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도>, <동주>, <박열>로 주목받아온 이준익 감독이 2021년 영화 <자산어보>로 3월 31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준익 감독은 전쟁이나 정치사와 같이 역사적인 사건을 스토리의 동력으로 삼는 보통의 사극과 달리, 그 시대에 몸부림치며 살아왔을 사람들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도에서 <자산어보>를 연출했다. 그는 조선시대의 학자 ‘정약전’을 조명하고, 《자산어보》 서문에 등장하는 ‘창대’라는 인물을 새롭게 발견함과 동시에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 '사도', '동주', '박열'로 주목받아온 이준익 감독이  영화 '자산어보'로 3월 31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사도', '동주', '박열'로 주목받아온 이준익 감독이 영화 '자산어보'로 3월 31일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역사 속에 숨어 있던 ‘정약전’과 ‘창대’라는 인물과 그들의 관계를 조명한 <자산어보>에는 기존 사극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캐릭터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준익 감독은 “이질적인 관계가 동질화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벗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전하며 신분도 지향점도 달랐던 ‘정약전’과 ‘창대’가 그려낼 영화 속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영화 <자산어보> 속 ‘정약전’과 ‘창대’ 간 관계의 매개체가 되는 어류학서 《자산어보》는 1814년 ‘정약전’이 ‘창대’의 도움을 받아 흑산도 연해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해양 생물 등을 채집해 명칭, 형태, 분포, 실태 등을 기록한 서적이다. 그림 없이 세밀한 해설로 수산 생물의 특징을 서술한 《자산어보》는 해양 자원의 이용 가치는 물론 당시 주민들의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또한 물고기와 해양 생물의 맛을 기록하고 간단한 요리법까지 덧붙인 《자산어보》는 정약전이 저술한 서적 중 실용적인 측면을 최대한으로 강조한 책이다.

영화 '자산어보'.[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특히 《자산어보》는 학식과 명망이 높은 학자 ‘정약전’이 흑산도 청년 어부 ‘창대’의 도움을 받아 집필한 서적이라는 점에서 신분과 나이를 초월한 두 사람의 관계가 함축되어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이준익 감독은 “정약전이 《자산어보》라는 책을 왜 쓰게 되었는지, 어떻게 유학자가 그토록 상세하게 자연을 책으로 기록할 수 있었는지에 집중하다 보니 ‘창대’라는 인물과의 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영화는 어류학서 《자산어보》라는 소재를 통해 ‘정약전’이 가진 가치관과 더불어 ‘정약전’과 ‘창대’ 두 인물 간의 관계를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이 양반은 대역 죄인이니 너무 잘해줄 생각들 말어”

순조 1년,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

호기심 많은 '정약전'은 그 곳에서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한다.

이에 바다를 훤히 알고 있는 청년 어부 ‘창대’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창대’는 사학죄인을 도울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한다.

“내가 아는 지식과 너의 물고기 지식을 바꾸자”

‘창대’가 혼자 글 공부를 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서로의 지식을 거래하자고 제안하고

거래라는 말에 ‘창대’는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인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스승이자 벗이 되어 간다.

“너 공부해서 출세하고 싶지?”

그러던 중 '창대'가 출세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약전'은 크게 실망한다.

‘창대’ 역시 '정약전'과는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정약전'의 곁을 떠나 세상 밖으로 나가고자 결심하는데...

영화 '자산어보'.[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자산어보>는 매 작품 대체할 수 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설경구와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변요한을 필두로 한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의기투합으로 완성됐다.

영화 <실미도>로 대한민국 최초의 천만 배우 타이틀을 거머쥔 배우 설경구는 <해운대>, <감시자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살인자의 기억법> 등 다수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치며 전 세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자산어보>에서 ‘정약전’ 역을 맡아 첫 사극 영화에 도전한다. 설경구는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정약전’ 캐릭터에 몰입해 눈물을 흘렸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그는 명망 높은 가문의 양반이지만 열린 사고방식을 가진 ‘정약전’을 한계 없는 연기력으로 완성하며 사극 장르까지 소화, 또 한 번 대표작을 갱신할 예정이다. <소원> 이후 8년 만에 설경구와 작품을 통해 재회한 이준익 감독은 “<소원>에서 이미 경험했듯 이번 작품에서도 설경구가 연기하는 그대로가 ‘정약전’으로 다시 살아났다”라며 그를 향한 높은 신뢰를 드러냈다. 관객들 역시 그가 표현한 스크린 속 ‘정약전’의 눈빛, 대사,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조선시대로 소환된 듯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배우 변요한은 ‘정약전’과 만나 서로의 지식을 나누며 가치관의 변화를 겪는 ‘창대’ 역을 맡았다. 그는 드라마 [미생]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하루> 등의 작품을 통해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변요한은 다양한 작품에서 보여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자산어보>의 ‘창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그만의 존재감을 여실히 입증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설경구가 “<자산어보>는 변요한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을 만큼, 스크린을 통해 펼쳐질 그의 열연이 관객들을 매료시킬 전망이다.

영화 '자산어보'.[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자산어보'.[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여기에 아카데미와 칸을 휩쓴 화제작 <기생충>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각종 영화제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정은은 ‘정약전’을 살뜰히 챙기는 흑산도 여인 ‘가거댁’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창대’의 소꿉친구 ‘복례’ 역의 민도희, 흑산도 주민 ‘풍헌’ 역의 차순배, ‘정약용’의 수제자 ‘이강회’ 역의 강기영이 <자산어보>에 합류해 다양한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그 뿐만 아니라 동방우, 정진영, 김의성, 방은진, 류승룡, 조우진, 최원영, 윤경호, 조승연 등 이름만으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들이 <자산어보>에 대거 우정 출연해 기대감을 높인다. 이준익 감독은 “탄탄한 연기력과 인지도를 모두 갖춘 배우들의 출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더욱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가 완성됐다”라며 분량과 상관없이 작품에 합류해 준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대단한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소박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가슴 깊숙이 남길 바란다”라고 전한 이준익 감독의 바람처럼 <자산어보>에서 펼쳐지는 조선시대 흑산도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시대의 관객들에게도 따뜻하고도 강력한 울림을 전할 것이다. 개봉은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