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백미숙(56) 씨는 브레인스포츠 대회에서 매달리기 1분 43초, 턱걸이 15개로 챔피언이 되었다. 6년 전 밤낮없이 일하며 얻은 척추문제로 허리를 꾸부정하게 엉거주춤 걸어야 해서 긴 횡단보도를 한 번에 넘어가지 못해 차들이 빵빵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던 그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몸을 돌보지 않는 워커홀릭에서 울산의 건강지킴이로 바뀐 백미숙 국학기공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몸을 돌보지 않는 워커홀릭에서 울산의 건강지킴이로 바뀐 백미숙 국학기공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지금이 너무나 행복해요. 모든 게 감사하죠. 제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줄 알게 되고 국학기공강사로 활동하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게 되었죠. 강사비로 경제적 자립도 되고 재능기부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몇 가지를 얻었는지 모릅니다. 어릴 적부터 항상 꿈꾸던 게 자유롭게 살며 원하는 일을 하고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제가 학창시절 꿈꾸던 그대로 지금 살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울산 대왕암공원에서 만난 그는 온 얼굴 가득 웃으며 행복함으로 눈이 빛났다. 현재 그는 명덕초등학교, 양정주민자치센터, 전하체육관, 보훈복지관, 방어진복지관, 대왕암공원까지 6개의 수련장을 맡고 있다. 현재 2개 수련장은 코로나19로 휴강했으나 4개의 수련장에서 활기찬 하루를 만들어주는 건강지킴이로 활약 중이다.

대왕암공원팀은 지난 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했다. 백미숙 강사가 지도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대왕암공원팀은 지난 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했다. 백미숙 강사가 지도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백미숙 씨는 어릴 때부터 동네아이들을 모아 놀이를 가르쳐주는 게 좋았다. 경찰관, 간호장교, 선생님 등 많은 꿈을 꾸었고 미술도 좋아했는데 결국 유치원 선생님으로 결정하고 대학에서 유아교육과를 전공했다. 유치원 교사 5년, 미술학원원장으로도 21년, 어린이집 원장2년 등을 했다.

“학원을 운영할 때 열정이 넘쳤고 천직이라고 생각하니 힘든 줄 몰랐죠. 원장이자 선생님, 통학버스 운전 등 1인 3~4역을 해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학원도 번창하고 소신있게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보람과 자부심도 느꼈다.

그는 일중독(워커홀릭)이라 학원을 운영하면서 찜닭집, 치킨집을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해서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면서 저를 대신할 사람을 세우고 또 다른 일을 벌이고 싶었죠. 그런데 저를 대신할 만큼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학창시절 털털하던 성격도 경영을 하다 보니 꼼꼼하게 관리하고 많은 일을 해야 하니 성격은 점점 급해졌다. 몸이 경직되고 아프다는 걸 무시하고 끌고 다니다가 40대가 되자 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어깨와 고관절, 허리가 아프고 협심증까지 나타나 10여 년을 병원에 다녔다. 하지만 일을 줄이진 않았다. “더 이상 이대로 가면 안되겠다고 헬스장을 먼저 다녔죠. 2016년에 병원을 다녀오던 길에 단월드에서 시민의 지친 어깨를 풀어주는 ‘러브핸즈’ 봉사활동을 하는 걸 봤어요. 잠깐 경험해봤는데 정성스럽게 해주는 게 고마웠고 마음도 편안해져 단월드 북구센터를 다니기 시작했죠. 그동안 너무나 열심히 일만 했는데 나를 보듬고 다독이는 장소가 필요했어요. 21일쯤 다녀보니 제게 숨 쉴 수 있는 안식처이고 에너지 충전소가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평생회원권을 등록했어요. 남은 인생 이곳에서 나를 잘 관리하면서 나이 들겠다고 마음먹으니 4~5년만 다녀도 회비 이상이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백미숙 씨가 브레인명상 과정 중 기공동작을 멋지게 선보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백미숙 씨가 브레인명상 과정 중 기공동작을 멋지게 선보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브레인체조와 명상을 매일 하던 백미숙 씨는 심성교육을 가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이 바뀌는 걸 체험했다. “제 자신에게 집중하고 돌아보니 바쁘게 살면서 가족들에게도 제 속도만큼 못 따라온다고 화를 내고 원망했더군요. ‘나랑 사느라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죠. 한 가지 예로 아들에게 학원이나 헬스회원권을 주고 열심히 안하면 불같이 화를 냈죠. 무작정 끌고 가려고 했던 거죠. 제가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 힘들게 한 장본인이더라고요.”

