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재개관에 맞춰 지난 9월 28일(월)부터 11월 15일(일)까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내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며,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57건 67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 눈에 보이는 ‘빛’인 가시광선을 비롯하여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과 같이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빛’으로 본 우리 문화재를 탐구하는 과정과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을 알기 쉽게 풀어 보고자 기획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재개관에 맞춰 9월 28일(월)부터 11월 15일(일)까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선보인다. [포스터=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재개관에 맞춰 9월 28일(월)부터 11월 15일(일)까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선보인다. [포스터=국립중앙박물관]

전시품은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 10점을 비롯하여 청동기시대 '청동거울'에서부터 삼국시대 '금귀걸이' 그리고 '고려청자'와 '조선백자'까지 전체 57건 67점이 공개된다. 특히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며 적외선과 엑스선을 활용하여 조사된 흥미로운 자료들을 볼 수 있다.

빛은 인간의 삶을 지탱해 주는 필수적인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재를 감상하거나 연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빛은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과 같이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빛도 존재한다. 특히 보이지 않는 빛은 문화재 속에 숨겨진 제작 기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다.

문화재의 비밀을 빛의 과학으로 풀어보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세 가지 이야기를 준비하였다.

첫 번째 이야기는 선조들의 삶 속에 스며든 빛과 색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이는 빛, 문화재의 색이 되다’이다. 청동기시대 고대인들이 사용하였던 청동거울의 후면에는 기하학적인 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경면에 빛을 비추어 사용하였다. 청동거울은 지금의 거울과 같이 모습을 비추는 도구가 아닌 태양빛을 모아 하늘과 교감하고자 한 의미로 당시 고대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수많은 비단벌레를 사용하여 만든 경주 금관총 출토 '금동 말안장가리개', 전복껍데기를 두께 0.3mm의 정도로 얇게 가공하여 장식한 '고려나전향상', 오방색의 '활옷'과 '수장생문오방낭' 등 한국 전통의 빛과 색을 만나 볼 수 있다.

앵무조개 잔 및 재현품.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 발견됐으며, 패각 내부의 격벽과 중앙으로 연결되는 세관이 확인되어 앵무조개로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 앵무조개 잔에 옻칠로 추정되는 물질이 표면 처리된 것으로 보아 중국의 것과 다른 제작 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앵무조개 잔 및 재현품. 경주 황남대총 남분에서 발견됐으며, 패각 내부의 격벽과 중앙으로 연결되는 세관이 확인되어 앵무조개로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 앵무조개 잔에 옻칠로 추정되는 물질이 표면 처리된 것으로 보아 중국의 것과 다른 제작 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두 번째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빛,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이다. 빛에는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과 볼 수 없는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이 존재한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에 비해 파장이 길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흩어짐이 적고 표면층을 투과할 수 있다. 특히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목간의 글씨는 오랜 세월이 지나면 지워져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적외선으로 촬영하면 나무의 표면 속에 스며있던 먹을 인식하기 때문에 글씨를 판독할 수 있다. 특히 도자기는 파손 부분을 새로 붙이거나 성형한 후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들 정도로 유약 층 복원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 자외선 조사로 복원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엑스선은 다른 빛에 비하여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물체 투과력이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물질의 종류나 두께에 따라서 투과력이 달라진다. 따라서 엑스선 촬영 결과로 다양한 재질의 문화재의 내부 구조나 상태 그리고 성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1924년 경주 금령총(金鈴塚)에서 발견된 국보 제91호 '기마 인물형 토기'는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내부에 물을 넣어 따르는 주전자 구조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였고 그 속에 담을 수 있는 액체의 양이 약 240㏄라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또한,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는 뜻에서 만든 조선시대 계영배가 관형과 종형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과 계영배에 채워지는 술이 가득 채워지지 않는 이유가 사이펀의 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자 백유 평상인물 및 자외선 이미지. 이 백자는 직사각형의 평상 위에 베개를 받치고 한쪽 팔을 괴고 누워있는 인물상이다. 자외선 조사에서 평상 위 등받이의 나무 덩굴 문양 가운데 일부 복원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복원제로 사용된 안료가 아연(Zn) 성분이며, 파란색으로 형광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백자 백유 평상인물 및 자외선 이미지. 이 백자는 직사각형의 평상 위에 베개를 받치고 한쪽 팔을 괴고 누워있는 인물상이다. 자외선 조사에서 평상 위 등받이의 나무 덩굴 문양 가운데 일부 복원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복원제로 사용된 안료가 아연(Zn) 성분이며, 파란색으로 형광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세 번째 이야기는 ‘빛, 문화재를 진찰하다’이다.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위해 종합검진을 받듯이 문화재도 적외선, 자외선, 엑스선 등 여러 가지 빛을 이용한 검사 과정을 거쳐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 진단한다. 상시 점검을 위해 활용하는 빛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진단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쌍영총 고분의 널길 동벽 벽화편에 대한 적외선 촬영으로 우차(牛車) 2대와 개마무사(鎧馬武士) 그리고 30여 명의 고구려의 남녀 인물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조선후기 궁중장식화를 대표할 수 있는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 2점 또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자료로서 가시광선, 적외선, 엑스선 촬영 그리고 X선 형광분석 자료 등 흥미로운 내용을 보여 준다.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및 감마선 이미지. 이 불상은 보관, 천의 등 화려한 장식을 갖추고 세부가 정밀하게 표현되어 있는 불상의 걸작이다. 제작 기술을 확인하기 위하여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을 이용해 비파괴 조사를 한 결과 머리와 팔, 몸통을 비우는 방식으로 주조되어 있으며 내부에 거푸집의 뼈대 등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금속심이 확인되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및 감마선 이미지. 이 불상은 보관, 천의 등 화려한 장식을 갖추고 세부가 정밀하게 표현되어 있는 불상의 걸작이다. 제작 기술을 확인하기 위하여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을 이용해 비파괴 조사를 한 결과 머리와 팔, 몸통을 비우는 방식으로 주조되어 있으며 내부에 거푸집의 뼈대 등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금속심이 확인되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보물 제331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7점의 불상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엑스선 조사, 성분 조사로 밝혀진 불상의 제작방법, 내부 구조와 상태 등 종합조사를 하고 항구적인 보존대책 마련을 위한 박물관 보존과학자의 노력을 문화재와 함께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하였다.

이번 전시는 지난달 8월 25일(화)부터 개최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시를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문화재 속 과학과 역사 탐구자료’를 온라인으로 우선 공개하였고 지금까지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전시 기간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시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www.museum.go.kr) 공지사항을 확인한 후 방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