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가야지역 중 화려한 문화유물이 다수 발견된 경남 함안의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와 말이산 고분 13호 발굴 성과가 공개된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경남 함아 아라가야 지역 발굴 조사에서 의미 있는 조사 성과가 나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8일 조사한 유구와 출토유물을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오후 1시에는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인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현장에서 하며, 오후 2시에는 도항리 말이산 주능선 지점에 있는 말이산 고분에서 진행한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 전경(위)과 고상건물지 유적(아래). [사진=문화재청]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 전경(위)과 고상건물지 유적(아래). [사진=문화재청]

대일항쟁기 임나일본부설을 통해 식민사관을 입증하고자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에 의해 말이산 고분이 유물 수습정도로 조사된 지 100년 만에 실시된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6월 최초로 확인한 경남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에서는 망루와 창고, 고상건물, 수혈(竪穴, 구덩이)건물, 군사시설 추정 건물 등 건물지 14동이 확인되었다. 목책의 둘레와 설치 깊이, 토성벽 축조기법에 관한 정보도 확인되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왕성의 내부 공간 구조와 가야 토성의 축조기법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들. [사진=문화재청]
함안 아라가야 추정왕성지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들. [사진=문화재청]

건물지 14동은 수혈건물지 12동과 고상건물지(바닥을 땅 위나 물 위에 높게 설치한 건물) 2동으로, 중앙에 빈터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배치되어 왕성 내부 공간배치에 관해 의도적인 기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중 10호 건물지는 길이 약 5m의 부뚜막이 설치되어 있으며, 쪼갠 돌을 세워 긴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했다. 가야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구조로 고고학뿐 아니라 고대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수혈건물지 중에는 쇠화살촉과 쇠도끼, 비늘갑옷조각, 토기받침 조각, 기호가 새겨진 손잡이잔 등 일반 집자리나 건물지에서 출토되지 않는 유물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수혈건물지는 철제무구로 무장한 군사집단이 상시적으로 거주하며 왕성을 방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상건물지 중 하나는 망루로 추정되며, 대형 고상건물지는 약 30X6m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야 고상건물지 중에서는 상당히 크다.

또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함안군과 (재)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조사중인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 13호분(사적 515호)에서는 붉은 안료를 바른 구덩식 돌덧널무덤 벽면과 125개의 별자리 구멍이 새겨진 덮개돌이 확인되었다.

돌덧널무덤 내부의 붉은 안료는 네 개의 벽면을 점토로 바르고 그 위에 칠해져 있었다. 그동안 돌방무덤에서 확인된 사례는 있었으나,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첫 번째이다. 이 돌덧널무덤은 도굴갱에서 수습된 유물연대로 보아 5세기 후반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가야사 연구에 상징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말이산 고분군 전경(위)과 돌덧널 덮개돌 별자리(아래). [사진=문화재청]
말이산 고분군 전경(위)과 돌덧널 덮개돌 별자리(아래). [사진=문화재청]

특히 덮개돌 아랫면에 새겨진 125개의 별자리는 크기와 깊이가 각기 다른데, 그 크기는 별의 밝기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별자리는 청동기 암각화에서 주로 확인되며, 무덤에서 발견된 것은 고구려 고분벽화가 있었다. 고분의 덮개돌 윗면에 드물게 있었는데 돌덧널 안에서 발견된 것은 최초이며, 가야무덤에서 발견된 사례로도 처음이다. 옛 아라가야인들의 천문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자료가 될 것이다.

문화재청은 “가야문화의 실체 규명을 위해 기초연구, 발굴조사, 유적정비 및 문화재 지정과 세계유산 등재 등 기반 조성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내년부터는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