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왕국’으로 알려진 가야의 고유한 기술과 예술문화를 보여주는 유물에 대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재평가해 보물로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과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그리고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 총 3점의 가야문화권 출토 중요유물에 대해 보물로 지정했다.

보물 제2018호로 지정된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출토 사례가 적은 가야시대 금동관으로 희소가치가 높고 현대적 감각을 보여준다.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2018호로 지정된 '고령 지산동 32호분 출토 금동관'. 출토 사례가 적은 가야시대 금동관으로 희소가치가 높고 현대적 감각을 보여준다.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2018호로 지정된 ‘고령 금동관’은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유물로 가야시대 금동관은 출토된 사례가 매우 적어 희소가치가 높다. 함께 출토된 유물로 5세기 대가야 시대에 제작된 것이 확인된다. 또한 얇은 동판을 두드려 편을 만들고 그 겉면을 도금한 것으로, 삼국시대의 일반적인 금동관 형태인 출出자 모양에서 벗어나 중앙의 넓은 판 위에 X자형의 문양을 점선으로 교차한 매우 독특한 형태이다. 현대적인 감각의 단순하고도 세련된 문양으로 신라나 백제의 관모에 비해 고유성이 강해 5~6세기 대가야의 관모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보물 제2019호로 지정된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고조선 시대 의례유물로 팔두령, 쌍두령 등이 발굴되었으나 삼국시대 유물로는 발견 사례가 없다. 가야시대까지 신앙과 제례가 계승되었음을 보여주는 유물.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2019호로 지정된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고조선 시대 의례유물로 팔두령, 쌍두령 등이 발굴되었으나 삼국시대 유물로는 발견 사례가 없다. 가야시대까지 신앙과 제례가 계승되었음을 보여주는 유물.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2019호로 지정된 ‘부산 복천동 청동칠두령’은 1980년부터 1982년 부산 복천동 22호분 발굴 때 출토된 유물로 7개의 방울이 달린 청동방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고조선 시대 의례에 사용된 청동제 방울은 팔두령과 쌍두령 등 여러 점이 발굴되었으나, 삼국시대 유물로는 발견된 사례가 없었다. 그러므로 칠두령은 가야시대까지 관련된 신앙과 제례가 계속 계승되어 왔음을 증명하는 유물이라 볼 수 있다.

4~5세기 가야의 최고 수장급 무덤에서 발굴되었으며, 청동을 녹여 속이 빈 상태로 본체와 방울을 주조하고 둥근 본체의 자루 부분에 나무로 손잡이를 끼웠다.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한 점은 공예기술사적으로도 우수한 성과이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가야시대 의례와 청동공예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로 가치가 높다.

보물 제2020호로 지정된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 지금까지 발굴된 갑옷 중 유일하게 투구와 목가리개, 갑옷이 일괄로 발굴되었고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2020호로 지정된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 지금까지 발굴된 갑옷 중 유일하게 투구와 목가리개, 갑옷이 일괄로 발굴되었고 4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진=문화재청]

보물 제2020호로 지정된 ‘부산 복천동 철제갑옷 일관’은 1994년부터 1995녀 발굴한 부산 복천동 38호분 제5차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로 4세기 철제 갑옷이다. 투구와 목가리개, 갑옷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유일하게 일괄품으로 같이 출토되었다. 출토지가 명확하고 제작시기도 뚜렷하여 삼국시대 갑옷의 편년編年에도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3월과 9월 경상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을 대상으로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 특징이 잘 나타난 유물들에 대해 문화재 지정신청을 받았다. 이를 통해 총 37건의 지정조사 추진 대상을 선정했으며, 이번에 지정한 3점이 첫 번째 결과이다. 앞으로도 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가로 더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