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합문, 156X54 가변 크기,  종이에 먹, 문고리 2020. [사진 갤러리그림손]
분-합문, 156X54 가변 크기, 종이에 먹, 문고리 2020. [사진 갤러리그림손]

김혜리 작가는 다양한 전통 개념의 차용과 전혀 다른 이질적인 내용을 결합하여 새로운 형식과 의미의 결합체를 만든다. 작품 '곤'에서 보듯 대개 곡식이나 음식을 보관하는 항아리에 넣은 것은 ‘고서’이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고서라서 항아리에 넣어 보관하는 것인지, 더는 보지 않지만 보관해야 해서 항아리에 저장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고서'라지만 항아리에 보관하는 예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작가의 작품에서 한 권의 그림책으로 모아진 화첩과 수직 수평으로 여닫는 한옥 문인 분합문, 옥좌나 불좌 위에(천장) 그려진 이상세계인 닫집 형식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옛것을 통한 시점과 현대의 시점의 간극(불일치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곤, 40X40X30cm,  항아리, 고서, 영상, 2022   [사진 갤러리그림손]
곤, 40X40X30cm, 항아리, 고서, 영상, 2022 [사진 갤러리그림손]

낯익은 수묵화 기법인데, 수묵화에서 익히 보던 그림이 아니어서 새롭다.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그림손(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11월 9일(수)부터 15일(화)까지 7일간 <김혜리 개인전: Plot 플롯>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 '플롯plot'은 문학작품에서 형상화를 위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유기적으로 배열하거나 서술하는 의미로써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의미를 살려 보여주고자 한다.

I2-4FO, 105X540cm, 종이에 먹, 목재,  2020  [사진 갤러리그림손]
I2-4FO, 105X540cm, 종이에 먹, 목재, 2020 [사진 갤러리그림손]

대상에 대한 심상과 사유의 작업원리를 통하여 병치와 혼합, 배치의 메커니즘mechanism으로 작품을 표현하며 자유연상기법에 의한 비시각적 심리서술로 서술의 각도를 자유롭게 다각적으로 그려 의식의 흐름이 인지 상태와 몰인지 상태로 존재함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