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0년 전에 태어난 동서양의 두 천재, 조선시대 관찰사를 지낸 실학자 서유구(1763~1845)와 동시대 거장 독일의 작곡가 루드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수원에 있는 경기아트센터 갤러리는 풍석문화재단 주최로 '조선관찰사, 베토벤을 초대하다'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실학을 대표하는 학자 서유구와 유럽 계몽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 베토벤을 통해 18세기 조선과 유럽의 문화, 아트, 요리, 철학과 실학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특별전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AI도슨트를 도입하여 QR코드를 통해 두 인물의 생애, 음악, 가족관계 등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AI 서유구와 AI 베토벤이 사실적인 표정으로 관람객의 질문에도 답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경기 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리는 '조선관찰사, 베토벤을 초대하다' 특별전 [사진=김경아 기자]

베토벤은 '악성樂聖'이라고 불리며 많은 음악인들에게 영감을 준 최고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다. 청력 손실로 큰 고통을 겪었지만, 예술을 향한 끝없는 열정과 불굴의 집념으로 교향곡을 비롯해 세기의 걸작이라 불리우는 수많은 불멸의 음악 작품들을 남겼다. 

베토벤의 초상화. 비엔나 베토벤박물관 소장 [사진=김경아 기자]
베토벤의 초상화. 비엔나 베토벤박물관 소장 [사진=김경아 기자]
전시회에서는 베토벤의 일생과 철학, 베토벤의 친필 악보 등을 볼 수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베토벤의 일생과 철학, 베토벤의 친필 악보 [사진=김경아 기자]

풍석楓石 서유구는 육조판서와 규장각 제학, 당상관 지위에 오르고, 전라도관찰사까지 지낸 실학자이다. 조선의 브리태니커라고 불리는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를 편찬하여 고달픈 백성들의 삶을 끌어올리려는 농업 혁명을 추구했다.

'임원경제지'는 총 113권으로 본리지(곡식농사 백과), 전공지(의류 백과), 정조지(음식 요리 백과), 인제지(의학 백과) 등 16분야, 28,000여 표제어, 252만자로 된 농촌경제 정책서로 전통문화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임원경제지'의 원본은 현재 오사카 부립대학 도서관에 초고본 1질이 남아있으며, 북한 평양의 인민대학습당에 정본 1질이 보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원경제연구소와 풍석문화재단이 오사카 부립대학의 초고본을 바탕으로 번역과 출판을 진행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풍석문화재단에서 간행한 '임원경제지' [사진=김경아 기자]

그 외에도 서유구가 직접 고안한 30칸짜리 쌀서랍 ‘일체계’, 조선 시대 무관들이 쓰던 전립에서 유래한 구이 도구 전립투, 조선시대 음식 문화를 알 수 있는 떡살, 소반, 국수틀 등을 볼 수 있다. 

전립투 [사진=김경아 기자]
전립투 [사진=김경아 기자]
국수틀 [사진=김경아 기자]
국수틀 [사진=김경아 기자]
[사진=김경아 기자]
풍석 서유구는 농업개혁을 통한 생산력 증대와 생활문화의 제도화, 표준화 등 민생을 개선하는데 삶을 바쳤다 [사진=김경아 기자]

'조선관찰사, 베토벤을 초대하다' 전시는 3월 1일(화)까지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