자신을 돌아보고 원망하는 마음을 버리니 가족과 주변사람을 대하는 것이 부드러워졌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긴장했던 몸도 잘 이완이 되고 호흡고 깊어졌다. “그때부터 원장님이 권하는 프로그램은 다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변화할 수 있고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죠.”

PBM(파워브레인메소드)교육에서는 건강과 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다. “꼭 잡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놓아 버리며 무아無我를 체험하고 나니 무척 자유로웠어요. 그리고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던 마음도 ‘언젠가 죽음이 닥치겠지만 지금 한 세상 후회하지 않게 뿌듯하게 잘 살았다고 할 수 있도록 살겠다.”는 마음으로 바뀌더군요. 조금은 담대해졌죠. 제 삶의 주인으로 살겠다는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브레인테크 교육도 큰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습관에 안주하는 안전지대를 만들지 말라는 것도 알게 되고, ‘내가 누구 때문에 힘들었어.’라는 감정도 제 인생에서 그런 악역을 맡은 사람이 있었기에 제가 지금 이 만큼 성장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아마 편안하게 살았다면 지금쯤 가끔 여행을 다니며 친구들을 만나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헛헛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겠죠. 지금은 제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시간과 공간을 내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잖아요.”

그는 마스터 힐러교육을 받고 자신이 원하던 것을 삶 속에서 적용하는 힘이 생겼다. “우선 건강이죠. 사람들은 말로만 아프다고 하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거든요. 저는 건강한 생활습관, 식습관으로 변화했어요. 입맛이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고 체온을 1도 높일 수 있게 몸이 원하는 것을 먹게 되고 몸에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오면 금방 알아채고 잠깐씩 휴식을 취하며 충전을 하죠. 단전에 힘이 생기고 중심이 생기니까 브레인 체조나 명상 등 제게 필요한 걸 잘 활용하게 되었죠. 제가 푸시 업을 한 개도 하지 못했는데 무릎 대고 하기 시작해 졸업 때는 조별경연에서 4위를 차지했죠. 제가 늘 바라던 다른 이들을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겠다는 목표도 이루게 되었죠.”

국학기공 독립보 자세를 멋지게 선보인 백미숙 국학기공 강사. [사진=본인 제공]
국학기공 독립보 자세를 멋지게 선보인 백미숙 국학기공 강사. [사진=본인 제공]

그는 2017년부터 국학기공강사로 활동했다. “처음에 다른 분이 사정상 할 수 없게 된 경로당을 맡게 되었어요. 어렵다고 다른 강사분이 거절했지만 저에게는 이게 바로 제게 주어진 기회라고 느꼈고 너무나 감사했죠. 어르신들 마음을 잘 헤아리는 편이거든요. 노인복지관에 강사로 섰을 때는 바라던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나도 이런 자리에 서는 구나’하고 감격했죠. 제가 다른 강사를 따라다니며 참관할 때 선배 강사가 멋졌거든요. 최은혜 강사인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많은 회원들을 다 품어주는 넉넉한 모습이 너무나 멋져서 롤 모델을 삼고 있죠.”

