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호서남초등학교(교장 이재명)가 올해 뇌활용행복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초학력맞춤형선도학교인 호서남초등학교는 “학교와 어.깨.동.무 하고 떠나는 꿈을 향한 뇌활용 기초학력 맞춤형 선도학교”라는 주제로 소통과 배려, 이해와 사랑, 관계와 예절, 협력과 나눔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호서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중간놀이 시간에 국학기공 수련 후 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호서남초등학교 학생들이 중간놀이 시간에 국학기공 수련 후 명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11월 12일 오전 호서남초등학교를 방문하니 학생들이 한 명 두 명 맨발로 교실을 나와 운동장으로 향했다. 선생님들, 이재명 교장도 맨발로 아이들과 운동장을 걸었다. 운동장 한쪽에는 느티나무 세 개에 매달아놓은 밧줄을 타고 논다. 아이들은 30분간 맨발걷기, 국학기공, 외발자전거 타기 등 각자 좋아하는 놀이를 하며 자유롭게 논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걸으며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상담한다. 바로 호서남초등학교가 올해 도입한 중간놀이 시간이다. 신체활동을 통해 몸을 건강하게 하고 신체 지능을 개발하며, 자신감, 도전의식, 창의력을 키우고 사회성과 공감능력을 기르는 활동이다. 두뇌에 매우 중요한 활동이기도 하다. 호서남초등학교가 강조하는 체덕지(體德智) 가운데 첫 순서인 체육활동이다.

“올해는 학교폭력이 없어졌습니다. 아이들이 밝아졌어요. 다른 학교 교사들이 자녀를 우리 학교에 보내고 싶어해요.” 맨발로 운동장을 걷던 강명무 교감이 말했다. 다른 학교 교사들이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 이 말의 의미를 취재를 끝내고서야 이해했다.

강 교감의 안내로 HSP교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동아리가 5월부터 국학기공, 뇌체조, 명상을 한다. 초등 교사로 퇴직한 국학기공강사를 초빙하여 지도한다. 이에 더해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방과후 국학기공동아리 활동을 지도한다. 국학기공동아리 담당 임지만 교사는 “학생들이 매우 열심히 하여 얼마 전 경상북도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1등을 하여 12월에 열리는 전국대회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명상을 끝으로 국학기공 수련을 마치고 나온 3학년 이은솔 학생은 “재미있을 것 같아 신청했는데, 해보니 자신감,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중간놀이를 마친 학생들은 수업 전 5분 명상을 한다. 명상으로 뇌파를 떨어뜨려 곧바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신체를 조절하니 아이들은 금방 집중할 수 있다.

올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인성교육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도입한 뇌활용행복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각 학년 1개 반에서 일주일에 3시간 수업에 앞서 동기유발을 위해 국학기공강사의 지도로 뇌교육 명상을 한다. 국학기공강사는 수업시간에 협력교사로 참여하여 학생들을 관찰하고 상담한다. 뇌교육 명상이 집중력, 뇌파활성화, 학력증진 효과 등을 알아보려는 시도이다.

호서남초등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함께 맨발로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소통하여 상담을 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호서남초등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함께 맨발로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소통하여 상담을 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학생들에게 도입에 앞서 호서남초등학교는 뇌교육에 관한 교사 연수를 시행했다. 교사들이 뇌교육을 직접 체험하여 정확하게 이해하고 교육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하였다.

이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인성힐링캠프를 5월에 경북뇌교육협회 주관으로 개최했다. 이 캠프는 △뇌 깨우기 레크리에이션과 인성게임을 함께하는 가족소통시간 △건강한 삶을 위한 뇌체조 △웃음과 칭찬명상 △사랑주기 활공 △감사의 마음 표현하는 편지쓰기 △가족의 꿈 찾기 △우리가족 비전선언하기 등으로 진행되었다.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는 뇌운영 원리를 기반으로 웃고 칭찬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체험하고 가정의 진정한 의미와 부모의 역할을 돌아보며, 가족헌장을 만들고 마음껏 사랑을 표현했다.

10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인성교육연구원이 진행한 ‘별이 빛나는 발에’ 가족인성힐링캠프에는 호서남초등학교 교사들이 참관인 겸 진행자로 들어갔다. 가족과 함께 명상하기, 부모님 발씻겨주기 활동을 통해 부모와 아이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했다. 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변화를 직접 보았다. 감동한 학부모들은 이런 캠프를 마련해준 학교에 고마워했다. 교사와 학부모가 행복해하고, 학생이 행복해했다.

12일 호서남초등학교 아이들은 기자를 보면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외면하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들이 참 밝다는 느낌을 받았다. 점심시간에 서예교실에서는 아이들이 모여 붓글씨를 쓰고 있었다. 이재명 교장이 희망자를 받아서 지도한다. 이날은 기자와 인터뷰를 하느라 지도를 못하는데도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와 붓글씨를 연습한다. 배우는 즐거움을 아는 것이다. 이재명 교장은 아이들이 혼자서도 붓글씨를 연습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교본을 만들어 순서대로 벽에 걸어두었다. 이런 동아리가 20개 정도 된다.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 올해는 대회에 나가면 늘 상을 타온다. 호서남초등학교 하모니중창단은 지난 5월 25일 제18회 경상북도 119소방동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데 이어 5월31일에는 제21회 문경초록동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스포츠동아리 육상부는 6월에 열린 제23회 문경교육장기 육상대회에서 28개 종목 중 14개 종목에서 1위를 하여 초등1부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달 제43회 경북종별 육상경기대회에 4~6학년 12명이 참가하여 400MR금메달, 높이뛰기 은메달, 멀리뛰기 동메달을 획득했다. 여세를 몰아 10월에 열린 제67회 문경시민체육대회에서 초등1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육상부는 평소 아침 활동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연습에 매진하였고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으로 연습을 하여 기량을 향상했다.

호서남초등학교 아이들이 운동장에 설치한 밧줄 놀이터에서 맨발로 밧줄을 타며 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호서남초등학교 아이들이 운동장에 설치한 밧줄 놀이터에서 맨발로 밧줄을 타며 놀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검도부는 9월에 열린 2018경북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넷볼부가 2위에 입상했다. 검도부는 11월에 제11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나가 초등부 3위를 차지하여 2년 연속 입상 기록을 세웠다. 영어연극부는 10월에 열린 2018문경글로벌영어경진대회에서 ‘오늘은 2월14일’이라는 연극으로 대상을 받았다. 국악부는 11월 14일 제8회 구미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은 학예발표회를 통해 학부모에게도 공유된다. 지난 11월 7일 열린 2018학년도 학예발표회 “꿈동이 흥덕동이 날개를 펼치다”에서 학생들은 끼와 재능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껏 펼쳤다. 마지막에는 강명무 교감과 교사 12명이 한 달 동안 꾸준히 연습하여 ‘학창시절’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두 곡을 불러 사제동행을 실천했다. 학예발표회에 참석한 학부모 450여명은 아이들의 공연에 감동하고 감탄하여 박수로 환호했다.

기자가 만난 호서남초등학교 교사들은 늘 웃고, 즐거워했다. 특히 이재명 교장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호서남초등학교는 지난해에는 어떠했을까? “지난해에는 운동장에 노는 아이가 한 명이 없었어요.” 운동장 가득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며 연구부장 윤현숙 교사가 말했다.

호서남초등학교가 뇌활용행복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바뀔지, 기대에 부푼 것은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