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부문 차세대 예술가 선정자 최해인 작/연출의 연극 〈슌코덴〉이 12월 29일부터 소극장 씨어터 쿰 무대에 오른다.

연극 〈슌코덴〉은 1938년 일본과 조선에서 공연된 연극 <슌코덴(춘향전)>이 모티브가 된 작품이다. ‘슌코덴’은 ‘춘향전’을 일본어로 음독한 것이다.

김재석의 논문 “동양적 헤로인(heroine)의 창출-<春香傳>과 1930년대 동아시아 연극”에 따르면 일본의 신쿄게키단(新協劇団)은 1938년 3월 23일부터 츠키지쇼게키죠(築地小劇場)에서 <슌코덴>(春香傳) 공연을 시작하였다. 조선에서 인기 높은 춘향의 이야기를 가부키 연기술로 무대화한 이 특별한 신극 공연은 일본에 큰 화제가 되어 순회공연에 들어갔고 이어 조선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연극 '슌코덴' 공연 포스터  [포스터 바람엔터테인먼트]
연극 '슌코덴' 공연 포스터 [포스터 바람엔터테인먼트]

<슌코덴(춘향전)>의 공연 기획과 연출은 무라야마 토모요시(村山知義)가 담당하였는데 그는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였으므로 장혁주에게 「춘향전」의 각색을 의뢰하였다. 각색된 <슌코덴(춘향전)>은 1938년 3월호 《신쵸(新潮)》에 게재되었으며 개막에 맞추어 단행본 《슌코덴》으로도 간행되었다. 신쿄게키단의 공연은 개작 대본에서 한 장이 빠진 6막 11장으로 이루어졌다.

최해인 작/연출은 “친일파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자료를 찾다가 소설가 장혁주를 알게 됐고, 1938년 공연된 연극 <슌코덴(춘향전)>을 가부키식으로 연출한 무라야마 토모요시를 조사하다가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인 ‘아버지의 부재’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연극 <슌코덴>는 표면적으로는 연극을 만들면서 일어난 일들을 그리고 있지만, 내면에는 작품에 참여한 일본과 조선의 젋은 예술가들의 삶과 내면의 욕망 등을 담고 있다.

천황제를 벗어나고 싶은 일본인과 천황제에 속하고 싶은 조선인의 이야기를 풀어냄으로써 인간이 갖고 있는 강렬한 욕망과 그 욕망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지려고 할수록 멀어지는 욕망을 쫒는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관객에게 본인이 갖고자 하는 욕망은 무엇이며 그것을 얼마나 숨기고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게 한다.

이어 최해인 작/연출은 “일제강점기나 친일을 미화하는 작품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누어서 보는 것을 넘어서서, 너무 가까이 있어서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를 볼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2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연극분야 연구생 최해인 연출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주최하는 <차세대 열전 2022!>공연예술 분야 연극 부문 차세대 예술가로 선정되어 관객과 만났다.

연극 <슌코덴>은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출연배우 심효민, 임지형, 이아흰, 윤수빈, 박시안.

제작에는 드라마터그 김지수, 조연출 음향 서진희, 무대디자이너 송지인, 조명디자이너 윤혜린, 사진 촬영 공간에의미, 그래픽 조승훈, 홍보 최연서·바람엔터테인먼트, 일본어 지도 로쿠·이노우에 치에가 참여했다.

연극 <슌코덴>은 2023년 1월 8일까지 소극장 씨어터 쿰(서울 종로구 헤화동 창경궁로253-7)에서 관람할 수 있다. 공연 시간은 평일 7시 30분, 주말 3시(2023년 1월02일 공연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