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담배꽁초가 새로운 자원으로서 조명받고 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거리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담배꽁초가 새로운 자원으로서 조명받고 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도시 미관을 해치고 하천 및 해양으로 유입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주원인이 되는 담배꽁초가 친환경적인 녹색 공정을 거쳐 재활용되는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는 물, 합성세제 없이 중성용제를 사용해 새로운 무독성 원료로 만들어 담배꽁초가 패딩 재킷이나 건물 단열재, 테이블, 의자 등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최근 인도에서도 봉제 인형, 베개 충전재, 모기 퇴치제를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도 담배꽁초 수거‧재활용 체계를 갖추어 쾌적한 생활환경과 국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도전이 본격화된다.

지난 15일 한국환경공단과 지구시민연합, 한국흡연문화개선환경협회 등 총 8개 단체는 담배꽁초 수거 재활용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지난 15일 한국환경공단과 지구시민연합, 한국흡연문화개선환경협회 등 총 8개 단체는 담배꽁초 수거 재활용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15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지구시민연합,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한국흡연문화개선환경협회, 강남구청, 공항철도, 에코씨오, 동양환경 등과 담배꽁초 재활용 시범사업 MOU를 체결했다.

MOU를 체결한 기관들은 버려진 담배꽁초 필터 재활용 과정에서 분야별로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환경공단은 담배꽁초의 효율적인 수거와 재활용을 위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에 주력하며, 지구시민연합과 한국흡연문화개선환경협회, 강남구청, 공항철도는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와 담배꽁초 수집에 협력하며,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한다. 또한, 에코씨오와 동양환경은 배출장소 추적 및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운반 및 재활용을 위한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을 맡게 된다.

15일 협약식에 참여한 8개 기관 참석자 69명은 서울역 광장에서 담배꽁초 수거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15일 협약식에 참여한 8개 기관 참석자 69명은 서울역 광장에서 담배꽁초 수거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담배꽁초 시범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접근이 편리한 담배꽁초 수거함 설치뿐 아니라 흡연자가 담배꽁초 파우치를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들여 담배를 피우고 필터를 스스로 수거하는 실천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참여단체 중 지구시민연합 김미경 처장은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 배변 봉투를 지참하는 것이 상식이 되었듯 담배꽁초 파우치 지참이 상식이 될 수 있도록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자 한다”라며 “길거리에서 직접 수거 활동을 펼쳐 모아진 담배꽁초를 재활용 기념품으로 제작하는 원 사이클(One Cycle)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미경 처장은 “지난 6월부터 전국 22개 지부를 통해 ‘담배꽁초 어택 플로깅’을 전개해 담배꽁초 50kg을 수거한 바 있다. 길거리에 무단투기된 담배꽁초는 빗물에 쓸려 내려가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해양생물과 인간의 몸으로 다시 돌아온다. 게다가 장마철 빗물받이의 기능을 막아 침수피해를 일으키고 있다”라며 “이러한 담배꽁초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담배꽁초가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실천할 수 있도록 인식개선 캠페인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을 마친 8개 기관 참석자 69명은 당일 서울역 광장에서 담배꽁초 수거 캠페인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