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미디어숲, 2023), 이 책은 너무나도 복잡다단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감기처럼 한 번쯤 겪어봤음직한 심리적 질병을 조명한다. ‘내 마음 나도 모른다’고 느낄 때 그 심연 깊은 곳에 있는 것 말이다.

응용심리학박사인 저자는 심리적 질병을 잠재의식, 우울증, 수면장애, 최면, 죽음 다섯 가지로 살펴본다. 어떻게 보면 익숙하지 않은 주제이지만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여 마치 상담을 하듯 하여 이해하기 쉽다. 

야오야오 지음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이미지 미디어숲
야오야오 지음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이미지 미디어숲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를 의식, 전의식(前意識), 잠재의식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세 가지 의식을 비율로 따진다면 의식과 전의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5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95퍼센트가 모두 잠재의식이다.

이렇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깊은 곳에 있어 잠재의식을 잘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잠재의식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이를 안다면 나를 좀더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다. 지금의 나를 보면 된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은 내 이름, 직업, 옷차림, 부모나 이웃, 혹은 우리가 몰고 다니는 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잠재의식’”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개개인의 삶의 모습이 모두 잠재의식”이라고 한다.

특히 말실수를 하거나 지각하거나 물건을 깨뜨리는 등의 작은 실수와 같이 실수를 부르는 결정적 단서와 그 다양성은 모두 ‘잠재의식의 표현’이라고 하니 자신의 행동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내 안에 깃든 잠재의식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심리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잠재의식이 없다면 인간은 존재할 수도 살아있을 수 없다. 그만큼 잠재의식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의식도 잠재의식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즉 “의식이 기댈 곳은 잠재의식의 활동뿐인데, 잠재의식이 없으면 아예 아무것도 의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잠재의식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상당 부분 내 책임이다. 우리의 의식은 마주하고 싶지 않거나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잠재의식으로 모두 ‘이양’한다. 이렇게 잠재의식 속에 ‘암울한 것’이 너무 많이 쌓이면 동요가 심해져서 의식의 영역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데 그 영향으로 여러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적 질병이 표출된다.

반대로 잠재의식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며 인간이 초인적인 깨달음과 통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끊임없이 신경을 집중하며 진행하는 일들은 그 사람의 대뇌 속 잠재의식에 그대로 입력된다. 그러다가 꿈을 꾸는 것처럼 자신이 주의하지 못하는 사이에 잠재의식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정신이 맑고 또렷할 때도 잠재의식을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다. 바로 ‘암시’다. 암시의 효과를 확인한 것이 ‘피그말리온 효과’이다. 긍정적인 암시를 주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점을 보면 잠재의식을 좀 더 잘 알고 이를 활용하면 삶이 더욱 행복해지지 않을까?

또한 저자는 의식과 잠재의식을 비교해보면 이런 차이를 설명했다. 1. 잠재의식은 복합 시스템이고 의식은 단일 시스템이다. 2. 잠재의식은 ‘곧바로 해결’하고, 의식은 ‘사후 다시 처리’한다. 3. 잠재의식은 ‘순간적으로 주목’하고, 의식은 ‘장기적으로 고려’한다. 4. 잠재의식은 ‘자동으로’ 막고, 의식은 ‘수동으로’ 막는다. 이런 차이를 이해한다면 나도 알 수 없는 내 실수와 행동을 이해하고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마음의 심리법칙과 관련하여 ‘죽음’을 다루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인간은 누구나 죽지만, 죽음을 두려워한다. 저자는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인간의 고통은 어디나 존재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죽음을 직시해야 한다. 아무리 잘나고 똑똑한 사람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이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고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지금, 여기서, 우리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자고 강조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다음 1초가 인생의 마지막 1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진짜로 죽음이 찾아와 그 끔찍한 실체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만약 평생토록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기 싫다면, 또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인생에서 후회스러웠던 일들을 떠올리기 싫다면 무엇을 더 기다리는가?

지금 바로 여기, 이곳, 그리고 당신의 삶을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