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법”
“나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법”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20.11.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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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완벽주의를 넘어 인생의 길을 찾은 김선희 씨

새벽공기 속에 하늘로 팔을 쭉 뻗어 올린 김선희(61세) 강사가 배가 살짝 드러난 듯해서 “제 배꼽이 보입니까?”라고 묻자 공원에 모인 회원들이 “네! 보입니다.”라고 했다. 그가 환하게 웃으며 “그럼 제가 돌아서서 동작을 할 테니 따라 해주세요.”라고 하자 회원들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냥 하셔도 됩니다.”라며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김선희 씨는
김선희 씨는 "브레인명상을 하며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이 찾던 인생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지난 4일 울산에서 만난 김선희 씨는 얼마 전 방학을 맞은 대왕암공원수련장 회원들과의 재미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주었다. “한번은 브레인체조 중 좌‧우뇌 교차체조를 지도하다가 제가 동작을 틀렸죠. 그래도 회원들은 ‘우리 강사님은 순수하셔서 틀려도 보기 좋아요.’라고 하시더군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실수 오케이’죠.”

그가 살아온 모습을 아는 지인에게 이처럼 유연하게 사고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낯설다. 남들 앞에서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고 힘든 걸 드러내지 않으며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내가 왜 이럴까?’라며 자책하고 걱정해왔기 때문이다.

김선희 씨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창원에서 2년 간 근무하다 연구원이던 남편과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그 후 가정경제에서 위기가 찾아와 영업사원으로 나섰고 꼼꼼한 일처리 덕에 추천을 받아 백화점에서 10년 넘게 매장을 경영했다. 판매 우수자 포상으로 미국연수를 다녀올 정도이고 사회생활도 잘 했지만 백화점 내 회의에서 3분 스피치를 할 때면 가슴이 두근거려 우황청심환을 먹어도 소용없었다. 고객과 대화에서도 작은 실수에 당황해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게 쉽지 않았다.

브레인체조를 하는 김선희 씨. [사진=김경아 기자]
브레인체조를 하는 김선희 씨. [사진=김경아 기자]

40대 중반이 되자 몸은 무기력하고 누우면 탈진해서 잠만 잘 정도로 체력이 고갈되었다. “당시 아파트 현관에 붙어있는 단월드 홍보지에서 자기점검을 해보니 20가지 중 잠 잘 자는 것 빼곤 다 안 좋더군요. 그래서 브레인명상을 시작했죠. 해보니 체력도 많이 회복되었고 심성교육에서 제 안에 있던 감정들을 정리하고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지고요. 그런데 일상이 바빠지니 자주 가지 못하다가 8년간 가지 않았죠.”

바쁘게 살다보니 건강의 적신호가 왔다. “예전의 좋았던 기억이 나서 단월드 대송센터를 다시 찾게 되었죠. 평생회원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브레인체조 중에 단전치기를 무척 좋아하는 데 주위에서 ‘체조를 목숨 걸고 한다’고 할 정도였어요. 평생 천식을 달고 살아서 기침이 멈추지 않을 때가 있는데 단전치기하다 수련장 밖에 나와 기침을 하면 원장님이 등을 두드려주셨죠. 그래도 하고나면 아랫배가 뜨끈뜨끈해지고 온 몸에 땀이 나면서 훨씬 컨디션이 회복되고 점차 나아지는 게 느껴졌죠.”

체력을 회복해가던 그에게 자신감을 찾아준 일대 전환은 PBM(파워브레인 메소드)교육 때였다. 브레인명상의 기반인 뇌교육 5단계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과정 중 네 번째 단계인 ‘뇌 통합하기’과정을 통과하기가 어려웠다. 자신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말들이 스스로 인정되지 않았다. “트레이너께서 지도하는 데에 따라 제 자신에게 몰입하니 제가 지나온 과거에서 늘 부족함을 느끼던 원인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김선희 씨는 PBM교육에서 깊은 명상으로 자신을 주눅들게 한 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선희 씨는 PBM교육에서 깊은 명상으로 자신을 주눅들게 한 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선희 씨의 고향은 외떨어진 시골 농촌이었고 세 명의 오빠와 함께 자란 외동딸이었다. 어머니는 농사로 바빠 그를 살필 겨를이 없었고, 세 오빠는 보수적인 편이어서 여동생을 돌보기보다 “해지기 전에 들어와라. 말을 잘 들어라.”하고 지시하고 고압적이었다. “부모님께서 오빠들은 체육복을 사줘도 저는 사주지 않았는데 큰 불만은 없었어요. 그러려니 했죠. 아버지도 하나뿐인 딸이라고 예뻐하셨지만 제 공부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갖진 않았어요. 순진하고 착하니 되었다고 할 뿐이었죠.”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공부를 잘 하지 못했지만 부모님도 오빠들도 관심이 없었다. “제게 언니라도 있었으면 제 진로에 대해 상담할 수 있었을 텐데 제게 길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제겐 그게 항상 간절했어요. 저는 늘 헤매는 것 같고 용기와 자신감이 없어 하나에서 열까지 사소한 일도 남편에게 항상 물어보고 결정할 정도였죠. 남편은 다정한 편이라 ‘당신은 잘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줘도 잠시 위로가 될 뿐 저를 변화시키지 못했죠.”

