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광복(光復), 해방(解放), 독립(獨立) 3가지 표현이 있습니다. ‘광복은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음, 해방은 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함, 독립은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이라는 의미입니다.

해방은 ‘링컨이 노예를 해방하다.’와 같이 목적어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한국을 해방하다’라는 말은 어법에 맞지 않고 주어가 ‘미국’이나 ‘소련’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항일(抗日)운동을 한 주체성을 상실한 말이니 ‘해방’은 적합한 말이 아닙니다.

이화영 인천 계산공고 교사
이화영 인천 계산공고 교사

일제강점기 시대에 좌익계열은 ‘해방’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해방은 주어에 ‘소련’ 또는 ‘미국’이 되어야 하는데 좌익계열이 사용하는 해방에는 ‘소련’이라는 주어가 생략되었습니다. 공산주의 이념에 물든 좌익계열은 항일투쟁을 같이 하던 동료라도 소련의 지령이 있으면 암살하였습니다. 바로 김좌진 장군이 공산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한 것이 그 예입니다. 따라서 ‘해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주체성을 상실한 표현입니다.

‘독립’은 예속의 역사가 전제된 말입니다. 우리는 ‘을사늑약(乙巳勒約)’으로 일본의 불법침략에 의해 주권을 강탈당했습니다. 을사늑약이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가는 '을씨년스럽다'라는 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을씨년'이 '을사년'에서 온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미국이 영국에 예속된 상태에서 독립된 것처럼 일본에서 독립된 나라가 아니라 개국 이래 독립국이므로 ‘독립’은 적합한 말이 아닙니다. ‘독립’은 일본 지배를 받아들인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합법적으로 지배했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불법적 지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지금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에 아베 정권의 반발로 일본과 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립’이라는 단어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광복’은 침탈당한 주권을 항거에 의해 되찾는다는 뜻의 말이니 1945년 8월 15일을 지칭하는 표현으로는 ‘광복’이 가장 적합합니다. 따라서 ‘독립기념관’도 ‘광복기념관’으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광복(光復)은 글자 뜻 그대로 '빛을 되찾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빛의 의미에는 나라의 주권뿐만 아니라 더 깊은 뜻이 있습니다.

광(光) 글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머리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으로 머리가 밝은 사람을 의미 합니다.

광(光)자의 갑골문.
광(光)자의 갑골문.

 머리가 밝다는 것은 정충 기장 신명(精充氣壯神明)의 원리로 정이 충만하면 기가 장해지고 기가 장해지면 신이 밝아져서 양심이 밝고 강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광복(光復)은 양심회복을 의미하고 양심이 회복된 세상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배달민족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배달은 밝달이고 밝(밝다)+달(응달, 양달 하듯이 달은 땅을 의미함)로 밝은 땅이라는 뜻입니다. 단군(檀君)은 밝달 나무 단(檀) 임금 군(君)으로 밝달 임금, 밝은 땅의 임금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밝음을 숭상하는 민족이었고 여기서 밝음은 곧 양심의 밝음이었습니다.

중국 후한시대 허신(許愼)이 지은 가장 오래된 한문사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우리나라를 군자불사지국(君子不死之國)으로 불렀듯이 우리민족은 홍익정신으로 양심이 밝은 민족이었습니다. 광복은 개인의 양심회복과 더불어 우리가 예전에 홍익정신을 가지고 군자불사지국(君子不死之國)으로 불리었듯이 그런 양심이 밝은 세상을 회복하자는 의미가 있습니다.

김구 선생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慈悲)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檀君)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인의(仁義), 자비(慈悲), 사랑이 양심(良心)입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는 양심건국(良心建國) 휘호가 걸려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광복군이 이루고자 했던 광복이 홍익정신으로 이루는 양심건국(良心建國)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