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작품 각각에 부여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작품 관련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과 다수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활동하는 기미노 작가의 개인전에서다. 기미노 작가는 <캡맨, 푸가를 연주하다> 개인전을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 아트노이드178(서울 성북구)에서 연다. 이번 전시의 메인 캐릭터인 ‘캡맨(capman)’이 ‘Refuge(피신/쉼터)’를 주제로 과거의 기억에서 길어온 사물들과 음악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자기 전에 졸지 말자.”
“사람은 평가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이다."
"코로나 이후의 사회적 적립이 어떻게 진행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바람은 이타적 관점의 적립이다. 그래야 살 수 있을 것 같다.” ( 기미노 작가 노트 중)
![기미노, Refuge 2020, 53x45.5cm, Pencil on paper, glass bottle, LED, wire, (Police : Message in a bottle). [사진=아트노이드178]](https://cdn.ikoreanspirit.com/news/photo/202006/58889_75103_1732.png)
사물과 캐릭터를 순수 연필 드로잉으로 재해석하는 기미노 작가의 작업 역량은 이번 전시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연하고 가벼운 연필 터치들을 종이 위에 채워 넣는 작가의 반복하는 움직임을 통해, 텅 비어있던 사물은 옷을 입고, 캐릭터에는 그만의 표정과 질감이 부여된다.
기미노 작가에게 사물은 그의 연필 운동만큼이나 감각 운동들의 집합체이다. 전시는 사물과 음악의 상관관계를 서사 방식으로 제시한다. 한 때의 기억에 묶여 있던 사물들은 작가의 회상하는 활동을 통해 새로운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차렷, 경례’만을 외치던 기억 속 사물은 이제 강렬한 비트의 락음악과 함께 새로운 리듬 위에 올라탄다. 전시 작품마다 부여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작품 관련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전시의 즐거운 경험이다. 음악을 듣는 동안 관객은 작품 속 사물들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임지연 아트노이드178 디렉터는 기미노 작가의 전시를 이렇게 설명한다.
“캡맨이 웃는다. 강렬도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치명적 귀여움에 같이 따라 웃게 된다. [.......] 어려울 것 없다. 역시 힘 빼기가 중요하다. 작가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고, 작가가 보여주는 사물들을 보고, 작가에 다름 아닌 캡맨과 같이 웃고 떠들고, 날아다니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 미소와 웃음, 우리 삶에서 그것만큼 진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임지연 아트노이드178 디렉터, ‘전시평론’ 중)
무거운 내용을 가볍게, 우울한 심상을 ‘풉’ 터지는 웃음으로 변환하는 작가. 그의 탁월한 감정-연금술이 우리 사회의 집단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도 치유하지 않을까.
1964년에 태어난 기미노 작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분야의 일을 주로 하였다. 작가의 이름을 딴 브랜드 '기미노(Gimino)'를 운영하며 악세사리, 디자인문구 등을 제작, 판매한다. 2009년 중국 북경 '798 space'에서 연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가로 활동하며, 드로잉과 설치작업 등을 주로 한다. 최근 ‘Capman’이라는 캐릭터를 이용, 연필드로잉 작업을 한다.
6월 24일 공식 오프닝 행사 없이 전시가 시작되며, 7월 3일 작가가 선정한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아트노이드178에 마련될 예정이다(사전신청). 아트노이드178은 2019년 7월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 열린 문화예술공간이다.
전시개요
전 시 명: 기미노 개인전 <캡맨, 푸가를 연주하다.>
장 소: 아트노이드178 (서울시 성북구 삼선교로 6길 8-5, B1)
기 간: 2020. 6. 24. - 7. 8. 12:00–18:00 * 전시 기간 중 휴관 없음
프로그램: 2020. 7. 3(금) 17:00 기미노의 음악캠프 (사전신청)
입 장 료: 무 료
문 의: 아트노이드178 (02-742-6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