백미숙 강사는 대한국학기공협회에서 20회 수업만 예정된 북구 중산문화센터에서도 정성을 다하여 지도한 결과 정규과정에 들어갔다. “어르신 한 분이 밤에 자다가 발에 쥐가 난다고 하셨는데 발끝치기를 열심히 해서 싹 나았다고 회원들에게 이야기해주셨죠. 또 다른 어르신은 배꼽힐링을 하고 효과를 보셨다고 해서 회원들 모두가 배꼽힐링기를 구입하고 열심히 하기도 하고요.” 그는 회원들이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실 때마다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올해 코로나19 때는 이정은 원장(단월드 대송센터)의 제안으로 인시명상을 했다. 5월부터는 울산 대왕암공원에 함께 나가 매일 6시 주민들에게 면역력을 높이는 브레인체조와 기공을 알려주는 일에 함께하다가 김수현 강사와 함께 대왕암공원 지도를 맡았다. 지난 4일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1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국학기공대회’에 대왕암공원팀이 출전해 동상을 수상했다.

당시 ‘집콕 생활’을 해야 하는 단월드 지도자와 회원, 강사들을 대상으로 신현도 울산지역 대표가 브레인스포츠대회 개최와 함께 포상을 약속했다. 여자기준은 턱걸이 3개, 매달리기 1분 이상인데 그는 기준을 훨씬 넘어 1등을 했다.

코로나 19기간 백미숙 강사는 한 개도 하지 못하던 턱걸이를 15개까지 하면서 울산지역 브레인스포츠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었다. [사진=본인 제공]
코로나 19기간 백미숙 강사는 한 개도 하지 못하던 턱걸이를 15개까지 하면서 울산지역 브레인스포츠 대회에서 챔피언이 되었다. [사진=본인 제공]

“원장님께서 턱걸이를 해내는 모습에 무척 부러웠죠. 공원에 나가 철봉을 해보았는데 안 되더군요. 매일 한 시간 1분 씩 운동하는 걸 빼먹지 않고 하면서 근력을 다졌죠. 저녁에 하는 일이 있는데 피곤함이 느껴지면 바로 탁자에 대고 푸시업을 하고 스쿼트를 하곤 했어요. 점점 턱걸이를 3개, 5개를 하다가 브레인스포츠대회에서 15개를 했어요. 저도 믿어지지 않아서 ‘저 맞아요? 왜 이렇게 잘 되죠?’라고 했어요.(하하)”

백미숙 강사는 “건강관리의 맛을 알게 되니 소홀히 할 수 없죠. 건강해지니 그동안 쌓아온 성실과 책임감도 돋보이게 되더군요. 하고 싶은 일이 많아졌죠. 그리고 회원들을 지도해야 하는 국학기공강사는 건강이 첫째죠.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회원들 덕분에 몸이 더 건강해졌고 그걸 느끼다보니 좋은 생활습관, 1분 운동, 식습관으로 관리를 잘하게 되었어요. 제 자신의 관리는 물론이거니와 계속 트레이닝을 해서 더 큰 무대로 나아가 학교, 회사, 관공서 등에 전해 온 국민이 다하는 국민체조로 만들고 싶습니다.”

매일 감사일기를 쓴다는 그는 “매일 매 순간 감사하지 않은 게 없어요. 건강을 되찾고 남을 도울 수 있는 자리에 설 수 있고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게 감동이죠. 제가 좋아하는 책이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인데 그 중 ‘가슴이 열정으로 벅차오르게 만드는 그런 일과 삶을 찾아라. 그것이 당신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워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삶이다’라는 문구가 있어요. 지금 제가 그런 삶을 살고 있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축복받은 사람임이 틀림없습니다.”라고 했다.

백미숙 국학기공 강사는 계속 연마하여 학교, 관공서, 회사 등에 전하여 온 국민이 다 하는 국민체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백미숙 국학기공 강사는 계속 연마하여 학교, 관공서, 회사 등에 전하여 온 국민이 다 하는 국민체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백미숙 강사는 동년배에게 “자기관리를 잘해서 그저 시간만 흘려보내는 노년이 아니라 자기의 가치를 알고 삶에서 경험한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어르신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겠지만 이왕 한번 태어났다 가는 인생에서 방황하는 시간을 조금 줄여 행복을 미리 당겨 쓸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국학기공강사로서 역량을 더 키워 저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강사를 더 많이 복사해내고 싶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건강과 행복, 평화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홍익하는 삶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