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항쟁기에 활동했던 소설가 현진건(1900~1943)의 단편소설들이 연극으로 제작되어 공연된다.

창작집단 아라가 정기 공연으로 현진건의 소설들을 토대로 제작한 연극 ’체험, 삶의 현장‘을 7월 20일부터 31일까지 홍대 산울림 소극장에서 무대에 올린다.

[이미지 창작집단 아라]
[이미지 창작집단 아라]

체험, 삶의 현장‘은 20세기 초를 살아가는 다양한 직업군을 다룬 현진건의 단편들을 엮은 작품이다. 현진건은 신문기자로 일하며 접하는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창작한 그의 작품에는 해학과 현실의 꿉꿉함이 그대로 담겨 있다. 사실주의 문학을 개척하고 우리나라 근대 단편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이다. 대표작으로 단편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할머니의 죽음」, 「운수좋은 날」, 「불」, 「B사감과 러브레타」, 「사립정신병원장」, 「고향」과 장편 「적도」, 「무영탑」 등이 있다.

여자 구경하러 음악회를 가는 상춘과 학수(까막잡기)

남자를 혐오하지만 사랑하는 B사감(B사감과 러브레터)

이별 선물로 새 여자친구를 소개해준다는 애인(연애의 청산)

사회라는 술독에 빠져버린 남편(술 권하는 사회)

연극은 작품을 배치하는 순서를 통해 다른 단편이지만 한 인물의 성장으로 보이고 세대가 고민하는 지점이 다르기에, 전 세대를 아울러 진행되는 과정을 바라보고자 한다.

또한,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직무를 수행하고 경험하며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던 동명의 TV프로그램 '체험 삶의 현장'처럼 생소하게 느껴지는 100년 전의 다양한 직업군,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변하지 않는 삶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선택에 직면한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상황이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허무함과 동시에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소박하지만 중요한 삶의 가치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전한다.

이 공연은 2022 산울림 고전극장 선정작으로 극단 산울림이 기획하고 주최하는 페스티벌에 선정됐다.

각색과 연출은 2020년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아주 희미한 빛으로‘ 연출상을 수상한 정우성 연출이 맡았다. 또한, 무대디자이너 shine-od, 작곡가 공한식 등 젊은 창작자들이 함께한다.

창작집단 아라는 사라진 이상향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자신의 성장 과정을 목격하는 연극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시작으로 2020년에 창단했다. 창단 후 자신의 본성을 직시하고 그것이 뚜렷하게 발현되는 청소년 시기의 기질과 행태에 집중해 무대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제20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에서 연출상을 수상하였고 주요 작품으로 ‘어른:동화’ , ‘나.나.KING받네’, ‘물속에 잠긴 시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