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위안 지음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1"  사진 정유철 기자
천위안 지음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1" 사진 정유철 기자

중국 삼국시대 유비가 제갈량(諸葛亮, 자 공명, 181~234)을 얻기 위해 세 번이나 제갈량이 은거한 융중으로 찾아간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유명한 ‘삼고초려(三顧草廬)’이다.

그런데 이 삼고초려가 제갈량의 치밀한 전략이었다면? 제갈량은 어떻게 유비가 세 번이나 자신을 찾아오게 했는가? 유비는 왜 융중의 초가에 사는 백면서생을 세 번이나 찾아갔는가? 당시 제갈량은 8척 장신으로 용모가 준수하고 학문으로 명망이 높았다. 그러나 아직 능력이 검증된 바 없었다. 융중의 초가에 은거한 27세로 젊은이로 경험이 적었다. 그런 인물을 인재라 추천받고 유비가 세 번이나 찾아간 것이다. 아무리 쓸만한 인재가 부족한 처지이고 믿을만한 이들이 천거했지만, 능력이 검증 안 된 젊은이를 이렇게까지 찾아간 것은 생각해보면 매우 드문 일이다. 삼고초려는 제갈량 한 사람으로 끝나니 말이다. 유비의 행동을 옆에서 본 관우와 장비의 불만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은가?

이에 대한 해답이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1》(천위안 지음, 정주은 옮김, 리드리드출판, 2023)에 있다. 이 책은 진수가 쓴 사서 《삼국지》가운데 <촉서(蜀書)> ‘제갈량전’의 기록을 심리학의 눈으로 해석한 내용이다. 제갈량이 출사하여 사망하기까지 일생을 심리학으로 분석하여 풀어낸다. 간단히 말하자면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심리학으로 제갈량의 삶을 풀어본 것이다. 현대 심리학을 지렛대로 제갈량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1》은 제갈량의 출사에서 첫 전투에서 대승, 조조의 100만 대군에 밀려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오나라와 동맹, 형주와 형양성 확보, 주유의 죽음과 제갈량의 문상까지를 다룬다.

저마다 일을 도모하지만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성공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실패는 또한 무엇때문인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움직이게 만든다면 성공하게 될 것이다.  제갈량은 이런 방면에 특출난 대가였다. 위기에 처해서도 이를 활용하여 기회를 만들었다. 이러한 점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1》은 재미있고 유익하다. <촉서> ‘제갈량전’에 있는 많은 빈틈을 채워준다. 또한 각각의 상황에서 서로 하는 말과 행동을 심리학 지식을 가져와 설명하니 그 허실이 잘 드러난다.

어려울 수도 있는 심리학 용어와 이론을 제갈량을 비롯한 삼국시대 인물들의 말과 행동으로 설명하여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단숨에 읽힌다.

다시 삼고초려로 돌아가면 그때 제갈량이 구사한 것이 “심드렁한 판매자‘ 전략, ’후광효과‘ 등이다. 이에 말려든 유비의 행동은 ‘지각의 선택성‘, ’착각상관‘, ’투자의 함정‘ 등으로 설명된다.

이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1》를 통해 천하의 기재가 영웅을 상대하여 펼친 심리전을 배울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