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이 아니고 골반저? 그렇다. 골반저다. 골반저가 생소하고 뭔지 모르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알아야 한다. 특히 여성이라면. 골반저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 생리통, 요실금, 변비, 골반통, 장기 탈출증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질 근육 강화 운동 코치(Vagina Coach)’이자 골반저 기능 회복 운동을 연구하는 킴 보프니의 책 《골반저에 답이 있다》(윤혜영 옮김, 한문화, 2022)는 대부분의 여성 질환을 치료하는 해답이 ‘골반저’에 있음을 알리고, 골반저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킴 보프니 지음 "골반저에 답이 있다" 입체 표지  [사진 정유철 기자]
킴 보프니 지음 "골반저에 답이 있다" 입체 표지 [사진 정유철 기자]

먼저 우리 몸에서 골반저는 어디를 말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보자. 골반저는 골반 앞쪽의 두덩결합(치골결합)에 연결되는 세 개의 근육층과 골반 뒤쪽의 꼬리뼈(엉치뼈 아래로 달린 척추의 맨 아랫부분), 골반의 양쪽 아랫부분을 구성하는 두 개의 궁둥뼈로 이뤄져 있다. 골반저의 주요 기능으로는 체액과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는 기능과 골반 내부 장기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골반저는 골반강을 가로지르는 해먹 모양의 탄력 있는 근육을 형성하며, 방출해도 되는 순간 혹은 방출을 원하는 순간까지 체액이 방출되지 않도록 골반 내부 장기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골반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골반 통증이나 불편감, 긴장감, 변비, 요실금, 요통, 골반 장기 탈출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제 골반저 장애의 원인을 알아보자. 평소의 자세가 골반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수록 골반이 정상적인 기울기에서 벗어나 후방으로 기울어지고 허리 요추 커브가 손상되어 하부 요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현상은 호흡 깊이와 골반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골반이 후방으로 기울어져 엉덩이를 조이면 골반 통증을 유발하고, ‘과긴장성 골반저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

골반저 장애 증상이 유난히 많이 발생한다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았던 것이 원인일 수 있다.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여성성 질환인 요실금의 원인이 될 위험성이 크다.

호르몬의 변화로 골반저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이 골반저 통증의 원인이 된다. 흔한 질병인 변비는 골반저에 반복적으로 물리적인 압력을 가해 골반기저근의 긴장도가 매우 높아질 위험을 증가시킨다. 골반기저근의 긴장도가 너무 높으면 골반 내부 장기에 하향 압력을 가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골반 장기 탈출증과 치질, 항문 열상, 직장탈출증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임신과 출산이 골반저 장애를 일으키는 위험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의학계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골반저 장애는 이렇게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골반저 장애가 중요한 것은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골반저 장애에 시달리는 100명이 넘는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골반저 장애와 우울증 사이에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존재했다.

골반저 건강은 삶의 모든 측면과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골반저의 상태에 따라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 만큼 크나큰 좌절감에 휩싸일 수도 있다. 더구나 골반저 장애를 혼자 참고 견디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의사가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다시 한번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런 고통을 잘 아는 저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가볍게 실천하는 ‘골반저를 강화하는 관리 노하우’를 자세히 소개한다. 저자는 골반기저근 운동을 매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골반기저근 운동을 하루에 3회정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고, 혹시 골반저 장애를 겪고 있다면 하루 최대 6회까지 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록으로 제공한 골반저기저근을 강화하는 운동법, 우리 몸의 핵심 근육 바로 알기, 세계적인 골반저 전문가들의 조언은 골반저에 관심을 갖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골반 통증이나 불편감, 긴장감, 변비, 요실금, 요통, 골반 장기 탈출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골반저에 관심을 갖고 의사와 상담하고 골반저 장애 증상을 완화하고 극복하는 운동을 시작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