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과 BTS, 하지만 개천절을 기억하지 않는 나라
오징어게임과 BTS, 하지만 개천절을 기억하지 않는 나라
  •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 k-spirit@naver.com
  • 승인 2021-10-3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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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래혁 교수(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한국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 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북한 핵이 아닌 한국發 문화 콘텐츠 이슈가 전 세계 뉴스를 장식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으로 지구의 이동이 멈춘 지난 2년간, 한국은 더욱 빠른 스피드와 변화를 무기로 지구촌 미디어를 뒤엎어 버렸다. 이토록 빠르게 한 나라의 브랜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었을까 경이로울 정도이다.

장래혁 교수(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장래혁 교수(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팝송 영어 가사를 한글 발음으로 적으며 외우던 시절을 생각하면, 외국인들이 한글 가사를 거꾸로 자신들의 언어로 적는 지금을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지구상 가장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BTS는 한글로 노래를 부르고, 빌보드 차트에 한국 가수의 노래가 순위에 오르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기존의 틀에 머물렀다면, 지구에 감성 충격을 주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에서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멤버들은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장도 따지 못했을 것이다. 지구상 가장 유명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7명 중 6명은 50대 이상 세대가 상상하기 어려운 형태의 대학을 졸업했고, 일부는 재학 중이다.

대학 캠퍼스가 따로 없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르며 학위를 받는 ‘사이버대학교’이다. 한국은 20년 사이버대학 역사를 가진 원격학습의 강국이기도 하다.

미래교육의 흐름은 분명하다. 20세기 ‘똑똑한 뇌’를 만들고자 했던 교육의 방향이 21세기 ‘좋은 뇌’를 위한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 국제사회가 한국의 역량을 넘어 보이지 않는 영역에까지 주목하고 있는 이때, 지구와 인류사회에 공헌할 한국적 자산의 뿌리는 과연 무엇인가.

‘인공지능과 공존할 인류 첫 세대’라는 지구촌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역량이란 무엇일까. 지금 인류사회는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 혹은 방법’이라는 ‘교육(Education)’이란 기제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는 시점이다.

한민족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은 위대한 창조성을 가진 인간 뇌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하늘•땅•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天地人)’ 정신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의 철학이 본래 우리에게 있었음을 의미한다. 계발이 아닌 회복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오징어게임과 BTS가 지구촌에 감성충격을 주고 있어도, 한반도에서의 현실적 괴리감은 여전하다. 지난 개천절을 앞두고 한 청년단체가 대통령과 대선 주자 12명에게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하나요?”라는 공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각 대선 후보 캠프에도 공식질의를 하면서 언론의 화제가 됐다. 이 단체의 활동으로 많은 시민들은 “국경일인 개천절 정부 경축 행사에 지난 수십 년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라며 응원과 자성의 목소리를 보태주었다.

2년 전 출범한 청년NGO 미래경영청년네트워크가 그 주인공인데, 필자와도 인연이 있는 이 단체의 신채은 대표는 “개천절은 삼일절, 광복절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국경일이자 한국인의 뿌리, 정체성을 상징하는 국경일임에도 지난 30년간 경축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한류 세대로서 당당히 외친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을까. 미래세대에게 어떠한 한국인의 가치를 물려줄 것인가. 한반도 청동기 역사를 뒤바꿀 것이라는 강원도 중도 유적지는 외국의 놀이기구로 뒤덮여 가고, 한민족의 생일 개천절 정부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나라라는 사실을 외국의 한류 팬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우리는 지금 이 땅의 시간을 얼마나 기억하고 존중하고 있는가. 20세기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난 독립국으로서의 대한민국만을 기억한다면, 기적적인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성취해 낸 한국만을 떠올린다면, 방탄소년단들이 부르는 노래의 한글 가사를 외국인들이 따라 외우고 전 세계 아미들이 참여하는 선한 영향력에 담긴 문화적 원형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20세기 한국은 누군가를 따라가는 나라였지만, 21세기 한국은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루어가야 하는 나라이다. 미래에 대한 혜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적 원형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오징어게임과 BTS가 전 세계 미디어를 장식하며, 문화강국코리아의 깃발이 드높이 휘날리는 때.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그토록 원하신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문구가 다시금 떠오르는 시간이다.

지난 10월 3일 하늘이 열린 날 개천절은 코리아의 생일이었다.

 

글.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브레인 편집장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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