자신을 주눅 들게 하던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나니 통곡처럼 눈물이 쏟아졌다. “그걸 마주하고 나니 ‘나는 나를 사랑한다.’라는 말이 스스로 인정이 되더군요. 앞으로 뇌의 주인으로서 내 인생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나아갈 용기가 생겼어요. 그런 이후에는 실수가 있어도 부끄럽지 않았어요. 자책하던 습관은 없어지고 당당해졌죠.”

울산 대왕암공원에서 주민들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브레인체조와 기공체조를 지도하는 김선희 씨. [사진=본인 제공]
울산 대왕암공원에서 주민들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브레인체조와 기공체조를 지도하는 김선희 씨. [사진=본인 제공]

평소 천식과 함께 B형 간염 항체생성이 되지 않아 체력이 쉽게 바닥나고 회복이 느리던 김선희 씨는 브레인명상 후 티타임 때 솔라시스템 교육을 받은 회원의 체험을 듣고 바로 선택했다.

“바빠서 주 2~3회밖에 센터에 가지 못했는데 매달 1박 2일 과정으로 8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정충운기 호흡수련을 했어요. 몸의 에너지 순환을 수승화강(水昇火降)상태로 바로잡아 몸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인데 제게 딱 맞았어요. 매번 참가할 때마다 몸이 확확 바뀐다는 걸 체험했죠. 몸이 따뜻해지고 체력과 뇌력, 심력이 높아지니 하고 싶은 게 생기더군요. 제가 변화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졌습니다. 그 희망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김선희 씨는 체력이 뒷받침되니 브레인체조와 기공, 명상 등을 활용해 더욱 몸 관리를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품은 열정을 실현하기 위해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았다. “제 삶을 완성하겠다는 선택을 하게 되고 주위를 보듬는 법도 깨우쳤습니다. 낯가림이 심했던 성격도 변해 이제는 모르는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게 되었죠.”

(위) 매일 6시 대왕암공원으로 수련지도를 나갔던 단월드 대송센터 이정은 원장(왼쪽 두번째)와 김선희 씨(가운데), 그리고 활동가들. [사진=본인제공]
(위) 매일 6시 대왕암공원으로 수련지도를 나갔던 단월드 대송센터 이정은 원장(왼쪽 두번째)와 김선희 씨(가운데), 그리고 활동가들. (아래) 대왕암공원에서 수련한 주민들이 지난 4일 열린 '제1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했다. [사진=본인제공]

그가 올해 2월 마스터힐러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시점에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바이러스가 확산되어 졸업식이 미뤄졌다. 이제 막 대외활동을 시작하고자 했는데 차단이 된 것이다. 그때 변화의 돌파구가 된 것이 인시명상이었다.

단월드 대송센터 원장님, 활동가들과 온라인 화상화면을 통해 매일 새벽 만나 몸을 깨우고 뇌를 깨웠다. 정충호흡 운기수련을 계속하니 체력이 남다르게 좋아졌다. 5월부터는 원장님의 제안으로 센터 인근 대왕암공원에서 매일 아침 6시 함께 수련하며 주민들에게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브레인체조와 국학기공 수련을 알려주었다.

“저는 인시명상을 할 때 원장님과 오랫동안 주민들에게 건강을 전하고 지구시민운동을 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한다는 게 좋았어요. 집에서 대왕암공원까지 다소 머니까 온라인 화상수련을 하라고 하셨지만 공원에 꼬박꼬박 나갔죠. 제 자신과의 약속이었어요. 오며 가며 선배 활동가들은 ‘어떤 면역력 증강 건강법을 알릴까?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 이분에게 도움이 되는 체조는 어떤 걸까?’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죠. 일반적으로 만나 의식주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라요. 그 속에 제가 속해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5월부터 시작한 대왕암공원은 김선희 씨와 백미숙 강사가 전담하게 되었다. 방학을 맞은 공원수련장을 내년 봄 다시 열어 주민들과 만날 기대가 크다. 김선희 씨는 지금 뇌교육 예비사범과정을 밟고 있다. “사람들에게 브레인명상과 기공을 알리는 스타강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건강,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선희 강사는
김선희 강사는 "제 인생에 은퇴는 없습니다. 평생 저에게 길을 알려줄 멘토를 찾았는데 이제는 제가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을 알려주는 멘토가 되고자 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경아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좌우명이 있는지 질문했다. 김선희 씨는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준 지침서가 되는 책이 뇌교육 메시지를 담은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입니다. 그 중 ‘나의 생명에너지를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라는 부분이 가슴에 와 닿았어요. 전에는 늘 시간이 모자랐고 체력은 바닥이 나있고 심력은 새가슴 같았죠. 뇌력은 쓰지 않아 퇴화할 정도였어요. 이제는 브레인명상으로 제 스스로 몸과 마음, 뇌를 관리할 줄 알고 삶을 스스로 설계할 줄 알게 되었기 때문에 주어진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헛되이 쓰지 않으려 합니다.

제 인생에서 은퇴는 없습니다. 죽기 전까지 생명에너지는 존재하기 때문에 제게 주어진 귀한 시간을 체력과 심력, 뇌력을 키워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겠습니다. 평생 저에게 길을 알려줄 멘토를 찾았는데 이제는 제가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을 알려주는 멘토가 되고자 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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