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단 지오의 대표 레퍼토리 연극〈양팔저울〉(작 김환일, 연출 황태선)이 최근 서울 대학로 공연에서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성황리에 종료하면서 향후 재공연 전망을 밝게 했다.

연극〈양팔저울〉은 김환일 작가의 작품으로 창작집단 지오의 황태선 연출이 2019년도에 처음 선보인 후 제9회 서울미래연극제 선정, 제19회 월드2인극페스티벌 우수 작품상 수상을 하였다. 이후로도 지방 순회공연을 이어가며 극의 완성도를 높여 짧은 공연 기간에도 다양한 연령대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연극 '양팔저울'  미결수(이승현)과 변호사(엄선일). 사진 지오
연극 '양팔저울' 미결수(이승현)과 변호사(엄선일). 사진 지오

올해 7월 제16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에서 공연한 후 서울 대학로 소극장 공유에서 10월 30일부터 4일 간의 공연을 매진 행렬로 이어갔다. 이번 공연은 ㈜장폴클라리세와의 ‘예술지원 매칭펀드’로 연극 <양팔저울>이 몇년만에 다시 무대화되며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매칭사인 ㈜장폴클라리세와 기업 초청 관람 행사, 관객과의 대화 등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연극 <양팔저울>은 가까운 미래에 극심한 기후 변화와 식량난으로 인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인구의 절반을 줄여 이 위기를 극복한 세계를 그리고 있다.

김환일 작가는 ‘과연 내가 세상에 조금이라도 소용이 있는 존재일까?’란 질문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다. 마치 양팔 저울 위에 두 사람을 올려놓는 것처럼 둘 중 한 사람의 인간적 가치가 가볍다고 배심원들이 판단하면 그 사람은 죽는 공간에 놓인 미결수와 변호사의 자기변호를 통해 ‘인간적 가치’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연극 '양팔 저울' 진행자(서명지)의 생중계 해설. 사진 지오
연극 '양팔 저울' 진행자(서명지)의 생중계 해설. 사진 지오

미결수 역으로 열연한 이승현 배우의 강렬하고 깊은 고민을 담은 연기와 초연부터 변호사 역을 맡은 엄선일 배우의 날카로우면서도 팽팽한 연기와의 조합이 극의 균형과 몰입감을 배가했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 형식으로 두 사람의 생명을 두고 마치 실시간 버라이어티 쇼처럼 극을 운영하는 두 명의 진행자 역을 엄정인 배우와 서명지 배우가 맡아 긴장감 넘치게 극의 전개를 이어갔다. 관객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실제 연기를 보는 동시에 무대 중앙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서 실시간 중계의 시청자로서도 극을 즐길 수 있었다.

연극 '양팔저울'  진행자(엄정인)의 생중계 해설. 사진 지오
연극 '양팔저울' 진행자(엄정인)의 생중계 해설. 사진 지오

황태선 연출은 “인간의 목숨을 저울질하는 끔찍한 이야기를 좀 더 효율적으로 그려내고자 ‘균형’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고 싶었다. 단순히 대사의 긴장감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의 거리와 균형을 보여주고자 ‘시소’를 활용했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듯하면서 다시 균형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심리적인 몰입도가 높은 연극을 그려냈다. 한국메세나협회의 예술지원 매칭펀드를 통해 ㈜장폴클라리세와의 만남을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어 이 작품을 한 층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