 작가는 ‘야생’이라 부른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역시 실제 여러 장소를 방문하며 얻은 영감을 통해 이루어졌다.

권죽희, 무제, Untiltled-Jukhee Kwon©Lee-Bauwens Gallery.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권죽희, 무제, Untiltled-Jukhee Kwon©Lee-Bauwens Gallery. 이미지 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

권죽희 작가는 버려지거나 오래되어 헤진 책을 이용한다. 종이 한 장 한 장을 가위로 오리거나 찢고, 접으며, 버려지기 직전의 낡은 책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은 작가의 행위를 통해 종이로 된 새집이 되고, 종이꽃이 된다. 권 작가는 책의 모양을 분해하고 파괴함으로써 책이 가진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미학적 형태로 재탄생한다.

김민우, 번들, Bundle©Woo Kim. 이미지 벨기에유럽한국문화원
김민우, 번들, Bundle©Woo Kim. 이미지 벨기에유럽한국문화원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김민우 작가는 자연을 관찰하여 모티브를 얻는다. 작가에게 자연 속 사물은 마치 분자로 구성된 형태로 인식된다. 김 작가는 이처럼 자신이 포착하는 유동하는 자연을‘덩어리’라 지칭한다. 작가가 관찰하는 덩어리의 움직임들을 캔버스에 옮겨 표현했다. 고정된 형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덩어리’는 작가의 상상력을 거쳐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표현된다.

이번 전시는 현지에서 활발히 한국 미술을 알리는 리-보웬스 갤러리(lee-bauwens gallery)와 협력으로 개최된다. 5월 10일 문화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황석봉, 송경아, 권죽희, 김민우 작가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전시는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김재환 문화원장은“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의 작품 속에 특유의 상상력과 역동성을 보여준다”라며“한국과 유럽 간 미술을 통한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